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는 말, 진짜일까?
요즘 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시간을 한 분야에 쏟은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메달을 받는 모습을 보면, 그 동안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든 생각은 메달을 따지 못한 사람들도 열심히 노력했을텐데, 그들도 재능이 있을었을텐데 올림픽이라는 제한된 자리수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조명받지 못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회는 피라미드 구조를 띄고 있다. 그게 공부던 운동이던 어떤 분야건 상관없이 말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분야는 공부인데, 사회에서 정한 성공 방정식을 따라 공부 열심히 한 후 고위 공무원이나 전문직을 따는 경우가 그것이다. 만약 운동을 선택한다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최고가 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반면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피라미드 꼭대기가 되지 못하고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피라미드 꼭대기가 아니더라도, 피라미드 중간에 위치해도 먹고 살 수 있는 경우는 많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피라미드의 크기가 클수록 유리하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한다고 하면 동네 체육관에서 1등을 하는 것보다 전국 대회에서 50등 하느쪽이 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대기업에 다니는 것과 중소기업에 다니는 것은 직업적 위상은 다를 수 있어도, 자본 축적 관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노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 사회는 극심한 경쟁사회다. 어떤 분야이건 판이 커질수록 지역 최강은 전국 중간이 되며, 판이 커질수록 탈락자가 폭증하는 냉정하고 잔인한 구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들어가는 방법과 자리가 이미 정해져있는 포화된 판에서 싸운다. 수능 전국 1%, 프로 스포츠 1군, 대기업 임원 등 초경쟁판에서 싸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업보다는 이직하면서 연봉을 올리는 전략을 쓴다. 이와 같은 전략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이 없고,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이런 상태에서 창업은 도박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안정적인 회사에서 연봉상승을 노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에전에 퇴사를 하던 시기에 책임져야할 가족이 있었다면 퇴사를 선택할 수 없었을 것 같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봉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소비수준도 함께 올라가고 리스크 감수 능력은 줄어든다. 그와중에 결혼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대출도 생기고, 가장으로서의 책임이 늘어난다. 그리고 회사 생활을 오래함으로써 조직에 최적화된 사고방식이 강해짐으로써 스스로를 탈출할 수 없게끔 묶어버린다.
그렇다면 프리랜서나 사업은 어떨까? 공부나 운동은 정해진 트랙, 정해진 자리수를 두고 경쟁하지만 사업은 스스로 트랙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런면에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미 정해진 판에서 정상을 노리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판을 만드는게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정한 판에서 상위 1%가 되어야 성공하지만, 내가 직접 만든 판에서는 상위 1%가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정해놓은 트랙은 대부분 단일 능력 극대화 게임이다. 공부 최상위, 운동 최상위, 외모 최상위, 특정 기술 최상위 등 이들은 모두 한 축에서의 전국 1등을 요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에서 멈추게 된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가지 단일 능력 100점이 아니라 여러 능력의 70점x70점x70점의 조합이다.
사회에서 정한 몇가지 룰대로 경기해서는 피라미드의 꼭대기가 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공부도 중간, 운동도 중간, 미술도 중간, 뭘하든 중간에 위치한 사람들이 그렇다. 그런데 여러가지 능력을 조합해서 각각의 능력은 최고가 아니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조합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사람은 자신이 직접 만든 피라미드의 꼭대기가 될 수 있다.
세상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를 보면 코딩으로 세계 1등도 아니고 저명한 물리학자도 아니고 경영학 세계 1등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물리, 공학, 자본조달 능력, 브랜딩, 리스크 감수 능력 등 자신이 가진 서로다른 능력치의 조합으로 자신만의 피라미드를 만들었다.
사회가 만든 단일 능력 게임은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하지만 능력 조합 게임은 조합 자체가 희소하기 때문에 희소성만 생긴다면 그게 곧 시장이 될 수 있다. 세상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옆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위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면서 깨달은 것은 인생에서 한가지 분야가 마음에 들어서 노력한다고 했을 때, 얻게 되는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어떤 학문을 전공한다고 하면, 졸업하면 졸업장을 얻고, 내가 그 과정에서 얻은 능력은 전공 지식 정도로 한정 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요한건 전공 지식 그 자체나 졸업장이 아니다. 만약 전공 지식으로 줄세우기를 한다면 참여 할 수 있는건 학계 피라미드에서 논문 게임 정도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에는 공부를 할때 얻은 전공지식보다도 학계 시스템이 돌아가는 구조를 알 수 있었고, 공부를 하면서 나만의 지식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공부하는 방법 자체를 스스로 터득할 수 있었고, 수많은 친구들이 나에게 물어본 전공 관련 질문을 답해주느라, 설명하는 능력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살면서 전공지식 그 자체보다도 훨씬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내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졸업장 그 자체에만 목적을 두고,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니까 과정 중에 열심히 하든 안하든, 졸업장 나오는건 똑같으니까 입학을 위해서만 열심히 준비하고 일단 입학을 한 후에는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씀으로써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로 졸업장만 얻어갈 생각을 하는 쪽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태도라면 졸업장 그 이상의 결과물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놓치는 이유는 목표를 통과하는 것에만 의미를 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졸업장이 목적이라고 하면 시험보고, 학점만 받으면 된다. 즉, 최소한 졸업 요건만 충족해서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데, 이러한 최소 조건 전략은 항상 최소한의 결과만 준다.
반대로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 모두를 흡수하는 전략은 겉으로는 하나를 배우는 것처럼 보이잠 실제로는 여러가지 부분이 쌓인다고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예전에 공부하면서 얻은 것들은 졸업장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과정을 통해 얻는 자산을 활용하면 어쩌면 피라미드를 벗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