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기 프로젝트
배성은답게 살기 2_이직을 한 이유
마트를 배경으로 하는 블랙코미디 [천리마 마트]라는 드라마에서 본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묵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 망해서 망연자실하다 마트 사장을 만났다. 그 사장은 묵 회사 사장의 사정을 듣더니 본인의 마트에 묵을 입점 시키고 지금 가격의 3배를 붙여 팔라는 제안을 받게된다. 묵 회사 사장은 기쁨마음으로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고품질의 묵을 상품화 하여 그 마트에서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그 묵은 처음에는 비싸서 사람들에게 외면 받게된다. 하지만 시식코너에서 묵의 맛을 본 사람들은 그 품질을 감탄하여 줄을 서서 구매하고 결국 그 묵은 품절되었다. 그때 묵 사장이 하는 말에 인상깊었다. “지금까지 거래처에서는 싼 것만 찾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이 담긴 묵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이라며 울면서 말하는 것이다. 이 장면에 공감하고 저도 모르게 울컥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현실에도 저런 마트 사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감히 내가 말할 수 없는 부분을 블랙코미디로써 표현된 장면을 보면서 속이 시원해지기도 했다.
최근 출간한 [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의 에필로그에는 이런 글을 적어두었다.
가공식품 세대를 지나 가정간편식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있는 가정간편식 전문가로서 앞으로 가정간편식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고민하며 자료를 조사하던 중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이 있었다. 박상현 맛 칼럼니스트는 그의 글에서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표현한 글을 발견했고, 그의 글에서 쌀과 밥을 가정간편식으로 바꿔보았다.
최근 들어 좋은 ‘가정간편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유례없이 높아지고 있다. 가정간편식의 맛과 품질을 따지고 제품의 정보를 따지려는 욕구가 증가하는 것이다. 고품질의 가정간편식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한 식품업체 또한 ......
가정간편식을 향한 소비자의 욕망은 더욱더 노골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기준이 세워지고 논리가 단단해진다. 소비자의 기준과 논리가 분명하면 시장은 그에 따라 달라진다. 시장이 바뀌면 가정간편식의 제조와 품질관리 환경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것을 기대하고 책을 출판하였지만 전 직장의 겸업금지 조항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회사에 다니며 누군가가 하겠지 라며 잠자코 지내고 있었다.
그 사이 신제품 개발부서에서 기술 연구 부서로 이동도 했었다. 그렇게 회사 생활을 연명하고 있을 때,
친구의 제안을 받게 된다. 8년간 해온 신제품 개발 경력을 그냥 두고 기술연구를 하기에는 너의 경력이 너무 아깝지 않느냐, 스타트업에서 사람을 찾고 있다는데, 너가 가면 잘 할것 같은데 한번 지원해보겠냐는 것이다.
그때는 이 말이 무슨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기업 생활을 겨우 연명하고 있는데다가 몇년째 승진이 누락되었기에 스스로 어떤 가치가 있는지도 모른채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였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었다. 지금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나의 귀인임에 틀림없다.
내가 처한 여러 상황을 재고 따지면서도 마음속에서는 무언가가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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