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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리 Jun 09. 2020

매일 마시던 커피를 끊었다.

커피로부터 자유로워지다.

 커피와 나


스무 살 때 카페 알바를 시작으로 커피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카페 사장님 덕에 커피 산지별로 맛이 어떻게 다른지를 배웠고, 대학생 때는 유명한 카페들을 골라다니며 맛을 익혔다. 그렇게 커피 취향까지 생겼으니 그 점이 꽤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그렇게 매일매일 커피를 마셨다.

회사에서도 커피를 내려 마실만큼 열정적으로.



커피를 왜 끊어?


주변에서 가장 흔한 반응이었다.


사실 내가 반드시 커피를 끊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무엇이든 과하면 문제가 되지만, 하루 한 잔 정도는 괜찮잖아...? 하루에 딱 한 잔. 그것도 3시 전에만 마시던 커피인걸...



커피 중독


그래도 끊고 싶었다. 내가 커피에 굉장히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페인에 취약한 편이라 커피를 끊으려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 매일 공급되던 커피가 끊기면 어김없이 두통이 생겼다. 커피를 달라고 소리치는 몸의 성화에 못 이겨 커피를 다시 처방하면, 두통이 사그라들었다.


굳이 두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커피를 끊어야 할까? 나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 꾸준히 커피를 마셨다. 끊을 이유보다 끊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았으니까.


문제는 그 이후 커피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졸리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마다 ‘커피를 안 마셔서 그런가?’ ‘커피를 좀 더 빨리 마실 걸’ 하고 생각했다. 아침은 챙겨 먹지 않아도 눈 뜨면 커피부터 찾았다. 모든 것의 해결책이 커피에 있는 것처럼 굴었다.


그러다 커피를 마셔도 낫지 않았던 심한 편두통으로 하루 종일 누워있었던 다음날, 결심했다. 커피를 끊겠노라고. (물론 편두통은 커피 잘못만은 아니다... 생전에 안 먹던 설탕 발린 도너츠를 2개나 먹은 것 때문일 수도 있다...)



커피 끊기 2주 챌린지


한 달까지 참긴 힘들 것 같아서 ‘2주’라는 기간을 정해두고 커피 끊기를 시도했다.



2주간 커피는 입에도 안 댔다. 근 10년간 상상도 못 할 일이 내게 일어났다.

나는 커피 없이도 살 수 있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하루라도 안 마시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았던 커피를 끊어낸 후 나는 훨씬 자유로워졌다.


안 마시다 보니 안 마셔도 살 수 있었다.

커피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정신이 맑아졌고 일에 집중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앞으로 커피를 아예 안 마시진 않을 거다.

플랫화이트를 어떻게 평생 외면하겠어...

다만, 뭐든 내가 조절할 수 있는 데까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중독에 빠지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도록.



커피로부터의 자유


'절대 000은 못해-'

라는 말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이것이 비단 음식뿐이겠는가.

누군가, 혹은 나 스스로 만든 틀에 나를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두려워하지 말자.

생각보다 내가 해낼 수 있는 게 더 많다.


커피로부터의 자유는 앞으로 내가 직면하는 많은 일에서 나를 자유롭고 주도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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