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절박하게 찾고 있었다.
염치없지만, 누군가 내게 손을 내밀어주기를, 그 손만 잡을 수 있다면 어떻게든 버텨내리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글로 내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희망은 타인의 손이 아닌, 내 안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세상이 보내준 온기는 나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지만, 그 기회를 잡고 나아가는 것은 결국 나의 몫이라는 깨달음이었다.
나는 꽤 많은 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살아남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한 적 없었다. 나의 노동은 언제나 나를 삶의 가장자리에 붙들어 매 두는 유일한 끈이었다. 나의 존재를 지탱하는 가장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지인들에게 진 마음의 빚 때문이었다. 갚아야 할 것이 있다는 책임감. 그것은 낭만적이지 않았지만, 나를 이 자리에 붙잡아두는 가장 견고한 존재의 이유가 되었다. 이제는 그 빚과 더불어, 내 아들의 눈망울이 나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된다.
이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조금의 환상도 없는 사람과,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다시 한번 행복한 미래를 그려보고 있다. 현재 내 삶은 여전히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극적인 인생 역전 스토리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이 글로써, 나는 분명 조금은 달라질 인생을 기대한다. 그 기대는 맹목적인 믿음이 아니다. 차가운 현실을 직시하고, 그 위에서 피어난 아주 작은 씨앗과도 같았다. 상처를 온전히 보듬어 안고, 그 위로 새로운 살이 돋아나는 것처럼, 나의 삶 또한 더 단단하고 깊이 있는 존재로 거듭날 것이다. 나는 과거의 나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나는 아직 어두운 터널의 중간을 걷고 있다.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지금의 어둠은 과거의 어둠과 다르다는 것을. 그것은 끝이 보이지 않던 절망의 어둠이 아니라, 명확한 끝이 있는 과정의 어둠이라는 것을. 내 손에 든 지도를 믿으며, 불안한 발걸음이지만 기어코 그 끝에 도달할 것이다. 삶은 나를 놓아주지 않았고, 나 또한 삶을 놓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서로에게 기대어 함께 걷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이 불완전한 삶의 다음 페이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것이다. 이 이야기는 내가 나의 존재를 다시 쓰는 과정이었으며, 이제 이 글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의 선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