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3기후정의 행진, 효과 있나?

직접 느낄 수 없어도 힘이 되는 것. 인생 끝날 때까지 웃으며 해야 할

by 걱정 많은 아저씨


“923 기후정의 행진, 효과 있나?”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923 기후정의 행진은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라는 주제로 국내에서 세 번째로 열린 세계적인 캠페인이다. 스웨덴의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시작한 이 운동은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19년에는 약 5000명이 참여했으며 올해는 전국적으로 약 3만 5000명이 참여하여 매년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도내 시민단체 25곳이 참여했으며 시민 200여 명이 함께했는데 이번 행진에서는 총 7개의 구호를 통해 한 목소리를 냈다.


나도 제주도민이지만 모든 구호를 백 프로 이해하고 찬성하기에는 지식이 모자랐다. 그러나 저탄소, 동물복지, 해양정화와 같은 대의에 동의하는바, 기쁘게 행진에 참여했다. 개개인의 사는 방식과 가치관은 다른데 사회적 쟁점으로 새롭게 부각되는 문제들, 그리고 기존의 질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하게 담긴 생각과 관점들은 주변인들이 낯설게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이 행진은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하고 싶어 하네, 수고롭게 시간과 장소까지 맞춰가면서 말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소소하게 외로움을 달래는 위로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활동이 “어떤 효과가 있는데?” 질문하는 분들도 있다.


제주도의 전체 인구는 약 67만 명, 기후행진 참여 인원 약 200명. 0.03%가 안 되는 도민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냈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 캠페인이 있었음을 정책 수립에 공식적으로 고려하는 제도는 없는 것 같다. 대중의 의사 표현이 있었음을 참고는 할 수 있겠지만…. 그뿐일 거다. “그럼 도대체 왜 이 사람들은 굳이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쓰면서까지 행진하는 것일까? 죽음 퍼포먼스를 통해 차도에 몇 분 동안 누워 볼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의 기회를 누리고자? 때문만은 아닐 텐데….” 나에겐 충분한 참여의 이유가 되지만 이 많은 사람이 모두 도로에 누워보려고 모인 것은 아닐 거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일수록 자기 합리화에 빠지기 쉽다는 깨달음이 들어 객관적 연구 자료를 찾아보았고 그 정당성을 찾았다. ‘비폭력 시민운동은 왜 성공을 거두나’라는 책을 통해 3.5%의 법칙(운동의 절정기에 인구의 3.5%가 참여한 사례 중 실패한 사회운동은 없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의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 참여를 하고 있지만 나 아닌 수많은 사람을 동시에 대리해야 하는 ‘대표자’를 통한 참여 방법은 한계가 명확하다. 그저 큰 흐름에서 뜻이 맞는 대리인을 만나면 다행이고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개인으로서도 목소리를 내야 하건만 남들과 다른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크고 작은 관계들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사회 속에서 나의 주장이 주변인들을 뜻하지 않게 불편하게 하는 경우도 많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그래서,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행진은 더더욱 필요하다. 나의 고민이 나만의 공상이 아니라, 생각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직접 확인하는 계기. 3.5%라는 규모로 커지지 않더라도, 행진에 참여한 구성원 각자에게, 그리고 직접 참여는 않더라도 생각을 같이하는 시민들의 힘이 될 수 있으며, 이런 문제들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도 말을 건네 보는, 소통의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3.5%? 말이 쉽지”라며 냉소를 보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벌써 많은 시민의 간접적 참여를 통해 3.5%가 모이기도 전에 바뀐 거야”라고 대답할 수 있게 뭐라도 해봐야지 싶다. 특히, 내가 떠난 후에도 내 아들 둘 곁에서 그 둘을 지켜줄 ‘우리 환경’을 위해서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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