부모싸움에 체하다

이젠 시끄럽기만 하다.

by 체고

어릴 때부터 싸우셨다. 지금도 싸우신다. 나에겐 형제가 있다. 내가 어릴 적 형제와 싸운 방식으로 치고받고 쌍욕 하며 싸우신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우릴 말릴 수 있었고 우린 그들을 말릴 수 없다는 것이다(험한 말).


어렸을 땐 무서웠다. 큰 소리와 폭력, 이혼이 무서웠다. 나이가 들수록 무뎌졌다. 누가 때리는지 맞는지. 모르겠고 너무 시끄러워서 짜증 났다. 들어보면 별일인 것도 있고, 별일 아닌 것도 있고, 별일 아닌 거에 별일을 끌어오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기숙사로 가서 다행이었다. 집에서 다녔다면 대학에 못 갔을 것이다.


성인이 되면 그냥 시끄럽다. 어른이 되니까 싸움에도 변화가 있다. 첫째는 이제 최소한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싸운다. 예전엔 말조심이라도 한 것 같은데 어른이 되니까 강해졌다고 생각하는지 오만 쌍욕을 하며 싸운다. 듣고 있으면 영조처럼 귀가 씻고 싶다. 바뀐 점 둘째는 싸움에 날 끌어들인다. 별 꼬투리를 잡는데 그냥 화풀이 용도인 것이다. 할 일이 있으니 적당히 해라는 말을 돌려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독립해라 하셨다. 끝으로 노후부양에 대한 책임을 주시며. 확실히 어른이 어려워지는 건 맞다.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자식에게 ~하지 말라.', '자식이랑 잘 지내는 법', '나쁜 부모란?'을 자식인 내가 보고 있다. 난 아직 자식도 없는데. 조언들을 찾으면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제일 많이 본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이미 스트레스는 쌓였다.


이에 대한 소화제(해결방법)는 아직 못 찾았다. 그냥 그때그때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하는 등 내가 가장 편하고 즐거운 일을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소리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분을 괜찮게 만드는 것이다. 게임도 좋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기분을 나아지게 만드는 게 가장 좋았다.


어릴 때 학원도 보내주고 밥도 해주고 잘해준 것이 떠올라 고마운 한편, 실망도 참 많이 한다. 이렇게 몸도 마음도 떠나다 보면 그게 하나의 독립인 걸까? 내가 이걸 잘 버텨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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