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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Aug 02. 2022

뉴욕 광고 대행사는 어떻게 광고를 제작할까?

조금 덜 광고 같은 광고 이야기

72andSunny and Flower



뉴욕에 있는 72andSunny 으로 대행사를 옮긴 지 벌써 2달이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근 두 달간의 대행사 생활을 뒤돌아보고 뉴욕 광고 대행사에서의 제작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먼저, 브랜드 마케팅 팀들은 1년을 4 쿼터로 나누거나 혹은 8개의 윈도우로 나눈다. 단순히, 월별로 제작해서 내보내야 하는 광고물들이 정해져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하다. 1-3월은 1 쿼터, 4-6월은 2 쿼터 이런 식이다. 그래서, 내가 이직을 한 6월부터 현재 8월이니, 나는 3 쿼터에 해당하는 광고물을 제작하고 있다.


3 쿼터 IMC 캠페인은 다음과 같다. 

미국 전역에 나가는 티비 광고가 14편. 옥외광고, 라디오까지 우리는 ATL 광고를 전담하고 우선순위를 둔다.

하지만 요즘에는, 소셜 광고 (인스타, 틱톡, 유튜브) 또한 우리가 만들고 LA에 있는 RPA media팀 광고를 미디어에 띄운다. 그래서, 이번 3 쿼터는 전방위적인 IMC 캠페인이라서 제작 일정이 빠듯하고 바쁘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광고 촬영은 프로덕션 파트너와 함께 일한다. 즉, 세트장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음식 광고를 전문적으로 찍는 촬영 프로덕션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나는 햄버거 광고를 만든다) 그래서, 음식 광고를 전담으로 찍는 감독이 따로 있고, 사람 (live action)을 전담으로 찍는 감독이 따로 있다. 따라서, 두 명의 감독이 서로 조율을 하면서 서로의 포션을 나눠서 찍고 협업을 한다.


촬영장에는 당연히, 클라이언트들도 방문을 하고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면서 빠른 결정을 내린다. 이 과정에서 아트 디렉터의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촬영장에서 감독과 가장 가까이서 일을 하며, 피드백을 주고 마음에 드는 컷을 확보하고 즉석에서 클라이언트한테 컷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일은 보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급의 아트디렉터가 전담하는 경우가 많고, 그 밑의 아트 디렉터들이 보조로서 그의 옆을 지키고 일을 보좌한다.


가운데 검은 옷 아저씨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왼쪽 대머리 아저씨가 CMO (Chief Marketing Officer).


장비들이 엄청 많다.
햄버거 찍는다고 들어가는 조명 및 인원들...


햄버거 집는 것도 정말 신중에 신중을 가한다.


자 이렇게, 광고를 찍었다.


이렇게 찍은 광고는 아트 디렉터 및 편집자들에게 날아가게 되고, 우리가 편집자와 함께 편집을 진행한다. 


편집실은 광고인들(카피라이터 및 아트디렉터)에게는 참 좋은 곳이다.


왜냐하면 가면 밥도 주고, 술도 주고,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대로 편집을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어서 좋다. 내가 직접 편집을 하지 않고, 전문 편집자가 편집을 하기 때문에 빠르고 조금 더 전문적이다. 실력이 좋은 편집자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스스로 편집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편집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아웃풋이 나오기도 한다. 대체로, 편집자들은 상냥하고 우리 크리에이티브들과 잘 지내고 뭔가 통하는 구석이 많다.


대머리 아저씨가 편집자 아저씨 Craig!


이렇게 편집을 한 광고물들은 그래픽 작업을 거친다.


즉, 광고 위에 올라가는 자막이나 그래픽 등을 아트디렉터가 편집자에게 제공하는 일을 뜻한다. 대체로, 모든 디자인과 그래픽들은 아트 디렉터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생성되고 클라이언트에게 제안된다. 그리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졌을 때, 편집자에게 그래픽 파일을 제공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프로덕션 기간에는 아트 디렉터는 정말 바쁘고 바쁘다. 왜냐하면, 수정에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더 나은 제작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legal 부서에서도 딴지를 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방위적인 수비가 필요하다. 즉, 나의 작업물을 외부(클라이언트, 법 팀, 어카운트)로부터 보호하고 사수할 수 있는 멘탈과 실력이 중요하다. 


그래픽 작업을 거친 광고 영상물은 이제 칼라 작업을 한다. 즉, 색 보정을 해서 제품을 강조하고, 전반적인 톤과 매너를 맞추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거친 작업물의 퀄리티는 비약적으로 상승하고 선명해진다. 빤짝빤짝한 느낌이 난다고 할까?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디테일하게 신경 쓰인다.


그렇게 완성된 광고는 세상으로 나가 진다.


아래는 우리 팀에서 만든 광고물의 예시다. (Q2 작업이기 때문에 내가 작업하는 Q3와는 컨셉이 아예 다르다.)


외계인이 햄버거를 납치한다. 외계인 선전지에 빠지지 말고, 햄버거에 빠지세요.



잘 노는 사람이 광고도 잘 만든다.



오늘은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 아주 아주 아주 간략히 알아보았다. 


그런데, 광고를 잘 만들려면 잘 노는 게 더 중요한 거 아닐까? 


왜냐하면, 재밌게 살아야지 재밌는 광고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나도 많이 놀러 다녔다. 저번 주에는 광고 제작팀만 모여서 파티를 했었다. CCO부터 주니어 카피라이터까지 다 모아도 20명 정도?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서 모여서 볼링도 치고, 피자도 먹고, 타코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놀았다.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놀 수 있을까? 

무슨 일을 하면 더 즐거울 수 있을까?

인생 뭐 있나? 행복하려고 산다는데. 

지금 당장 행복해야지, 미래에도 행복하지 않을까?



볼링도 치고 놀고 놀기


미국 애들도 보드게임합니다... 네...


현 카피라이터 파트너, 체이스 존슨 씨와 함께 k-town 고깃집에서.


안경 낀 아저씨들은 원래 다 CCO인 거야? 그리고 원래 CCO 주위로는 CD들이 보좌하는 거지? 원래 그런 거지? 월드 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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