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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창희 Oct 19. 2015

가장 빛나는 그림, 가장 화려한 벽.

권창희의 빛나는 작업실  

나는 작가가 되고 싶지 않았다.

시각디자인과 광고디자인을 학부와 대학원에서 전공한 나는 작가가 되리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광고를 좋아하던 학창시절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웹과 UI 디자이너로서 삶을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크리스털 아트를 접하게 되고 그 반짝이는 유리알에 홀려서 자연스럽게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크리스털 아트란 일반적으로 크리스털을 이용해 물건을 장식하는, 일종의 공예이긴 하나 100% 창작이라고 할 수는 없는  작업을 말한다.

이것을 주로 모바일 액세서리에 적용하는 브랜드로 도입하는 작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하게 되면서 크리스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나에겐 다른 세상이 보였다.

내 전공인 시각디자인과 크리스털 아트를 접목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남이 만든 물건에 장식을 하거나 제품들을 조합해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 크리스털을 소재로 하는 순수 창작물이 가능하며, 그 영역이 매우 넓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창작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은 소재일 뿐...

나는 스와로브스키와 전혀 상관이 없다.

그들이 크리스털을 제공해 주는 것도 아니고 협업을 진행한 적도 없다.

단지 이전의 업무로 인해 서로의 존재를 알 뿐이다.

하지만 내가 유명해지고 나면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폐타이어만을 소재로 쓰는 조각가가 있듯이 나는 단지 스와로브스키를 소재로 사용할 뿐이다.

Flat backs no hotfix 내 작업에 주로 쓰이는 제품이다. 1팩당 1440개의 크리스털이 들어있다. 


왜 하필 스와로브스키냐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스와로브스키 제품을 쓰는 이유는,

첫째, 일정한 품질을 유지한다.

화가가 특정 브랜드의 물감을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소재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야 지속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둘째, 색상이 다양하다.

크리스털 자체가 그다지 많은 색상이 생산되지 않는다. 물감이라면 섞어서 원하는 색상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크리스털은 불가능하다. 한정된 색상을 가지고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 스와로브스키는 그나마 가장 다양한 색상의 크리스털을 생산한다. 물론 몇 가지 라인은 일정 수량 이상을 주문해야 구입 가능한 오더메이드 품목도 있다.

셋째, 컷팅이 가장 아름답다.

크리스털은 준보석으로 취급되지만 유리제품이다. 다이아몬드가 컷팅에 따라 같은 사이즈라도 가격이 다르듯이 스와로브스키는 제품의 컷팅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다. 때문에 반사광이 아름답게  만들어진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Flat backs no hotfix 구형(2058)과 신형(2088)의 컷팅비교


일반적으로 스와로브스키하면 완제품 액세서리 브랜드로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소재 부문에서의 매출이 월등히 높은 기업이다. 인테리어, 장신구, 패션 등에 사용되는 소재의 비중이 훨씬 높다. 특히 패션과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있으며 최근에는 주얼리 분야에 힘을 주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이 분야는 내 관심 밖이다.


나의 작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첫째는 크리스털을 소재로 하는 회화 작업이다.

Crystal blurred lights 2015

빛을 소재로 하여 색을 표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정해진 주제를 가장 화려하게 표현하는 작업이다.

소재도 주제도 한정적이지만 그 한정적인 조건에서 가장 화려함을 추구하는 작업이다.


둘째는 기하학 패턴을 이용한 타일아트이다.

Golden triangles 2015

아트타일이라고 하면 제품이 되겠지만 난 내 작업을 표현하기 위해 타일의 형식을 취함으로 타일아트라고 한다.

현재는 육각형의 스테인리스스틸 베이스 타일 위에 창작의 패턴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한다.

이전까지 육각형의 타일로 표현할 수 없었던 기하학 도형과 라인아트를 패턴으로 표현한다.


브런치는 내 작업 영역의 확장이다.

크리스털 아트는 아직 덜 알려진 분야이다. 특히 내가 하는 작업은 전혀 새로운 시도이다.

나는 장식품을 만들지 않는다. 순수 창작이다.

이 세상에 이런 식의 작업을 하는 인간은 내가 유일하다고 생각된다.

브런치는 내 작업실의 창문이고 도록이다.

이 도록에는 나의 작업물과 그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쓰여질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다른 생각들도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창문을 들여다 봐주길 바란다.


2015.10.19


권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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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희   權 昌 熙   Changhee Kwon  Chenny K
chennythecaesar@gmail.com
Instagram ID : chenny_artist

www.facebook.com/LucentStudio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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