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입신고는 즉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by 천경득

요즘은 동 주민센터에 갈 일이 별로 없다.

인터넷으로 다 된다.

편하고, 빠르다.


주민등록초본이나 등본이 필요하면, 정부 24 사이트에서 쉽게 뗀다.

가족관계증명서 같은 거도 인터넷으로 다 뗄 수 있다.

인터넷으로 못 할 일이 거의 없다.

전입신고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진짜 편한 세상이 되었다.


직장인 홍길동 씨는 회사 출근 때문에 주중에 이사를 하기가 힘들다.


몇 군데 다녀봤지만, 날짜가 맞지 않다.


드디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다.


게다가, 집주인이 자기도 주중에는 바쁘니까, 주말에 이사 오기를 바란다고 한다.


다행이다.


부동산 중개 사무소가 좀 꺼려했지만, 수수료를 받아야 하니까, 주말에 잠시 나오겠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에 만났다.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는다. 아무 문제가 없다.


모바일 뱅킹으로 잔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사실은 홍길동도 나름 잔머리를 굴렸다.


기사나 검색을 통해서, 소위 '던지기' 수법이라 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걸랑.


이렇게 생각했지.


온라인으로 전입신고를 할 수 있으니,

토요일에 온라인으로 전입신고를 하면 되겠네.

주말에는 등기소도 쉬니까, 주인이 토요일에 장난을 치는 것을 막을 수 있겠다.

와우, 난 참 대단해.


속으로 미소를 지음..


과연, 그럴까?


이건, 섶을 지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간다고 해야 할까?


어설프게 아는 게 모르는 것보다 더 무섭다.


인터넷은 빛의 속도로 달리니까,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대부분 빠르고, 편하다.


하지만!!

이 경우는 아니다.


온라인으로 전입신고를 했다고 해서,

그날 바로 전입신고의 효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전입신고는 담당 공무원의 ‘수리’ 행위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서, 담당 공무원이 접수, 처리를 해야 전입신고가 된 것이다.


정부 24 사이트 전입신고 신청 란에 뭐라고 쓰여있느냐면,


처리 기간이 '즉시'라고 쓰여있고, 옆에 괄호로 '근무시간 내 3시간' 이렇게 적혀 있다.


이게, '근무시간 외에는 처리가 안 된다'는 뜻인데, 그렇게 읽히는가?


이삿짐을 풀다 보니 주민센터가 문을 닫아버렸다.

저녁에 집에서 온라인으로 전입신고를 한다.


잘했나??


그런데,,,


근무시간 후의 전입신고는, 다음 날 담당자가 출근해서, 그 근무시간에 처리를 한다.


결국 전입신고를 한 날이 아니고, 그다음 날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처리된다는 말이다.


'대항력'은 그다음 날의, 다음 날에 발생하게 된다.


토요일은 어떨까?


토요일에 온라인으로 전입신고를 하면, 담당자가 월요일에 출근해서 처리한다.


결국 월요일에 전입신고를 한 게 되고, 대항력은 화요일에 발생한다.


월요일에, 집주인이 팔아버릴 수도 있고, 은행 대출을 얻을 수도 있다.


하루 종일 '던지기'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셈이죠.


주인이 던지기를 안 한다고 해도,


월요일에 다른 채권자가 압류나 가압류를 할 수도 있다.


주중에 이사를 하면, 잔금 치른 시각부터 등기소가 문 닫는 시간까지만 그런 사고가 없으면 되는데,


토요일 이사를 하면, 일요일, 월요일 이틀을 버텨야 한다.


특히, '꼭' 주말에만 이사가 가능하다고 하면, 조심조심!!


정부 24 사이트를 관리하는 정부 당국에게 고한다.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다.

당장 시정하라.

'근무시간 외 또는 쉬는 날에는 처리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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