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싱가포르 여행
여행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도망'이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내 스스로에게도 내려놓아도 좋다고 허락하는 유일하게 너그러워지는 수단이다.
그래서 국내여행은 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끊임없이 내 소속과 신분과 처지를 도처에서 확인받아야 한다.
전혀 다른 문화와 전혀 다른 사람과 공기는 그래서 좋다.
어느 누구도 나에 대해서 알려하지도,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누군가와 비교하지도 않는다. 그냥 나는 온전히 나일뿐이다.
(......)
한별이의 갑작스러운 여행 제의에 보통의 직장인처럼 "돈이..." "휴가 날짜가..."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즉석에서 OK 했다.
게다가 때마침 교육원 2주 휴강이던 시기.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었다.
급작스레 결정되고 진행되어 벼락치기로 공부하고 가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 성취감도 나름 재미있었다.
(......)
듣던 대로 싱가포르는 작고 아담하고 깨끗한 나라였다.
지하철에서 물만 마셔도 벌금을 50만 원씩 때리고 쓰레기 버려도 30만 원씩 벌금 나오고
(요즘은 예전만큼 타이트한 것 같진 않지만)
마약 밀매하면 이유 불문 사형이고. 너무하다.... 싶은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
우리나라처럼 지하철 역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 주는데도 어느 곳에도 바닥에 전단지 한 장 떨어져 있지 않았다. 나는 정말 감동했다.
주말 밤 우리나라 신촌, 압구정 등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우리나라도 한 장 버릴 때마다 50만 원씩 벌금형에 처하면 좋겠다고 잠시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국민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게 사실이라고 느껴질 만큼 정말 여러 외국인들이 있어 그 속에 있는 내가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관광 국가답게 우리나라 서울만 한 자그마한 나라인데도 여러 나라가 있는 것 같은 묘한 느낌이 있었다.
(......)
보통 3박 4일이면 충분히 다 보고 오는 그곳을 항공편 때문에 5박 6일이나 머물렀음에도, 구석구석 일정을 짰음에도, 시간상, 육체적 한계에 의해 계획했던 모든 것을 다 하고 오지는 못해서 길었던 일정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에 김동률이 홍콩 여행기에서 그랬던가.
사실 내가 탄 이 비행기는 홍콩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비행기를 타면 주변의 모든 것이 새로 세팅되는 것이라면... 시각적인 장치로 비행기가 나는 것처럼 보이고 4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을 모두 바꿔 놓아 홍콩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면..이라는 어찌 보면 조금 우습고 기발했던 상상.
나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 비행기가 대한민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제3의 곳으로 간다면...(좋겠다)
그곳에 도착하는 즉시 나는 대한민국에서 없던 사람이 되는 거다.
아예 처음부터 그곳에서 태어나지 않았던 사람.
그래서 나로 인해 불편하고 슬퍼할 사람이 하나도 없고 모든 것은 순조롭게,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거다.
나는 제3의 미지의 나라에서 새 삶을 살아가고......
그렇지만 비행기는 6시간 후 짤 없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는 방송을 했다.
익숙한 건물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한숨을 뱉었다.
언제 또 나를 놓으러 도망갈 수 있을까....
-2010년 9월-
새삼 느끼지만 이런 기록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찾을 때마다 다시 느낀다. 그랬구나. 그랬었네. 맞다. 이런 생각을 했었지.. 익숙하면서도 낯선 기분이 든다. 아주 길게 길게 기록을 남길 만큼 2010년 싱가포르 여행은 나에게 큰 터닝포인트였다. 미처 몰랐던 나를 발견한 첫 시작이라고나 할까.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해본 적 없는 것
급작스레 친구가 여행 제안을 했다. 그러고마 일단 수락은 했는데 아직까지 자유여행은, 특히 내 주도적인 여행은 처음이라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다. 반면 친구는 이미 혼자 유럽까지 다녀온 이력이 있었으므로 나는 친구에게 의지할 생각이었다.
"우리 마지막 날 하루 정도는 따로 다니는 게 어때?" 친구가 이런 제안을 했을 때 나는 그래서 손사래를 쳤다.
"어? 나 그건 너무 무서운데... 그럼 그건 일단 가서 생각해보자."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럴 생각은 없었다. 나같이 겁 많은 쫄보가 처음 가는 자유여행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리가...
하지만 인생은 살아봐야 안다. 마지막 날엔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때는 최선이었어
이번에도 전적으로 친구에게 의지할 생각이라서 특별히 뭘 할 생각을 못했다. 자유여행 이란 게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를 전혀 몰랐으니까. 그리고 지금 생각하는데 싱가포르는 초짜 여행자가 가기엔 난이도가 '하'는 아니다. 관광지에다 교통편도 워낙 다양해서 알아보고 준비해야 할 게 잔뜩이니까. 지금 같으면 어떤 순서로 어떻게 정보를 찾아야 할지 굳이 머릿속으로 그려보지 않아도 알지만 그 당시엔 항공과 호텔이 예약된 후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친구는 바쁘다고 했다.(몇 년 뒤 친구가 고백한 바에 따르면 여행 준비하는 게 이젠 너무 귀찮고 힘들다 했다.)
그럼 내가 좀 알아볼까? 블로그를 뒤지며 이것저것 메모하듯 끄적이기 시작했다. 공부(?)라는 게 늘 그렇지만 하면 할수록 할게 많고 알면 알수록 헷갈리기 시작한다. 헷갈리지 않으려면 '완벽히' 알아야만 했다. 어느새 나는 그 늪에 빠졌다.
지금은 아예 여행용 자료 개요가 있지만 그땐 너무 뭣도 모를 때였다. 되는대로 마구잡이 정보를 수집했다. 교통편이 너무 다양하고 많았다. 쇼핑몰 이름인지 지역 이름인지 길 이름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친구는 계속 바빠서 준비를 못했다며 초조해했고 그럴수록 이상한 의무감에 불타올라 새벽녘 고개를 떨궈가며 조잡하게 작성한 A4 몇 장을 프린트해서 공항으로 향했다.
우리... 괜찮을까?
"나 이렇게 준비 안 한 여행은 처음이야." 10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을 뚫고 도착한 공항에서 친구가 고백했다. 나는 조악하게 작성한 계획표를 슬며시 내밀었다.
"와.. 준비를 너무 못했는데 니가 그래도 이렇게 해온 걸 보니까 안심이 된다."
잉? 안심을 시키기엔 너무 부족한 준비였다.
"그... 그 정도는 아닌데?"
"아니야. 이 정도면 될 것 같아."
그럴 리가 없는데...(본인한테 엄격한 스타일)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6시간 비행을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듣고 보니 잘하는 것 같기도..?
기억이 흐릿하지만 일단 첫날 일정은 완벽(!)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내가 하는 여행 준비에 비하면 정말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맞지만 시아홀리데이(싱가포르에서 항공+호텔 조합으로 제공하는 에어텔) 상품 특전에는 시아 홉온 버스라고 관광객들을 위한 무료 버스가 있었다. 근데 당시에는 인터넷에서 노선도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버스 안에 있대. 아니 어느 정류장에서 타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노선도가 버스에만 있으면 어째?) 나는 기를 쓰고(고수였다면 아마 쉽게 찾았을 거 같지만) 미친 듯이 검색을 해서 그 노선도를 출발 전에 알아냈고 호텔과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을 걸어가 기어코 그 버스를 탔다. 작은 도시인 싱가포르를 그 버스를 타고 돌면서 대충 지리감을 익혔고 원하는 지점에서 하차를 했다.
구글 지도 따위는 없을 때라(있어도 지금도 그리 잘 쓰지 못함.. 방향치...) 검색을 하고 또 뒤져 '계단을 두 번 내려간 뒤돌아서 노란 계단 있는 쪽으로 간다.' '다리를 건너 왼쪽 내려가는 방향으로 가서 오른쪽 길로 들어간다'는 식의 블로그 정보들을 깨알같이 적어가서 그대로 길을 따라갔더니 친구는 내게 길을 정말 잘 찾는다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나? 백화점 화장실도 두 번 꺾으면 나오는 방향 못 찾는 내가 말이냐?
어찌 됐건 그래서 첫날엔 그 유명한 클락키도 보고, 유명한 점보 식당에서 칠리크랩도 먹고 보트키도 구경했다. 머라이언 상에서 물 받아먹는 사진도 기가 막히게 찍어내고 편도로 리버크루즈를 타고 야경도 보고 사테 거리로 불리는 곳까지 찾아가서 간식도 먹었다.
"너 진짜 일정 잘 짰다. 오늘 완전 완벽했어!" 친구는 내게 거듭 칭찬을 했다. 어벙벙했다. 나 자유여행은 처음인데. 게다가 무언갈 준비해본 것도. 내가 잘.. 한단 말이야?
나름 야무지긴 했네.
둘째 날은 센토사 섬으로 갔다.(작성했던 자료가 사라졌지만 내가 이렇게 날짜별 일정을 기억하는 이유는 사진 폴더를 날짜별로 나눠놨기 때문이다.)
보통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보러 가지만 둘 다 거기엔 큰 흥미가 없었고 수영장이 없는 호텔이니 섬에서 휴양을 해보자! 라며(젊었구나 생각이 든다. 그 물놀이 짐을 바리바리 챙겨가다니..) 루지라는 놀 거리를 하나 즐긴 후 깨끗하지도 않은 바다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하루 통으로 섬으로 보내기로 했기에 센토사 섬에 있는 세 군데 비치를 모두 갔고 마지막에 윙스 오브 타임이라는 공연까지 야무지게 챙겨보고 나왔다.(다시 가려고 작년부터 카페를 들락거리고 있어서 검색 없이 글을 쓸 수 있다.)
남들 가는 곳 다 가보기
셋째 날 오전에는 리틀 인디아, 아랍 스트리트라는 곳을 찾았다. 말 그대로 인도, 아랍 색이 짙은 지역인데 정말 작은 나라에 유럽 같은 클락키, 차이나타운, 아랍 지역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매력적이었다.
요즘은 하지레인이라는 곳이 뜨는 곳이라 한다.(싱가포르 카페 최신 정보)
저녁에는 야행성 동물을 볼 수 있다는 나이트 사파리라는 곳에 갔는데 지금도 카페에서는 이 관광지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불호 쪽이었다. 너무 어두워서 동물이 안보임.. 요즘은 시간대별로 예약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가려면 첫 타임에 가야 그나마 볼 수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가 작아서 좀 외곽에 있다고 해도 멀지 않다고 하더니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일산쯤 가더라고 나의 기록은 말하고 있다. 돌아오는 지하철이 끊길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지하철이 다니고 있었고 치안이 정말 최고인 나라라며 여자 둘은 점점 더 싱가포르 매력에 빠졌다는 후문..
아! 우리 호텔이 있던 부기스라는 지역에 큰 대형 쇼핑몰에 붙어 있는 이민호 사진이 오갈 때마다 우리를 반겨(?) 주고 있었는데 몹시 흐뭇하고 자랑스러웠다는 얘기도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 왜 잘하지? 왜 안 무섭지?
너무나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내가 친구를 리드하고 있었다. 친구는 자유여행이 초짜인 내 말만 듣고 나만 따라오고 있었다. 공부한 것이 실전에서 결과로(!) 드러나자 자신감이 붙었던 나는 마지막 하루 일정을 앞두고 이런 발언을 한다.
"우리 내일은 따로 다니자."
그러자 친구가 머뭇거린다.
"너만 따라다니다가 내가 할 수 있을까..?"
"괜찮아. 반나절 정도인데 뭐."(잘난 척 쩐다.)
전세가 역전되었다. 도대체 나는 무슨 배짱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시간의 제약과 체력 안배의 문제로 일정들을 다 소화하지 못했기에(초짜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마지막 날엔 하지 못했던 일정 중에 각자 하고 싶은걸 하고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그녀는 동물원을, 나는 보타닉가든을 선택했다.(지금 생각하니 굳이 안 가도 됐을 일정이다만)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었다. 서울에서도 나는 웬만하면 버스를 안 타고 잘 아는 지하철을 타고 돌아 돌아 가는데 안내 방송도 해주지 않는 버스를 잡아타고 그곳에 갔다. '그 건물 뒤 세 정거장 뒤라고 했어.' 겁도 없이 그 말만 기억하고는 놓치지 않고 정거장에 내렸고 가든이 너무 커서 들어가는 입구와 나오는 구멍(!)이 다르자 '택시 어디서 타는지 좀 알랴줄래?'(싱가포르는 택시 스탠드가 별도로 있어요) 질문을 하고는 둘이서는 한 번도 타지 않았던 택시도 잡아타고 잘도 돌아다녔다.
점심도 혼자 먹고 간식도 알아서 잘 챙겨 먹고 겁 많던 쫄보는 어디 가고 몹시 신나 있었다.
친구는 일정 내내 "너 진짜 이 정도면 혼자도 다닐 수 있어"라고 끊임없이 나를 세뇌시켰는데 그때마다 나는
"어우, 야~안돼 안돼. 나 혼자는 못가"그 말을 부정했지만 마지막 날쯤 되어서는 '어? 나 쫌 잘하는 것 같은데?'란 생각이 들기는 했다.
약속한 저녁 장소에서 만난 친구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왠지 혼자가 불안했었노라고.
유명한 야쿤카야 토스트에서(굳이 굳이 친구가 본점을 가야 한다고 해서 본점에 감) 토스트를 먹으며 불안을 달래는 친구를 보자 내가 뭐라도 된냥 우쭐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고맙다는 말이 더 고마웠던
친구는 여행 맞이 새 신발을 장만했다.
가기 전에 나에게 꼬까신을 샀다며 자랑했는데 그땐 나도 여행 하수일 때라 잘 몰랐다. 여행 가서 신을 신발은 최소 열흘 전부터 신어서 발에 익숙해지게 만들어놔야 한다는 것을.(작년에 신었던 신발이라도 마찬가지)
여기저기 발이 까지기 시작한 친구는 어느 순간 걸으며 고통을 호소했다.(진짜 어마어마하게 걸었다.)
"나랑 좀 바꿔 신을래?" 친구는 괜찮다며 거절했다. 몇 번이나 다시 물었지만 손사래 치길래 바꿔 신지는 않았는데 친구는 나중에 이 얘기를 아주 오랫동안 했다.
몇 년 전 함께 유럽을 갔던 친한 친구와는 싸워서 결국 나중엔 말도 안 하고 따로 들어와 한동안 사이가 서먹했는데 나의 그 배려는 너무 고마워서 다음에도 꼭 나와 여행을 가고 싶다고 본인 부친에게 여러 번 말을 했다는 거다.
음.... 머쓱했다. 내가 여행 가서 상대에 대해 배려를 많이 하는 것은 사실은 나 좋자고 하는 경우일 때가 많다.
얘가 체력 떨어지면 내가 못 노는데... 얘가 아프면 맛있는걸 많이 못 먹는데.. 얘가 힘들어하면.. 내가.. 내가..
내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였는데(뭐 발이 걱정된 게 아예 없진 않았다. 바꿔 신고 내가 발이 아프면 다시 바꾸자고 할랬지 ㅎㅎ) 그걸 그렇게 받아주는 게 좀 민망하고 고마웠다.
친구가 이 얘길 몇 년 내도록 해서 싱가포르 여행하면 이 얘기를 뺄 수가 없었다.
그리고 5년 뒤 여행 고수가 된 나는 다시 이 친구와 여행을 떠나는데 마지막 일정을 끝내고 공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그녀로부터 가이드 별점 5개를 받았다는 전설(?) 또한 전해지고 있다....ㅋㅋ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치안이 훌륭하고, 몹시 깨끗하며 교통도 잘 되어있고 볼거리도 많은 곳.
그 긍정적인 이미지가(더운 게 단점으로 꼽히지만 내게 그것은 단점이 아니므로) 싱가포르를 좋은 기억으로 각인시켜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것은 맞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내 스스로 처음으로 무언가를 준비해봤고, 그에 따른 성취감을 느꼈고, 칭찬도? 많이 받았다.
전혀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잘 해냈을 때, 몰랐지만 내게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를 규정하고 있던 껍질을 깬 것 같아(너무 거창하네) 한층 성장한 느낌이었다.(거창하지만 진심)
아...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구나? 그것도 많이 좋아하는구나? 나 몰랐는데 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 그 엄청난 희열.
지금 싱가포르에 다시 가면 그 느낌은 아니겠지만 아마 내가 다시 가고 싶은 이유는 내 인생에서 몇 안 되는 자신감을 느낀 지점이라 그 흔적 속에서 기억과 추억을 다시 더듬고 싶기 때문이다.
서툴고 부족한 게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냈던 나를.
그런 나를 칭찬하고 배려 아닌 배려에도 고마워하던 친구와의 추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