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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ts Connector Apr 02. 2022

캄보디아 금융비즈니스 프로토콜

우리나라의 금융업은 폐쇄적이다



     한국에는 외국인 소유의 메이저 상업은행은 없다.  외국인은 제2,3 금융인 캐피털, 저축은행 등을 주로 운영한다.  외국계 금융이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규제다.  한국은 허용된 것 외에는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가 적용되고 대주주 적격심사도 엄격하다.  창구 지도까지 감안하면 금융사의 자율성은 거의 없다.  내가 근무했던 카드사의 경우 과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신용카드 상품 혜택 수준까지 금융당국에서 규제하는 실정이다.  외국인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에서 금융사업을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금융법이 국한문 혼용체이며, 문어체의 한국어는 외국인으로서는 이해 불가한 수준이다.  반드시 믿을만한 한국인을 고용해서 현지화해야 한다.



캄보디아 금융업은 개방적이다  



     캄보디아의  메이저 상업은행은 대부분 외국인 소유이다.  대주주 적격심사만 통과하면 외국인은 100%의 지분을 가질 수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장려하는 정부의 기조 탓에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는 대주주 적격심사가 덜 까다롭다.  미국 달러가 주축 통화이므로 환차손 리스크도 훨씬 적다.  외국인의 관점에서 금융사업을 운영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현지 금융당국, 협회 그리고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현지인의 비율이 높다.  그리고 새로운 정책이나 금융법이 발표되면 항상 영어로 번역해서 함께 제공되고 금융당국이나 협회의 이벤트나 워크숍에는 영어 통역이 제공된다.  이 얼마나 외국인이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인가?  그만큼 현지인들은 외국인 투자자를 배려한다.



영문으로 된 캄보디아 중앙은행의 행사 안내 공문  (출처) 중앙은행 홈페이지




외교적 프로토콜을 지켜라



     현지에서 금융사 주재원으로 근무하거나, 우리나라 재원으로 원조 지원을 담당하는 분들 중에서 가끔 현지인들의 자존심과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경우를 본다.  마치 대단한 선진 문물을 전해주는 특사인  현지인, 특히 금융당국의 관계자들 대우하는 경우가 있다.  현지 금융당국에 계신 분들은 이미 다양선진 금융시스템에 대해 폭넓은 견문을 가지고 있다.  다만 국민들의 금융지식, 국가 인프라  여러 이슈로 실현이 되지 않은 제도나 시스템들이 많다.  


     또한 소위 비즈니스 프로토콜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지 금융당국의 고위직에 계신 분들을 만나고자 한다면 미리 서면 레터(공문)를 제출하고 방문하는 분과 만나고자 하는 분의 직급 수준을 맞추는 외교적인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그들은 우리 만큼이나 체면과 형식을 중요시할 뿐만 아니라 자존심도 무척 강하다.  우리나라의 7-80년대처럼 허례허식도 과하긴 하지만 그마저도 존중해야 할 그들의 문화이다.  그들을 존중하고 프로토콜을 잘 따른다면 언제든지 우리를 친구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다만, 이곳도 정치집단과 이익집단이 존재하므로 그들만의 리그인 유리벽은 존재한다.  그 유리벽을 깨고 이너서클로 들어가고자 한다면 그들도 경계한다.  나는 경험적으로 그 유리벽까지는 깰 필요가 없다고 본다.  유리벽 부근에만 있어도 외국인으로서 해외진출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유리벽을 깨는 것 마저도 쉽다면 재미가 없다.    


금융당국과 협회의 교육 모습, 필자는 뒷모습만 보인다



금융감독과 금융협회 소속 현지인과 지속 교류하고 이해관계를 만들어라



     현지 금융은 크게 상업은행(Commercial Bank)과 소액금융업(Micro-Finance)으로 나뉜다.  상업 은행권에는 우리나라의 은행연합회와 같은 ABC(the Association of Bank)와 소액금융업권에는 CMA(Cambodia Micro-finance Association)이 있다.  이 두 조직은 금융당국(중앙은행 NBC, National Bank of Cambodia)의 관리를 받는 조직이며, 중앙은행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하고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한다.  


     캄보디아 프놈펜은 서울의 여의도에 비유할 수 있다.  여의도에 거주하는 분들은 대부분 초중고 동문인 경우가 많다.  즉, 인구 150만의 작은 도시 프놈펜의 엘리트 및 상류층은 결국 친인척이거나 경제적인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관계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친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표면적인 금융사의 주주와 숨은 주주가 분명 다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외국계 금융사들은 더욱 Prudential 해야 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최대한 Compliance를 준수하면서 그들과 이해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협회 초청 마케팅 강의한 필자


     이해관계는 시간이 걸린다.  지속적으로 그들을 만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그들을 만나면 항상 이런 질문을 한다.  "How long have you been here in Cambodia?", "When you will leave Cambodia as an expatriate?".  이 질문의 답은 현지인이 주재원과 관계 설정을 위한 기준이 된다.  캄보디아 온 지 2년이 되지 않았다면 당신은 캄보디아의 문화와 비즈니스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당신을 테스트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벤트, 워크숍, 교육이 그들의 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금융당국과 협회의 행사 초대가 많다.  가능한 참석하는 것이 좋다.  자리를 채워준다면 그들은 무척이나 고마워할 것이다.  특히 프놈펜 시내가 아닌 원거리 행사라면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들이 당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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