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평생 부정하면서 숨기고 살다가 때로는 그것으로 주변인들에게 피해도 입히지만(겨울왕국을 만들어내는...) 결국 그 능력을 잘 사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1편),
편하게 아렌델 왕국에서 여왕으로 살 수도 있었지만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모험을 떠나는... 그러면서 아렌델 왕국 여왕자리는 동생 안나에게 주고 5번째 정령으로 살아가기로 한다.
어여쁜 공주는 왕자와 사랑에 빠져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보통의 공주 이야기와는 다르게
금사빠는 위험한 관계일 수 도 있다는 사실과 자매간의 사랑이 남녀 간의 사랑 그 이상이라는 어떤 사랑에 관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이는 디즈니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디즈니 만화를 보고 공주가 되고 싶다며 공주옷을 사달라고 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그들이 만든 만화가 아이들의 가지관 형성에 굉장한 영향을 줄 것이니 디즈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겠다 싶었다. 어린 시절 디즈니 만화를 본 기억이 없던 지라 소녀가 된 듯 딸아이와 같이 디즈니 영화를 찾아보는 재미도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도 엘사가 되는 꿈을 꾸게 되었다.
나도 식품업계의 디즈니같은 존재가 되고싶었다.
소위 괜찮은 스펙의 대기업 직장인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내 모습은 너무나 찌들어있었으니까.
분명 열심히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데
이러려고 이렇게 열심히 살았나? 싶은 생각에 매일매일 회의감이 들었고
뒤엉켜버린 감정과 관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어디다가 하소연이라도 하면 "다 그렇게 살아" "너는 그래도 대기업에 다니지 않니? 그렇지 않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회사 근처로 이사온 거자나" "회사야 그냥 적당히 다니면 되지머 왜 그렇게 열심히 해?" "너는 너무 예민해, 오버하지 마" "애는 동생이 없어서 더 징징대는 거야" 라며 배부른 소리 하는 것쯤으로 여겨졌다.
언제부터 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일단 2편이 나온 시점 이후겠지만.
2편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엘사가 시커먼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에 가서 머리를 질끈 묶고 뛰어들기 시작한다. 파도가 몇 번이고 모래사장에 데려다 놓지만 비장한 표정으로 여러 번 뛰어든다. 그러면서 물의 정령을 만나고 그를 길들이는 장면, 물의 정령을 타고 알토할른에 다다라 과거의 일을 알게 되면서 "Show yourself"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얼음 기둥을 일으켜 세우는 장면, 스스로 감격해 눈물을 훔치는 장면.
아 나다, 난데? 나잖아!!!
사실 이런 공감을 느끼긴 했지만 스스로를 엘사라고 하기에 1년 정도 걸린 것 같다. 사실 매우 많이 부끄러웠다.
남들이 비웃을 거라는 걱정과 우려, 그래도 되나?? 뭐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눈치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