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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원 Sep 04. 2024

생성형 AI의 부상과  맞춤형 학습시스템

2022년 ChatGPT의 등장은 현대인의 일 상을 바꾸는 혁명적인 사건이었고 그 혁 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ChatGPT를  구현한 기술을 생성형 AI(GenAI)라고  부르는데, AI라는 말 앞에 ‘생성’이라는  말을 따로 붙일 정도로 무엇인가를 생성한다는 것은 기존 AI와는 차별적인 기능이다. 생성형 AI는 사람 대신 보고서를  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프로그래밍을 하고, 그림을 그린다. 게다가 생성된  결과물은 마치 사람이 만든 것처럼 자연스럽다. 


성급한 사람들은 생성형 AI 기 술이 일반지능(AGI)을 구현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생성형 AI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논외로 하고, 지금까지의  결과물만 놓고 본다면 업무에서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하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문제는 ‘교육과 학습에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업무에서 활용하는 생성형 AI와 학습에 이용하는 생성형  AI는 생성된 결과물에 대한 요구 조건에 서 큰 차이가 있다. 


업무에서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어디까지나 1차  재료로서의 역할에 그칠 뿐, 대부분 담당자가 수정하고 보완해서 사용한다.  반면 교육과 학습에서의 생성 결과물은  그 자체가 학습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하 게 될 가능성이 높고, 학습자는 콘텐츠의 수준과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환각(hallucination)이라고 불리는 이  문제는 생성형 AI의 용도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지점이다. 생성형 AI의 구현 원리에서 보자면 환 각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기는 어렵다.  텍스트를 생성해 내는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은 디지털화된  수많은 글을 읽고 특정한 단어나 문구  다음에 어떤 단어가 오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지 학습한 결과다. 


그런데 자연스러운 것과 정확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계백 장군이 삼국을 통일했다’라 는 표현은 사실 관계가 틀렸지만 언어적으로, 문법적으로는 부자연스럽지 않다.  예를 든 것처럼 명백하게 틀린 생성 결과물은 학습자가 쉽게 알아차리겠지만  어렵고 생소한 분야일수록 학습자의 검증 능력은 떨어진다. 따라서 생성형 AI에게 특정 지식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렵다. 이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런 훈련 없이 교사로 채용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그렇다면 생성형 AI는 맞춤형 학습 환 경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크게  나눠보면 AI튜터, AI보조교사,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가장 먼저 활용될 것으로 보이는 AI보조 교사는 말 그대로 교사를 보조하는 AI다. 교사는 노동집약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생성형 AI에게 맡기고 학생 지도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생성형 AI가 수업 시간에 다룬 내용에 관한 시험 문제 나 과제를 생성하는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AI튜터 기능은 개별 학생에게 맞춤 형 학습을 제공하는 기능인데 앞에서 언 급한 대로 환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성형 AI를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다. 


환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는 두 가지 보완적인 방법을 이용한다.  하나는 검색증강생성(RAG: 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이하 RAG)을  이용하는 것이다.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먼저 특정 지 식이 저장된 DB에서 검색한 내용을 기반으로 대답하는 방식이다. 모든 지식을  DB에 저장할 수 없다는 본질적인 문제는 있지만 특정 범위, 특정 영역의 지식에 한정해서 RAG를 도입하고 응답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학 생과의 대화에서 직접적인 정답 제시를  지양하고 올바른 학습 과정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세계적인 비영리 교육서비스  단체인 칸아카데미(Khan Academy)와  OpenAI가 공동으로 개발한 AI튜터 ‘칸미고(Khanmigo)’는 학생을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지도한다. 칸미고의 사례처럼 AI튜터는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힌트를  제시하는 전략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학생: (5/12)*2를 계산하면 정답이 뭔지 알려 줘 
칸미고: 스스로 정답을 찾는 것이 중요해. 2를 5/12에 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 분모가 같아야 할 것 같아 칸 미고: 좋은 시도야. 하지만 이 문제는 곱셈이고, 덧셈이나 뺄셈이 아니라서 공통 분모가  필요하지 않아. 또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마지막으로 생성형 AI는 새로운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학습에 는 혼자서 탐색하는 과정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사고를 확장하거나 논리를 다듬는 과정도 필요하다. 학습자와 시스템의 언어적 교환  과정에서 맞춤형 학습 시스템은 학습자의 현재 정서와 동기, 욕구를 반영해 학습의 형태와 분위기를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시스템이 학습자의 지식 상 태만 기준으로 삼으며 맞춤형 학습을 설계하던 관행과 비교했을 때 매우 진일보한 방식이다.


생성형AI는 유창하게 언어를 생성하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대화의 주도 성, 상호작용 방식, 교육학적 지식 보유 측면에서 인간 튜터의 대화 방식과는 차 이가 있다. 즉 대화의 방향성을 주도하지 못하고, 사용자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 위주의 대화를 이어가며, 교육과  학습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학자들은 진정한 튜터링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대화적 교수(Tutoring),  자문(Consultation), 비판적 안내 (Critiqueing)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재의 생성형 AI는 아직 그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2030년대 초반쯤이 되면 AI가 지원 (Assisting), 협업(Collaborating), 코칭 및 중재(Coaching & Mediating), 멘토링(Mentoring) 역량을 갖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Wayne Holmes et  al., 2019). 그런 만큼 생성형 AI의 ‘AI튜터로서의 역할’은 비약적으로 증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재원, 월간 HRD 2024년 9월호 AI Based Learning System Series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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