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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철원 Aug 02. 2023

[영화 더 콩그레스] 실제란 무엇인가

추악한 진실에서 죽느냐 환상의 세계에서 꿈꾸느냐


주인공은 한 물간 영화 배우다. 전성기 시절에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작품을 놓치자 미라마운트라는 영화 기획사 사장은 형편없는 선택을 했다며 나무란다. 그러면서 새로운 제안을 하는데 주인공의 모든 표정, 연기를 스캔해서 프로그램 데이터로 저장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러면 주인공은 컴퓨터 속 파일이 되는 것이고 그녀의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녀의 34살 전성기 시절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되살려낸다. 그러면 이제 연기는 그녀가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을 만드는 사람들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어낸다. 스스로 연기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저 스캔 계약을 하며 받은 돈으로 휴가나 즐기면 된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원래도 꼭두각시였어. 프로듀서나 감독이 시키는 대로 다했지. ...(중략)...심지어 대사의 의미까지 대본에 하나하나 써서 일러줬다고
1년만 쉬어도 잊혀질거라면서 압박 받는 마당에 무슨 놈의 선택? 여자들은 주름 제거 수술을 받고 표정이 굳어서 웃지도 울지도 못해. 그게 선택이야? 계속 그들의 도구로 남겠다는거지.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주인공의 말에 그녀의 매니저는 원래부터 선택은 없었고 꼭두각시였다고 알려준다. 실제로 배우 입장에서는 대본도 이미 정해져있고, 감독이 원하는 연기만하면 된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정도나 있었을까? 나는 이부분에서 어떤 직업이든 완전히 자유로운 직업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감독에게도 해당하지 않을까. 감독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건 구원이야 기적이 일어났다고, 우린 구원 받았어


어짜피 선택할 수도 없었는데 연기를 하지 않고도 영화는 계속 출시되고 돈과 명성은 따라온다. 이것은 기적인가? 사람들은 주인공의 형상을 한 그래픽이 연기한 모습을 보고 주인공을 떠올린다. 주인공이 연기하지 않은 영화를보고 길거리에서 만난 주인공에게 "영화 잘봤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앞으로 영화사는 전기자극만 주면 돼요. 잠재 의식에 따라 해석을 하는 건 우리의 뇌죠. 뭘 생각하고 있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우리는 똑같은 영화를 보고 서로 다른 생각, 해석을 한다. 심지어 정반대로 생각하는 경우도 볼수있다. 이는 영화에 국한되지않고 책, TV와 같은 모든 매체에 적용할수 있을것 같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똑같은 책도 읽는 사람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미래에는 배우가 직접 연기햔 필요도 없고 전기 자극만 주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해석은 알아서 하라는 형태.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영화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에도 가능할것 같다.  



작중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데이터화 하는데 동의하게되고 데이터를 위한 마지막 촬영을 하게된다. 그리고 얼마후 자신이 연기하지도 않은 연기를 화면상으로 보게 된다. 이 화면을 보면서 주인공은 자신이 한 연기라고 생각했을까? 나라면 그런 생각 안들었을것 같다. 내가 쓰지도 않은 책인데 저자에 내 이름이 적혀있다면...생각도 하기 싫다.





모든 것은 마음의 작용입니다. 어둠이 보인다면 어둠을 택한 것이죠.


이제 사람들은 컴퓨터 그래픽을 보고 주인공을 연상한다. 화면 속 캐릭터는 실제가 아니지만 사람들은 실제라고 생각할것같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데로 재해석한 후 받아들이지 않을까. 애초에 실제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것을 보아도 저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면 실제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기나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실제는 아무도 모를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에서도 환상의 세계의 자신을 우선시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맛집을 찾아간다던가, 여행을 가서도 SNS에 올릴 사진을 찍기위해 여행 그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보인다. 어쩌면 여행 그 자체보다 SNS 좋아요 수와 댓글이 더 즐거울지도 모르겠다.




예전엔 진실을 덮으려고 항우울제나 마약으로 눈가림했다면 지금은 진실을 새로 만든 거죠. 큰 차이는 없어요.


작중에서는 영화산업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인물로 만드는 것까지 발전한다. 초반에는 주인공을 컴퓨터 그래픽 데이터로 만들었지만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서 주인공의 정보를 담은 화학식을 만들어 액체화 한후 그것을 마시면 마신 사람의 겉모습은 주인공과 같은 모습이 될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약만 마시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될수 있으므로 더이상 자신의 인생에 좌절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꿈을 이룰수 있다고 한다. 




작중에서는 환상의 세계에 살기위해 사람들의 자아를 없앤다. 자아를 없애고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이라도 될 수 있게끔 모습을 바꿀 수 있게 설정해놨다. 우리가 사는 현실을 봐도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개념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롤모델이라는 것도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투영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롤모델을 참고하는것은 좋으나 롤모델이 되려고 하는것은 과연 옳은 방향인가 싶다. 기본적으로 자신과 롤모델은 서로 다른 사람이며 내가 그 사람이 될수는 없다. 설령 내가 존경하는 그사람이 된다고 한들 꿈을 이뤘다고 할수있을까?




몇년 전에만해도 공무원이라는 직업의 인기는 굉장했다. 경쟁률이 수백대 1에 이르고 모두가 공무원에 열망했다. 사람들은 정말로 그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이 그렇게 되고 싶었던 것일까? 공무원 공부를 선택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따른 선택을 한 것일까 아니면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 것일까. 아마 이 영화로 치면 공무원이 되는 약을 먹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악한 진실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거나, 환각의 세계로 가서 꿈꾸며 살던가.


극중 후반부에가서는 주인공은 자신의 아들을 찾기위해 가상세계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온다. 그런데 아들은 주인공을 기다리다 얼마전에 가상세계로 갔다고 한다. 주인공은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중 선택해야한다. 


만약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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