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다음 달에 또 커피숍 가기로 했잖아~ 2월 됐으니까 빨리 가자!" 갔다 온 지 일주일 만에 달이 바뀌었다는 꼼수를 부리며 엄마를 재촉한다. 아침으로 사골국에 한 그릇 거하게 꾹 꾹 말아먹고 출발한다. 오늘은 딸과 둘만의 데이트다! 내 부츠를 신고 또각또각 소리에 기분이 좋아 엣지 있는 걸음을 선보여준다. 그녀의 입장~ 주차장에 차는 가득한데 사람이 한적하다. 조용하니 아주 맘에 든다. 밥을 방금 먹고 왔지만 여자들에게는 디저트 배가 따로 있지 않는가? 우리 딸, 체리님은 이름도 어려운 유자민트 오로라티와 베이글과 크로크무슈, 엄마는 홍자몽차를 시켜 아무도 없는 3층으로 올라간다.
또 각 또 각
시- 끄- 럽- 다.
거- 슬- 린- 다.
나 홀로 눈치를 보고 3층을 전세 놓은 것처럼 편하게 앉아본다. "너 주중 스터디 밀린 거 있지?" "이거 다 해~" 입이 뾰로뚱 나오지만 한다면 하는 엄마를 아는 체리는 짜증과 툴툴거림을 참고 엄마와 가장 먼 대각선 끝에 앉아 마지못해 끄적인다.
그래도 감성적인 체리는 음식이 나오자 기분이 풀린다. 밥값은 아끼고 차로 디저트로 뽕빼는 스타일이다. 천성 여자라 이런 분위기를 좋아라 하고, 특히 봉봉을 떼어 놓고 엄마와 둘이 온 커피숍 데이트는 그냥 룰루랄라 기분이 좋아진다. 밥을 먹었는데 개눈 감추듯 빵을 먹어치운다. "우리 방금 밥 먹고 온 거 맞지?" "근데 맛있네..." 그냥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빈접시만 남았다. 먹고 나면 배부르고 따뜻해야는데 사람이 없고 난방이 약한지 춥다. 우린 빈 접시를 들고 2층으로 입성한다.
2층은 공부하는 부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팀으로 나누어 아늑하고 아주 맘에 들었다. 처음부터 2층, 내가 픽한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부득부득 3층으로 가겠다는 체리의 의견을 들어주는 친절한 엄마가 되어주었다. '그래 한번 갔다 왔으니 니 맘도 내맘도 완벽하다~' 구석에 마주 앉아 둘은 그저 기분이 좋아 미소를 지으며 행복한 생각에 빠져든다. 그냥 이 순간, 이 자체로 너무 평온하고 좋다. 이 때 말라깽이, 소식자 체리에게 간절함이 몰려온다. "엄마! 나 크로크무슈 또 먹고 싶엉~" "또오???" "그리고 밀크티도" "음..." "그래 가자!"집밥으로 아꼈으니 오늘은 기분좋게 맛있게 먹고 분위기를 느껴보자~ 크로크무슈와 밀크티, 그것도 젤 큰사이즈와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켜 갖고돌아온다.
'근데 왜 너넨 책만 읽으면 까페건 어디건 들어눕는거니? 엄마가 민망해진다. 다리라도 내려~' '오늘도 민페사건2를 찍었구나!' 유아도 아니고 다 커서 그러면 엄마가 예의없고 무식한 사람이 된단 말이지...
우리 체리는 책을 좀 읽다 오늘도 변함없이 패드를 꺼내든다. 토요일의 여유, 평온함을 만끽, 자유, 행복, 따뜻함을 누리며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며 입안가득 행복을 담아온다. 그저 즐거운 체리이다.
집으로 돌아와 아빠에게 이야기를 한다. "체리랑 커피숍에 갔다왔어~ 크로크무슈를 엄청 좋아하더라고... 그거 만든다고 검색도 했어~ 만들어보겠데... " "그러게 기분이 좋아보이네" "진짜 기분이 좋은가봐 오늘은 안마도 순수하게 해주더라고..." 감성적인 것은 여자는 누구나 아이든, 어른이든 분위기 좋은 곳에서의 시간은 필요하다. 자기만의 고찰을 하고 무언가를 하고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