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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sepina Oct 09. 2019

마침내 갔다. 그놈의 마카오(첫째 날 1편)

출국/마카오쉐라톤/베네시안/로드 스토우즈

 여행기는 다녀와서 바로 쓰지 않으면 기억이 흐릿해지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시작을 하고 있지 않으니 오늘 만난 여행 파트너가 당장 집에 가서 쓰라고 엄포를 놓아서 무거워진 손가락을 움직여본다.(그녀가 이 글을 볼 수 없다는 것은 안 비밀 ㅋ)


비행기를 타러 갑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포털에 편명을 치면 체크인 카운터와 게이트가 나온다. 당일과 다음날 정도의 정보까지? 기내식이 없는 LCC 항공이었기에 라운지에서 밥을 먹어야 해서 탑승동으로 가느냐 안 가느냐는 우리에겐 꼭 필요한 정보였다. 며칠 추이를 지켜본 결과 아무래도 탑승동으로 갈 것 같다고 추측했고 전날 확인한 바로 정말로 게이트는 탑승동이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출발 3시간 30분 전에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고 아침 7시 반 공항에 도착했다. 그동안 어쩌다 보니 계속 대한항공을 타서 1 터미널 오랜만! 내가 예뻐라 하는 공항 로봇 만나서 드디어 우리의 사진도 찍어보았다.

 "얘 이름 뭔지 알아? 에어스타다? 겁나 성의 없게 지었지?"라고 친구에게 TMI 투척.

 이번 기회에 친구에게 라운지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주었고(출국 때마다 동행인들 라운지 카드를 만들어 재끼니까 설계사가 통화하면서 연회비 없이 발급해주는 방법까지 소개해주겠다 하였는데 출국 시일이 임박하여 혜택은 못 봄.)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가 달라서 찢어져서 아침을 먹었다. 불가피하게 점심을 못 먹는 일정이라 아침을 한 가득 먹으려 하였는데 욕심만큼 못 먹어서 조금 슬펐다 한다. ㅠㅠ 대신 드디어 라운지에서 맥주를 한잔 마셨다. 이상하게 출국 직전마다 아파서 약을 복용한 적이 많아 한 번도 맥주를 마시지 못했다.(맥주 진짜 안 좋아하는데 라운지와 기내에서만 맥주를 찾는 심보를 아직도 이해 못하고 있다.)

배불러 죽겠어도 최선을 다해 먹는 의지

연착을 각오했는데 정시 출발했다. 늘 그렇듯 당연히 잠은 오지 않았다. 시답잖은 소리를 몇 시간 지껄였더니 곧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24시간 전에 모바일 체크인하면서 3열로 자리를 배정했고 후다닥 나왔더니 입국심사에 우리가 거의 첫 번째. 공부한 대로 길을 따라 나와서 호텔 셔틀버스를 탄다. 타자마자 출발! 오늘 타이밍이 썩 괜찮다.


쉐라톤 호텔 체크인&그녀의 중국어

마카오는 호텔이 가성비 좋기로 유명하다. 호텔 무료 셔틀이 잘 되어 있고 숙박비 자체가 저렴한 건 카지노로 돈을 다 벌기 때문이라고 하네? 그래서 다른 나라라면 내 기준에서 비싸서 못 가는 쉐라톤 호텔은 마카오 내 호텔에선 저렴한 축에 속한다. 단점으로 꼽히는 점이 있다면 체크인 대기시간이 악명 높다는 것이다. 3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한데 기본 1시간은 각오해야 한댄다. 

 하지만, 방법이 없진 않죠?

spg, 현재는 Bonvoy로 통합 변경된 멤버십 가입을 하면 전용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할 수 있다. (그 외에 레이트 체크아웃, 각종 할인, 뷰 업그레이드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작년에 가겠다고 이미 spg 가입을 해놨는데 이거 통합 시키느라 약간 헤맸지만 어쨌든 덕분에 빠른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왼쪽이 일반 체크인/오른쪽이 멤버쉽 전용 체크인

체크인 때부터 친구의 중국어가 터지기 시작했다. 방콕에서 함께 클럽에 갔을 때 대만 남자와 중국어로 얘기하는 걸 잠깐 보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계속 중국말을 하는 건 이번 여행에서 처음 봤다. 오아!! 외국어 잘하는 사람은 항상 멋있다!! 존경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스스로 멋있는 사람이 될 생각은 하지 않음...) 그녀가 모든 대화를 중국어로 하는 덕분에 나는 어느샌가 귀를 닫아버렸다고 한다. 

 "아까 저 직원이 자기 중국말 못 한다고 영어로 말하라고 그랬거든.."

 "아... 그랬어? 나 안 들었어..."

 우리의 영어 수준은 거기서 거기라 늘 귀를 쫑긋 세우고 같이 듣고 의견을 나누어야 하는데(뭐래니? 1시까지 오라고 했니? 1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니? 와 같은 것들... 의견이 조율되지 않으면 파든? 쏘리?를  반복해가며ㅋㅋ) 원어민 수준인 그녀의 중국어가 편해진 나는 듣기 자체를 안 하고 있었던 것이다.(미야내...그래도 다른 예약들은 내가 다 했잖니.... 너는 중국어 패치만 있으면 된다고...)

 2박 4일 동안 내가 한 말이라곤 '나 샌즈 카드 만들고 싶다요' '케첩 좀 갖다 줄래?' '화장실 어딨는지 알랴죠' 정도였다. 듣기 평가가 없는 여행은 이렇게 안락할 수 있구나. 첨으로 느껴보았다. 영어 잘하는 남자와 해외 가서 귀 닫고 입 안 열기 버킷 리스트는 이번 생에 포기했지만 중국어 잘하는 여자와 해외 가서 귀 닫고 입 안 열기는 성공했으니 그래도 해... 행복해..

낮 뷰. 그리고 야경 뷰

호텔을 예약할 때 좋은 뷰 룸은 2만 원 정도 더 비쌌다. 그런데 성수기가 아니고 Bonvoy 회원인 경우 무료 업그레이드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가장 저렴한 룸으로 예약을 한 후, 늘 그렇듯 호텔에 미리 메일을 보냈다.(영어는 내가 안 해요. 영어는 파파고가 해요. 그래도 번역이 제대로 되는지 매끄러운 문장으로 이리저리 바꾸고 한영 변환을 여러 번 해보는 정도의 검수는 합니다.)

 '나는 Bonvoy 회원이야. (회원번호 기재) 나 sky tower 건물의 방으로 줬으면 좋겠고(수영장이 가깝다는 정보). 반드시 금연 룸으로 해줘야 하고 레이트 체크아웃도 해준다는데 몇 시까지 해줄 수 있어? 그리고 이왕이면 에펠탑 뷰도 해주면 진짜 고마울 것 같은데...'

 네가 예약할 때 기재해둔 정보를 확인했고 요청사항에 최대한 맞춰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딱! 저런 뷰가. 끄트머리에 있는 룸이긴 했지만 정면 뷰는 진짜로 추가 요금을 낸 사람들에게 주는 것일 테니 이것만으로도 감지덕지! (어디 갈 때마다 하도 호텔에 메일을 보내싸니 언니는 나에게 전 세계 호텔의 블랙리스트 고객이라 칭하였다. ㅋㅋ)

 와아!! 좋다!! 박수 몇 번 치고 첫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다시 호텔을 나섰다.


베네시안 로드 스토우즈

 그 유명한 베네시안 호텔로 넘어간다. 쉐라톤에서 건물 내로 연결이 되어 있다. 둘 다 방향치이므로 사전 정보를 찾아 신중히 움직여서 무사히 베네시안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처음 찾은 곳이 로드 스토우즈 에그타르트 집. 포르투칼 식민지였던 마카오는 에그타르트가 유명한데 그중 가장 유명한 에그타르트 집이다. 본점은 콜로안에 있는데 베네시안 호텔 안에도 입점해 있다. 나도 6년 전에 여기서 먹고 '와 맛있다' 하고 홍콩으로 넘어와  타르트를 먹었다가 '퉤퉤' 했던 기억이 있다. (마카오 에그타르트를 먼저 먹었으면 홍콩 에그타르트는 잡숫지 마세요...) 방식이 아예 다르다. 실제로 포르투칼에 가서도 원조 에그타르트 집에서 사 먹어봤는데(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마카오 에그타르트와 맛이 유사했다. 둘 다 맛있음!

 사람이 많아서 늘 줄을 서야 하고 왼편으로 가면 테이크아웃 집이 따로 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 사람이 별로 없었다.(우리 일정 내내 관광객이 별로 없었음..)

찾아가는게 좀 어렵다. 870호로 찾기

하나만 먹는 게 쉽지 않다고 하더니 우리도 앉은자리에서 2개씩 해치웠다. 

 배가 좀 채워지니 이제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 베네치아를 본뜬(?) 베네시안 3층 내부

천정의 인공(?) 하늘, 유유자적 곤돌라 등이 그래도 조금은 베네치아를 생각나게 한다. 에어컨이 너무 짱짱해 조금 추웠다는 게 흠이었지만.(나만 추웠다고 한다. 추위 많이 타는 겨울 극혐자)

 곤돌라 티켓을 사전에 미리 예약해 왔는데 비행기 연착을 고려하여 마지막 날 일정에 넣어두었지만 시간이 가능해 지금 타기로 한다! 바우처를 교환하러 가봅시다!


 한 번에 하루 일정을 써보려 하였는데 역시나 말이 많아 무리수였음을...

요약 재능(?)이 없다... 자잘한 기억을 세세하게 기록하기 위함이라고 변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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