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를 횡단하는 크루즈 배 속에서
칠월 칠석. 나는 지금 어딘지도 모르는
망망대해를 떠도는 배 안에 갇혀있다.
이렇게 말하니 꽤나 무드 있잖아?
마치 해적의 포로 처럼.
여름에서 선택적으로 겨울을 향하는 나.
바다는 5분만 쳐다보아도 멍해지고,
최애 영화가 재난 영화인 나는
마치 이 배가 세트장 같다.
어느 순간 갑자기 불이 반짝여도 이상할 것 하나 없는.
그렇게 나는 살 수 있을까?
살 수 없을까?
잭과 로즈의 갑판 위 사랑 이야기는
진짜라고 말하기엔 크루즈의 연령대가 너무 높고.
갑판 위에 서있기에는 배 위가 너무 춥다.
굳이 이 추위에 죽을 생각을 하며 뛰어든다고? 말도 안돼.
시간도 많이 늦어 어서 잠을 청해야하지만
지금은 이 첫날의 여유를 즐기고파.
여름에서 겨울의 끝으로 가며
나는 감기에 걸려 버렸네.
삶에서 내가 알래스카를 가는 일이 생기다니. 그리고 실제로 가고 있다니.
운명에 내 몸을 맡긴 기분이다.
출렁이는 넉살에 실려
나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