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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epina Oct 11. 2019

마침내 갔다. 그놈의 마카오(첫째 날 2편)

베네시안 곤돌라/노스/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베네시안 곤돌라

 미리 예매해둔 바우처를 가지고 정해진 상점(832번 또는 891번)에 가서 도장을 받았다. 보통 4명 기준으로 함께 타는데 일행끼리만 타고 싶으면 전용 곤돌라를 추가 요금 내고 결제해야 한다. 6년 전에 탔을 때는 두어 팀 기다렸다가 탔는데 요즘은 인기가 많아져서 한 시간 정도 대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는데 관광객 다 어디 갔음? 사람이 너무 없었다. 다른 사람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타라고 하네? 우리만 타고 가네? 사람이 없으니까 더 천천히 돌아주는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약간 동물원 동물님 된 기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유유자적 신남.

우리 곤돌리에 오빠(?)

베네시안 카지노 구경

 마카오 간다고 하면 사람들이 전부다 카지노 하러 가냐고 물어봐서 반대로 아.. 다른 사람들은 마카오에 다 카지노 하러 가는구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ㅋㅋㅋ

 오락실 게임, 술자리 게임, 휴대폰 게임 세상에 게임이란 게임은 모조리 다 싫어하고 못하는 나는 6년 전에도 카지노는 길을 가로지르는 용도로만 사용했다.(마카오의 대부분 호텔 1층은 카지노가 자리 잡고 있고 어디든 카지노를 가로질러야 길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은 마음가짐이 달랐다!! 맘대로 안 되는 세상!! 나도 한번 일확천금을 노려볼테닷!! 이라고 친구한테 말은 했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 인생에 그 어떤 요행이나 횡재수 같은 건 없단 것을. 그저 노력한 만큼만 살게 해달라고 늘 빌고 빌지만 이뤄지지 않았다지...

 재미 삼아 한번 해볼까? 그러려면 또 미리 공부를 좀 해가야겠지? 검색엔진에서 이리저리 찾아보고 유튜브 동영상도 봤지만.... 잘 모르겠다... 이론적인 설명은 알겠는데... 실전을 알려달라고! 원하는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가전제품도 꼭 새로 사면 설명서를 정독하지만 다 보고 나서 이해를 못한다고 한다. 왜 보는지...) 밤새 눈에 불을 켜고 여행 준비를 하는 내가 안쓰러운 건지 미안한 건지 친구가 자신이 준비해야 할 건 없는지 물었다.

 "너에게 미션을 줄게. 다이사인가 뭐시긴가 하는 게임이 있대. 어떻게 하는 건지 좀 공부해봐. 난 도대체 모르겠다. 포기!"

 이틀 뒤 친구에게서 답이 왔다.

 "야, 나도 모르겠어!" 

 "에잇, 가서 다른 사람 하는 거보면 알게 된대. 가서 보자!"

 그리하여 무작정 들어갔다. 우선 샌즈 카드라는 것을 만들었다. 카지노에서 이 카드를 사람들이 꼽고 하던데 무슨 혜택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이 카드가 있으면 식당 할인이 된다고 해서 만들었다.(번쩍! 얼굴 스캔해서 사진까지 박힌 카드가 발급되는데 화질이 좋지 않아 못생김 주의)

 뒤에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 둘 다 이해력 딸림? 그리고 둘 다 굉장한 쫄보들이라 엄두를 못 낸다. 

 "봐도 모르겠는데..... 밥 먹으러 갈까?"


베네시안 맛집 노스

남들 다 먹는 메뉴로

미리 정해둔 카지노 옆에 있는 노스라는 맛집으로 간다. 이른 저녁 시간대라 사람이 많지 않다. 한국 사람들한테 가장 유명한 새우요리와 그래도 밥이 있어야겠다며 마파두부를 시켰다. 중국 생활 경험을 살린 그녀가 메뉴에 대한 전문적이고 장황한 설명을 해주었지만 응.. 모르겠어 난. ㅋㅋㅋ 위험 부담 없이 한국 사람들 많이 시키는 걸로 ㅎㅎ

 호텔에 있는 식당들은 가격대가 높고 거기에 부가세 10%가 또 있는데 방금 샌즈 카드를 만들어서 10% 할인이 되었다.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 아직도 공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밖에 나가서 사진 찍고 놀기로 한다.

유명한 베네시안 호텔 입구
밖에서 본 베네시안

밖으로 나오니 저녁인데도 훅 하는 습기 가득한 더위가 느껴진다. 6년 전에 왔을 때는 베네치아를 가기 전이라 몰랐는데 지금 보니 정말 베네치아 거리를 하나하나 똑같이 만들어 놓은 게 눈에 들어온다. 역시 아는 만큼, 경험한 만큼 보이는 것은 진리다.

예전과 똑같은 풍경. 그리고 새로운 건물

파리지앵이라는 호텔은 새로 생겼다. 우리 호텔 뷰에서 보이는 곳인데 요즘 사진 명소로 유명한 것 같았다. 저녁이 되니까 불도 깜빡이기 시작했는데 실제 에펠탑에 비하면 미니미지만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장소인 듯?(제3자 화법)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마카오 가서 이 공연 안 봤으면 갔다고 하지 말라던데 난 6년 전에 안 봤다. 당일로 와서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무슨 공연에 그렇게 큰돈을... 이렇게 생각하고. 근데 보고 온 지인들이 모두 극찬했고 후기들도 찬양 일색이라 이번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우리는 가난해서 가장 낮은 C 등급 좌석으로..) 좌석 등급까지 사전 예매가 가능하고 남은 좌석 중에 가장 좋은 좌석이 배정되는데 좌석까지 선택하고 싶으면 공홈에서 직접 예매하면 된다.

 물쇼+서커스 정도의 공연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신기하고 볼거리가 많긴 하다.

나도 모르게 자꾸 남자 배우들 몸에 눈이 가요....

물이 많이 튀어서 앞 좌석에는 수건이나 우비가 비치되어 있다. 우리는 앞 좌석은 아니었는데 물공연(?)이다보니 좀 추웠다.(역시 또 나만 추웠다고 한다...)

C좌석 중에서도 스크린 쪽에 가까운 자리라 고개가 좀 꺾여서 너무 공연시간이 길면 담이 올 뻔도 했는데 90분 정도라 견딜만했다.

 블로거들이 알려준 정보로 지름길을 타고 MGM 호텔 지하의 마트를 찾아갔다. 타이파 반도의 호텔들의 특징은 편의점이 없다. 호텔에서 그냥 작은 마트를 운영하는데 몹시, 극악무도하게 비싸다. 저 호텔 마트가 그나마 저렴하다고 해서 갔는데, 그랬는데.... 마트가 아니고 그냥 구멍가게네. 너무 코딱지 만해서 살 게 없네. 조식 불포함으로 예약한 호텔이기에(호텔 조식은 나의 해외여행의 큰 기쁨 이건만... 이번엔 어쩔 수 없이..) 내일 아침 거리를 뭐든 사야 해서 몇 번 뱅뱅 돈 끝에 무언가를  샀다.(집 냉장고에는 한번 들어오면 먹지 않고 썩히는 맥주도...)

 비행기 연착 없이! 체크인도 순조로워서! 계획대로, 계획보다 더 많은 걸 할 수 있었던 첫날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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