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체하다

건강할 체력이 없다.

by 체고

난 자세가 좋지 않다. 거북목과 틀어진 골반을 가지고 있다. 중학교 시절부터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나빠졌다. 매일 책상에서 엎드려 자고 책을 사선으로 돌려야 글씨가 바로 써졌다. 지금도 거의 그렇다. 엎드려서 책 보기를 제일 잘한다. 책을 조금만 봐도 머리가 무거워서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컴퓨터를 많이 보는데 정신 차리면 잔뜩 수그려져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그럼 머릿속 누군가 말한다. "발레나 필라테스를 다니면 되잖아요." 내가 답한다. "여유가 없어요. 돈도 없고 시간도 없답니다." 무기력한 나의 몸과 정신이 나의 자세에 제일 나쁘지 않을까. 샤워 후 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만이 지금 나의 몸을 떠 받치고 있다.


체력도 나쁘다. 이건 고등학교를 지나면서 점점 0이 되더니 -로 갔다가 다시 잠잘 시간이 늘어나서 20이 되었다. 물론 100점 만점이다. 여전히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고 운동은 스스로 하는 산책이나 줄넘기가 끝인데 그것마저도 꾸준하지 않아서 체력이 늘만하면 제자리가 되어버린다.


초등학교까지는 운동을 다녔다. 태권도, 발레, 수영 순으로 다녔다. 태권도는 품띠를 따야 할 때 심사를 보기 싫어 관뒀다. 관장님 앞에서 매월 보는 심사도 싫은데 외부로 나가는 심사라니. 절대 안 가. 발레는 기억도 안 나게 자연스레 그만둬졌다. 같이 다니던 친구들이 그만뒀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 수영은 수업을 따라가기에 내 체력과 수영 실력이 부족했다. 선생님이 무서운 분이셨는데 쉬겠다고 하면 쉬게 해 주셨다. 서럽고 부끄러워서 물안경을 끼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모두 그만둔 뒤로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너무 질려 있었고 운동은 무슨, 이제 공부만 해도 모자랄 시기였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움직였던 시절엔 나름 체력이 있었다. 마르게 태어나지도 않았고 고기도 잘 먹었다. 발레 다닐 때 내 몸이 가장 유연해서 그때가 가장 좋았던 시절 같다.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다. 변화된 삶을 살고 싶은데 아직 여유가 없다. 그래서 불편하고, 그래서 또 체한다.


그래도 지금의 최대한을 시도해 본다. 최소한의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기준을 정해보았다. 무슨 일이 생겨도 하루에 10000보 걷기. 이건 2시간이면 채운다. 그리고 샤워 후에 스트레칭하기, 종아리 주물러주기이다. 하루가 24시간인데 저걸 다 합쳐도 3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나의 먼 조상들은 하루 종일 걷고 뛰었다 하며, 이 신체도 그렇게 설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대체 언제부터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난 걸까? 나중에 여유가 되면 움직이는 시간을 좀 더 늘리고 싶다. 오늘 운동 가시는 분들 모두 파이팅!

고32.jpg 발레 하는 체고 + 수영이 힘들어 울고 있는 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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