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한 학교의 내 오피스에서
개강으로 정신없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4월이 왔다. 학교는 그 동안 추위에 얼어붙어있던 꽃들이 슬슬 기지개를 펴고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지방의 작은 학교 교정이지만 꽃과 나무가 보여주는 생명력은 이 작은 공간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충분했다. 예전부터 3월이라는 달은 그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생각했다. 봄이라고 하기에는 쉽사리 물러나지 않는 겨울의 끝자락이 걸쳐있고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그 따뜻함에 외투가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한학기 수업의 3분의 1을 마치고 따스한 봄내음을 느끼면서 나홀로 교정을 걷고 있으면 잠시나마 힘든 일들을 잊고 지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따뜻한 온도만큼 내 마음의 온도도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요즘처럼 학교안팎의 여건이 좋지 않은 시기에는 나의 글도 매우 차갑고 냉정하게 쓰여진다. 계절은 봄이 되었는데 마음은 아직도 겨울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3월 내내 활기찬 학생들과 다양한 학교 행사를 치르면서 나의 마음도 조금씩 따뜻해짐을 느끼고 있다. 학교의 현실은 어렵지만 여기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 학생들에 비하면 나의 고민은 고민의 축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요즘에 드는 생각은 학교라는 품안에서 어떻게 학생들을 잘 길러서 내보내야 할지이다. 어떻게 교육해야 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어떻게 생각을 길러줘야 이 험난한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을 빠르게 따라잡지 않으면 변화의 소용돌이에 그냥 휩쓸려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따스한 햇살과 벚꽃이 만개한 교정에서 까르르 웃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영원히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는 그러한 날이 올 거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