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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사 B Dec 10. 2022

혼자만의 시간의 소중함.

충전의 용량을 키우자.

요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에 즐거움을 갖는다.

내 에너지를 소진하기만 하고, 맘대로 되지 않았을 때 불만만 가졌던 나였다. 

불안하고 자주 분노하고 슬펐다.

 어느 전문가의 처방,

나를 가득 채우세요. 채워 흘러넘치게 해 주세요.


 그게 쉽나... 애 키우면서 일을 하는데,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내가 안쓰러웠던 친구는 나에게 몇 번이고 당부했다.

죄책감 갖지 말고 9월 한 달 생일이다 생각하고 주말마다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래서 그렇게 한번 해보았다. 

주말에나 얼굴 보는 일하는 어미를 둔 아이에게는 미안했지만.

그렇게 한번 해보기로 했다.

막상 시간을 만들었는데,,, 할 게 없었다.  나는 뭘 할 때 즐거울까.

그래서 이것저것 해보고 찾은 것은

산책(운동), 반신욕, 음악 듣기, 독서 더라.


그래서 요즘 이것들을 하는 시간이 즐겁고 설렌다.  


1. 산책과 운동

집 근처 호수를 산책을 하면서 풀, 갈대, 나무, 낙엽, 하늘, 바람 냄새를 맡으며 귀 속 가득 노래를 듣는 건 너무나 힐링이 된다. 1시간 코스를 걷고 나면 기운이 난다. 부정적인 생각은 걷히고 긍정적인 생각이 들어온다. (추운 요즘에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다. 산책할 때 보다 땀이 잘나서 운동이 효율이 더 좋은 것 같다. 산책을 할 수 없어서 슬펐으나 더 좋은 방법을 찾아서 좋다.)


2. 반신욕

뻐근한 몸을 풀려고 반신욕을 한다. 여름엔 거의 못하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뻐근하지 않은 곳이 없다.

애를 낳고 관리를 잘 못해서 그런 것 같다..ㅠ

수도꼭지를 왼쪽 가장 끝으로 돌려서 뜨거운 물을 배꼽까지 받아 둔다.

 그 뜨거운 물속에 들어갈 때 피부에 닿는 그 찌릿한 자극이 세상 좋을 수 없다.

 물 온도와 내 몸의 온도가 평형을 이루면 송골송골 땀이 난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내 심장 소리가 둠칫 둠칫 들리기 시작한다.

그 소리를 박자 삼아 노래를 부르면  화장실 울림에코 효과도 있어 몰입에 그만이다.

거기선 내가 가왕이다.


3. 음악

요즘 아이유 노래를 많이 듣는다. 중간 음역에 귀여운 듯 아닌듯하는 목소리가 너무 좋다.

특히 속 깊은 가사는 왜 사람들이 아이유, 아이유 하는지 이제 알 것 같다.

최근엔 영화 헤어질 결심 OST인 안개를 듣는 것은 너무 좋다. 어떻게 이렇게 음과 가사가 가슴을 후벼 파는지...

잘 익은 빈티지 와인이나 들큰한 술 한잔의 향을 맡으며 홀짝 마시며 들으면 눈물이 날지 모르겠단 상상이 했다.


다들 학창 시절에 깊이 빠지던 음악이 있다던데,

그런 경험이 전무한 내가 인제사 이런 묘미를 알게 된 것도 다행인 것 같다.

이렇게 묘미를 알게 되면 장비 욕심이 난다는데,

좋은 스피커사고 싶고,

술한 잔을 하더라도 LP바나 스피커가 좋은 곳에 가고 싶고...

사실 이런 건 스스로  부담될  같아서 음악 본질(듣고 즐긴다)에 집중하고 장비는 천천히 확 장려고 한다.

생일 선물로 받은  JBL 스피커나 갤럭시 버즈의 음량도 아직은 만족스럽다.  


4. 독서

독서모임에서 한 달에 한 권 읽는 책을 읽거나 평소에 읽고 싶었던, 또는 내가 배우고 싶었던 내용의 책을 읽는다.

요즘엔 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읽는다.

김윤나 작가님의 말그릇에서 사람들은 수없이 상처를 받으면서도 또다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나누고자 하는 이유는  관계 안에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인정과 사랑을 확인하며 위로와 용기를 채우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본능이라서...

 물론 나도 공감한다.

 이것이 전제가 되니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오죽 그러면 그럴까, 그도 말하고 싶나 보다. 인정이 필요한가 보다.

말을 하기보다 들으려고 니 훨씬 관계가 편해졌다.


이렇게 매일을 충전하고 오늘,

전 직장 선후배를 만났다. 퇴사 직전 있었던 팀이었으니 동료들의 캐릭터는 대략 알고 있고, 이 조직을 제삼자의 눈으로 바라보니 그들의 고민의 해결책이 눈에 보이더라. 물론 내가 거기서 제일 못하던 것이지만...;;;

부서장님과 가까이 지내보세요. 상사들은 다 외로워요... 모두 인정의 욕구를 갖고 있대요...

책의 내용을 그대로 얘기해주는 수준이지만, 그들은 이런 또 다른 시야가  필요했나 보다.

연신 무릎을 치며 그래 그거네, 와 역시 다르네! 라며 감탄하고 내 말에 호응해주었다.


그렇게 한창 떠들고 집에 왔더니

주말 근무에 지쳐 소파에 널브러져 있는 남편과

 키즈카페로 소풍을 다녀와 피곤한 딸....

각자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난리다.

아.... 제발 한 명씩만 말해줘... 밥 먹으러 가자.... 하... 어떻게 하자는 거야... 그만 징징대... 자기야 일어나 옷 입어...ㅠㅠ


나가기 싫다는 딸을 겨우 달래서 남편이 먹고 싶은 고기를 먹으러 가는 과정..

진이 빠져서 간 식당에서 친정엄마의 전화.

엄마가 수술했는데 딸은 엄마가 안 궁금하니?


하아... 엄마 미안해. 내가 못 챙겼네...


그래서

오늘 하루 만에 방전되었습니다.

#내코가석자다


다시 충전하러...

(사실 나도 앙탈을 좀 부리고 싶다고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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