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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원 Oct 11. 2022

내 장례식에 틀어줘.

"생전 고인의 개쩌는 플레이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인생은 30000피스 짜리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게임이라고 한다. 하루를 1피스짜리 조각이라고 하면 인생은 30000피스 정도가 된다고 한다. 나는 이미 10000피스 이상을 살았다. 내가 죽기까지 몇 피스나 남았는지는 몰라도 지금까지는 순식간 시간이 지나갔다. 별로 한것도 없는데 순식간에 10000피스가 채워졌다.




생전 고인의 개쩌는 플레이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유행하는 드립이다. 위 드립은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자신의 장례식에서 자신이 가장 빛나던 순간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달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손자는 할아버지의 요청대로 장례식에 온 분들께 위와 같은 말을 하면서 만화는 끝이 난다.


내가 죽을땐 어떤 영상이 나올까?




처음에는 재밌는 드립 정도라고만 생각했는데, 한번 생각해봤다. 사람들은  자신의 장례식에서 최고의 플레이 영상이 나온다면 어떤 장면이 나오길 바랄까? 은 사람들이 살면서 원하는 것들, 예를 들어, 명문 대학교 입학, 대기업 입사, 아파트 매매 같은 장면들이 인생 최고의 플레이 장면으로 나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만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떨까? 내 장례식에서 내 인생 최고의 플레이가 나온다면 어떤 장면이 나올까? 아직 그런 장면이 없다면 어떤 장면이 나오기를 바랄까?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도 나한테는 어떤 학교나 직장에 들어가는 순간은 아닌거같다. 




내가 죽었을 때 내 장례식 영상에는 내가 살면서 만들어낸 컨텐츠들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해본것들을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공부도 해보고, 회사에서 일도 해봤다. 책을 쓰고 강의를 했다. 아마 이중에서 내 장례식 영상에 들어갈만 한 것은 책쓰고 강의한 장면이면 좋겠다. 이렇게 내 장례식에 틀어질 영상을 생각해보니 자연스럽게 내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인생에서는 어떤 장면이 추가되면 좋을까? 지금까지 인생을 되돌아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미래의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할지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살면서 여러가지 선택을 하게 될텐데, 선택의 기준은 적어도 내 장례식에 틀어질 최고의 플레이 장면에 포함될 수 있는 일인가가 기준이 되지 않을까.


생전 고인의 개쩌는 플레이를 감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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