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일기] 또 한 학기를 보내며

여유 속에 사색과 창작의 시간

by Chemifessor
학기의 끝

정말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한 학기가 끝났다. 교수의 삶이란 본질적으로 학기의 시작과 끝이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모든 일상이 짜여 있는 듯하다. 학기가 시작되면 밀려드는 강의 준비와 수업, 숱한 시험 출제와 채점 등, 학교의 빡빡한 일정에 맞춰 바쁘게 움직이게 된다. 그 와중에도 크고 작은 행사들을 기획하고 무탈하게 마무리하는 데 온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면, 어느새 한 학기의 끝자락에 다다르게 된다. 마치 쳇바퀴 돌 듯 바쁜 한 주, 한 주를 보내다 보면 종강이 보이고, 이어서 숨 가쁜 기말고사와 채점 기간이 찾아온다.


청소와 감사의 마음

길고 길었던 학기가 끝나고, 마침내 방학이 시작되면 나는 늘 그렇듯이 나의 연구실 대청소를 시작한다. 학기 중에는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조금씩 미뤄두었던 정리 정돈과 묵은 먼지 제거가 바로 나의 방학맞이 첫 의식인 셈이다. 학기 초만 해도 겨울이 끝나가는 쌀쌀한 기운이 감돌던 때였는데, 어느덧 뜨거운 여름 기운이 찾아오는 계절이 되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나의 마음속에도 새로운 기대와 함께 한 학기를 잘 마무리했다는 감사의 마음이 피어난다.


글쓰는 즐거움

요즘 들어서는 '글쓰기를 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정말이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겪고 나니, 컴퓨터 앞에 고요히 앉아 글을 쓸 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 새삼 깨닫는다.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나의 생각들을 붙잡아 끄집어내어 글로 조심스레 옮겨 담는 그 과정 자체에서 오는 깊은 만족감과 행복감. 학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나는 그 행복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다. 물론 방학이 되었다고 해서 엄청난 여유가 생긴 것은 아니다. 당연히 학기 중에 미뤄두었던 다른 중요한 업무들이 산적해 있기에, 또다시 집중해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온전히 집중하여 글을 쓸 수 있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더없이 큰 행복이자 감사한 시간이다.


더욱 발전하는 나

이렇게 또 한 학기를 무사히 마감했다. 바쁘고 고된 시간이었지만, 그 속에서 작은 행복과 감사를 찾을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다음 학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이 소중한 사색과 창작의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채워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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