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긴 되었나 보다
걸어서 산꼭대기 오르겠다는 파리의 결심을 비웃었다.
애초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봇짐매고 산꼭대기에 선 솜뭉치 같은 것이 파리라는 상상도 못 한 채 그림책을 폈다.
이내 나는 어떤 파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개도 없으면서 걷지도 않는 배 뽈록 나온 그런 파리가 아닐까... 날개가 있으면서도 걸어서 산을 오른 파리에 대한 존경심이 배꼽에서 스믈거린다.
하지만 윙윙은 알고 있었어요. 큰 꿈을 이루려면 안 된다는 말에 흔들리지 말 것! 넌 할 수 있어 용기를 주는 말에 귀 기울일 것!
새해가 온 지도 14일이 지났다.
새로운 14일 치 나는 또 벌어먹었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라는 어떤 회의감은 계속 든다. 밥을 벌어먹는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그런 감각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것을 마음먹는 계절.
밥만 먹고 있던 내가 마음 흔들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