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내뱉고 싶은 삶

언제까지? 토해낼 때 까지.

by momentsbycheri

10년 넘게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면서 한계점에 다다른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인스타그램을 하지? 아무리 최근에 메타 (인스타그램을 만든 회사)에 다녀와서 이야기해 보아도 같은 질문이 맴돈다. 파리 출장을 다녀와서도 마찬가지다. 왜 이 플랫폼을 하면서 얼굴 없는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소중한 개인 정보를 노출하는 걸까.


심지어 며칠 전에는 새로운 부계정을 파곤 했다. 나에게 부계정은 친한 친구들만 보는 비공개 계정이 단 하나 있으나, 사실상 지쳐서 비공개 부계에 업로드 따위 안 한 지 4개월이다. 그래도 숨이 붙어있는 공간을 내버려두고 새로운 부계정이라니. 가까운 친구들은 내게 무슨 일 있는 거냐며 물었지만 사실은 아무 의미도 없다. 그저 더 이 온라인 세계에 나를 기록하고자 하는 몸부림. 한 획. 그음. 선. 글자. 이미지. 글쎄 나 왜 이러는 걸까나.


기록하며 살면서 돈도 번지 어느덧 10년이다. 난 나의 시선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한마디로 관종 (관심을 받고 싶어 안달난 사람) 임과 동시에 나에게 솔직하고 싶은 기록가이다. 멋지고 스타일리시한 삶을 인스타그램 @cheristyle_ 이라는 곳에 차곡차곡 쌓고 있음과 동시에, 그냥 마냥 동네 친구한테 이야기하듯이 편하고 유쾌하고 싶은 마음이 교차하기에 요즘 말로 현타 가 오기 시작한다. 더 이상 본계정에 예전만큼 인사이트가 나오지 않는 것도 한몫했다. 멈춰버린 팔로워 숫자 20만, 널리 그리고 새로이 성장하지 않는 나의 계정. 이런 내 마음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이미지 위주의 기록에 익숙한 나에게 인스타그램은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다. 바로 앞으로 릴스 위주의 플랫폼이 되리라는 것.


2020년도 코로나 시절부터 영상을 더 우대하는 인스타그램의 플랫폼 형태는 나에게 큰 충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인플루언서 시장에서도 한 번의 큰 대거 변화가 일어났다. 이 시기에 성장해서 거대 인플루언서로 발돋움한 친구들도 여럿 있었고 동시에 사라진 친구들도 있었다. 아니, 사실 이 시기는 새로 클 엄청난 기회였다. 1~2년 사이에 10만 20만 또는 50만으로 큰 친구들이 너무나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의 힘이 더욱 위대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이 바닥에서 5년 10년을 굴렀던 사람이든 냉정하게도 이 바닥은 숫자로 판단했다. 여긴 다른 회사와 달리 몇 년 경력이 중요한 지점이 아니라, 얼마나 현재까지도 잘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나 때는 이랬는데 를 외치다가 감 잃고 사라진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어제 나랑 같이 뛰던 동료가 사라진다. 또는 몇 년 연락을 하지 않았던 친구가 갑자기 나보다 큰 인플루언서가 되어 돌아왔다. 마치 주식처럼 한 치 앞을 모른다. 이토록 매일이 새롭지 않은 시장이 없다.


따라서 현재에 머물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가장 확실한건 나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해서 내뱉을 거라는 것. 내뱉는걸 멈추지 않는다는 것. 어떤 모양새로 내뱉으며 가야 할지는 아직도 질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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