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초장 Mar 23. 2021

일과 삶의 밸런스

Work-life Balance

오늘 출근길에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당황스러웠다.

기름이 떨어졌나? 

아니다. 기름은 충분했다.

배터리가 방전된 게 틀림없었다. 지난밤에 불을 켜 두고 내렸나? 아님, 차의 문이라도 열려있었나? 


이런저런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정신을 차리고 충전 케이블을 찾아 나섰다. 트렁크를 안쪽을 열어보니 케이블이 있었다. 근데 내 차의 배터리를 공급/충전해 줄 차가 없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이웃집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내게 오더니, 배터리가 방전되었냐며, 자신의 차를 가져왔다. 다행히 그 아저씨 덕분에 금방 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었다.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배터리 방전 때문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 당황스러운 일을 경험했을 것이다. (물론 아직 이러한 경험이 없다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자동차 배터리의 역할은 시동을 거는 것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과 블랙박스의 전원을 켜는 것, 에어컨, 전조등, 와이퍼 작동시키는 것 등 다양한 기능을 자동차 배터리를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평상시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는 것은 중요하다.



현대인의 삶은 치열하다. 정신없이 바쁘다.


바쁘고 치열한 무한 경쟁을 통해 1등만 기억하는 사회이다. 이런 곳에서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불사른다. 어쩌면, 루저라고 낙인찍히지 않기 위한... 꼴찌로 뒤처지지 않기 위한 발악 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일에 항상 열심히 몰두하고, 추진하고, 의욕적이던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하면, 너무 쉼 없이 달리다 보니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로 인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성취감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번아웃(burnout)/탈진이라고 한다.


우리가 쉼 없이 계속 달리다 보니 당연히 우리의 몸은 지치고 우리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숨 막히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뛰다 보니 우리는 제때  제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없어 번아웃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자신 스스로 번아웃이 되는 줄도 모르고 달리다가 완전히 무기력해지고 탈진하고 나서야 비로소 번아웃이 온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우리의 몸과 마음이 번아웃/탈진/방전되는 요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첫째, 육체적인(physical) 요인이다. 몸을 제대로 된 휴식 없이 지나치게 혹은 무리하게 사용할 때 에너지 소모만 있고 충전이 없기에 번아웃이 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건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우리는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육체적인 방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과 규칙적인 운동(달리기, 걷기, 수영, 등산, 요가 등)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일(work)이나 일상생활을 활기차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정신적인 (mental) 요인은 우리 자신의 정신, 감정 또는 심리상태와 관련 있다. 만약 우리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번아웃(burnout) 상태에 이르러 우울증, 혹은 공황장애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정신건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때론 일상의 루틴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면, 일주일 하루쯤 컴퓨터나 핸드폰을 멀리하고(아니면 완전히 꺼두고), 한적한 곳을 찾아가 조용히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다 보면, 지쳐있는 우리의 내적 충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사회적인(social) 요인은 우리의 인간관계(social network)와 밀접한 관련 되어 있다. 직장 동료, 가족, 친구, 또는 치료사는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등 다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크다.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가족, 친구, 동료, 치료사와 클라이언트 간에) 어느 정도의 경계(boundary) 유지를 하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적당한 거리 유지를 통해 보다 건강한 네트워킹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적인(spiritual) 요인이다. 이것은 (당신이 종교를 가지고 있다면) 절대자와의 관계, 신뢰 또는 믿음일 것이다. 종교가 없다면 어떤 신념이나 가치에 방점을 찍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질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인간의 핵심이 되는 영적인 요소를 우리는 잘 점검해야 할 것이다. 영적인 부분이 잘 정돈이 된다면 우리는 삶의 방향과 목적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영어 표현 중에 "Recharge one's battery!"라는 말이 있다. 이는 우리가 충분한 휴식이나 기분전환을 통해 일(work)이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energy)와 힘(strength) 얻는다는 말이다. 이렇듯 지쳐 있는 우리 몸과 마음에 온전한 쉼과 기분 전환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언제든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펴, 방전되기 전에 에너지를 충전할 기회를 시시때때로 찾아야 한다.


때론, 우리 스스로 재충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우리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요소를 잘 점검해야 한다. 일과 삶의 밸런스(work-life balance)마음의 다스림건강한 인간관계, 삶의 방향과 목적을 발견할 때 우리의 삶은 안정적이고 풍성해질 것이라 믿는다. 

Photo by Dollar Gill on Unsplash





작가의 이전글 강박증에 사로잡혀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