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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윤민정 Jan 18. 2023

[에세이클럽 26화] 사월날씨, 배윤민정

결혼 고발,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에세이클럽 26화 '결혼 고발,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올라왔습니다!

로고, 썸네일 디자인_공작슈퍼(@gongjaksuper)


'아주버님, 형님, 도련님' 등의 가족 호칭 문제와 맞붙었던 기록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결혼 제도 안에서 벌어지는 미묘하고 복잡다단한 층위의 성차별을 분석하고 폭로한 [결혼 고발]. 

책의 저자들이 만나서 이야기 나눕니다. 결혼 제도와 가부장제에 맞서 자신을 지키려고 고군분투 했던 두 여성의 이야기, 함께 들어요!


* '에세이클럽'은 애플 팟캐스트, 유튜브, 팟빵,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 구독과 좋아요, 댓글은 큰 힘이 됩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8592/clips/30

https://youtu.be/xbChePGTY1I



* 녹음 후기

방송 녹음하면서 오랜만에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책을 쓰고 발표하던 시기를 떠올렸어요. 결혼 생활 할 때는 울분에 가득차 있어서 '왜 여성들이 다함께 가족 문제로 나처럼 열심히 싸우지 않는가' 막 답답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출간 후에 한창 북토크나 인터뷰를 할 때는 여성들의 투쟁 의식을 고취시키고 사회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해가 지난 지금에 [나는 당신들의 아랫사람이 아닙니다]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저와 마찬가지로 결혼 제도의 가부장제로 갈등을 겪는 분들이 있다면 위로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요. 


많은 분들이 한창 호칭 문제로 가족 안팎에서 싸우는 저를 보고 엄청나게 강하고 단호한 여자라고 생각했을 것 같고, 제 자신도 저를 그렇다고 믿었지만 그때 감당해야 했던 긴장과 슬픔을 여러 해가 지난 지금에서야 생각해보게 됩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데 생방송 나가서 유교 방송 대표와 토론하는 것도 엄청 긴장됐고, 드레스 입고 일인 시위하는 것도 자신을 다그쳐서 용기를 내야 했고, 말할 때도 글 쓸 때도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할까 봐 너무나 걱정했고, 그 이후에 무수한 조롱과 악플을 받을 때도 나는 이 모든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강한 사람이라고 계속 다짐해야 했죠.


이런 시간이 힘들었다는 걸 몇 년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인정할 수 있어요. 그때는 왜 모든 것에 의연하지 않느냐 자신을 채찍질하기 바빴는데, 지금은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요. 그래서 결혼 제도의 가부장제로 갈등을 겪는 분이 있다면 함께 싸우자고 하기 이전에, 위안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물론 결혼 생활 할 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말하고 행동할 겁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 싸우는 여성들을 만나면서 내 삶이 확장되고 타인과 연결되는 경험은 최고로 좋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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