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강박증.
오늘 학교에 행사가 있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을 위한 행사였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외부에서 찾아와서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액티비티를 제공해 주었다.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으로 아이들은 마냥 즐거워 보였다.
저기 멀리서 존(가명)이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마치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모습처럼 보였다.
마침 그때 한쪽 귀퉁이에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을 발견하고 잽싸게 몸을 움직여 달리기 시작했다. 존은 단숨에 정장 차림의 신사에게 이르렀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나의 마음은 급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존이 어떤 행동을 할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둘러 존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내가 손쓰기에는 늦어버렸다.
이미 일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존은 그 신사분의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하나씩 잠그고 있었다.
당황해하는 신사분의 얼굴 표정이 역력했다.
잠시 당황하던 남성은 침착하게 자신의 몸을 존에게 맡기고 있었다.
존은 그 신사의 목 밑에 단추를 채우고 나서야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나는 그 신사분에게 존의 행동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심에 감사함을 전했다.
보통 자폐스펙트럼의 아이들은 어떤 것에 대해 반복적이고 집착하는 행동 또는 강박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이 자폐스펙트럼의 특징의 일환이다.
존은 이러한 이유로 그 중년 남성의 정장 와이셔츠 단추를 채워야 하는 강박행동을 보인 것이다.
이런 존의 강박행동을 통해 강박장애(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에 대해 궁금해졌다.
연 강박장애란 무엇일까?
강박장애는 강박사고(obsession)-자신이 원하지 않는(unwanted) 생각, 아이디어, 이미지-와 강박행동(compulsion)을 반복하게 되는 불안장애이다.
강박사고는 반복적으로 침투하는 원치 않는 (but 자신이 인지하는) 생각, 이미지 혹은 충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불안, 걱정, 두려운 감정을 동반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떤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이 만졌던 물건을 만지면 세균에 감염될 것 같다는 불안한 생각을 갖는다.
강박행동은 자신의 강박사고로 인한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을 말한다. 강박행동으로는 청결 행동, 반복 행동, 확인 행동, 정돈 행동 등이 있다. 예를 들면, 과도하게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는 행동, 집에 있는 어떤 물건들을 지나치게 닦고 청소하는 행동, 어떤 부분을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읽고 또는 쓰는 행동, 그리고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루틴(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갔다 하거나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행동을 말한다.
참고로, 강박장애의 치료로는 주로 약물치료(medicine)와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ur therapy)의 하나의 유형인 ERP(exposure and response prevention)를 사용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하루에 2.42시간 이상 반복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사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tap, swipe, click 하는 하루 평균 횟수가 무려 2,617번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일종의 '확인강박행동(checking compulsion)'이며 SNS, 카카오톡, 이메일, 문자, 유튜브, 블로그 등의 반응을 확인하는 행동 등이 이에 속한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확인 강박 행동'이 일어나는 걸까?
문요한 작가 (마음 청진기)는 이러한 강박은 일종의 '존재 증명 강박증'과 같다고 한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어떤 성과를 무리하게 내려하고, 허영심, 외모에 대한 스트레스, 과도한 승부욕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남에게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자아상실에 이른다.
자신의 존재감은 어떤 성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나 찬사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자, 그럼 이제부터 하루에 한 번 거울 속의 자신의 눈을 바라보며 자신을 따뜻하게 대하는 연습을 시작해 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