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천세아

모든 문장을 갈무리하고,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여전히 삶은 모호하고, 과거의 그림자는 잔존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썼다는 행위는, 마치 오래된 숲길을 헤쳐 나와 새로운 풍경을 마주한 것과 같다.

모든 것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지만, 나를 향한 시선은 분명 달라졌다.

한때는 존재 자체가 고통이었던 시절, 이제는 그 안에 숨겨진 희미한 빛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폭풍우 뒤에 핀 꽃처럼 위태롭고 불완전하지만, 덜 외롭다.

스스로를 마주하고, 새로운 관계 속에서 자신을 알아가며, 아주 작은 발걸음이나마 내딛는다.

과거의 내가 그러했듯, 나 또한 지금의 나를 끊임없이 돌보고 사랑해야 함을 배운다.


이 기록은 결코 완결된 결론이 아니다. 지쳐 쓰러졌던 영혼이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의 한 마디일 뿐이다. 터널의 끝이 완전히 보이지 않아도, 이제는 안다.

나의 삶은 기어코 계속될 것이며, 그 길 위에는 또 다른 꽃이 피어날 것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살아낸 모든 순간에 박수를 보낸다.

나는 비로소 나의 불완전함을 긍정하며, 오늘의 삶을 기꺼이 살아낸다.


당신의 삶 또한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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