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긴 육아와 씨름하다 우연찮게 지인이 이야기해 준 취업공지를 확인하고 2일 만에 서류를 접수하여 취업에 성공한 지 3년째... 난 그 고대하고 기다린 워킹맘이 되었다. 근데 문제는 매년 다시 서류를 접수하고 면접을 봐야 한다는 것. 그것도 경력자도 떨어지는 씁쓸한 현장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여유를 갖고 수업할 수 있는 조건이 아주 맘에 드는데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그만큼 상담전공, 언어치료, 청소년상담, 등등 고학력자, 많은 자격증, 경력이 있는 능력자가 많이 포진된 도시이다. 그나마 다른 지역보다 인원을 더 뽑는다 하지만 워낙 지원자 자체가 너무 많다. 걱정이 한가득이다.친한지인 소개했는데 경력이 부족한 탓에 1차 서류합격소식을 같이 듣지 못했다. 괜히 미안한 맘 담고 나도 걱정스럽고 불안하게 2차 면접을 보러 갔다.
기존선생님들도 계시고, 새로운 낯선 얼굴들이 많았다. 그래도 작년에 친하게 지내던 막내선생님이 임용고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며 선물과 장문의 카톡을 보내준 따뜻한 마음에 불안하고 무서운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다.
아이들에게 "엄마 기도해 줘~" 했더니 아몬드 초콜릿 세알과 엄마가 늘 먹던 따뜻한 물 1번, 정수 2번을 텀블러에 담아 가방에 고이 넣어주고 두 아이가 현관입구에 나란히 서서 세배를 하듯 두 손을 모아 절을 하며"엄마 잘하고 오셔요~"라며 응원을 해준다. '그래! 체리와 봉봉이 기운 받고 엄마 잘하고 올게~'
면접시간 20분을 일찍 갔는데 벌써 거의 대부분 오셔서 빈자리 없이 꽉 차 있었고, 장학사님의 안내와 몇 가지 추가서류를 작성하고 공정한 절차를 위해 면접번호를 뽑았다. '엄마 잘하고 싶고, 멋진 엄마가 되고 싶었어!'근데 면접순서를 4번을 뽑았지 뭐야? 죽을 사도 아니고 앞이라 빨리 끝내고 좋긴 한데 좀 맘에 안 드네.... '
손에 땀이 나더라~ 속으로 되겠지 싶다가도, 혹시~ 아 생각하기 싫은데.... 마음이 주저주저 그러다 4번이 호명됐고 면접실로 들어갔어. 근데 질문문항과 함께 글이 너무 많아~ 내눈에는 검은색과 흰색밖에 안보여! 그리고 30초 생각하고 종이 치면 3분 30초 안에 3개의 질문에 답을 해야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나!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버렸어. 이런 내 모습이 화가 나는데 앞에 남자 장학사 3분이 고개를 숙이고 엄청 근엄한 분위기에 있는데.... 그 공간이 겨울왕국이 되는 거 같았어. '끝났다. 나 그냥 백수 되는 거야?' 싶으면서 중얼중얼~ 신생아 옹알이하다가 나와버렸어. '진짜 망했다!' 초주검이 된 상태였지. 미리 마치고 나온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는데 다 그랬다 하는데 난 진짜 망했거든... 그리고 인사를 하고 차로 갔어. 그 와중 핸드폰을 반납하고 누가 진동으로 안 해놨어? 속으로 욕했는데 우리 애들이 카톡으로 전화하고 난리가 났더라고... 씁쓸한 마음 다스릴틈 없이 보니 봉봉이가 열이 난다며 체온계 사진을 찍어서 보낸 거야! 그래서 태권도를 못 가겠다나? 37.2도로??? 그 정도는 괜찮은데? 그래도 아이들 호들갑에 엄마도 연기를 해가며 엘리베이터 앞에서 뛰어가며 호들갑에 동참해 준다. "다행이네.... 이 정도는 괜찮은 거야! 열이 크게 안 나서 다행이다. 얼른 3시 태권도 가~"엄마는 부드럽고 냉정하게 일단락 내려준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화, 수, 목... 목요일 10시 발표라 했는데 난 문자가 안 올 거 같다. 이런 상황을 신랑에게 이야기했더니~"괜찮아! 그거 하면 시간이 없잖아~ 글 써~!" 진짜 안 되면 나 아침, 점심, 저녁 처박혀 들어가서 글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일한다고 수중에 돈이 들어오는 걸로 커피도 사 먹고 과자도 사 먹고 신랑눈치 안 보고 내 통장도 굴려봤는데 이제 끝난 거 같다.
'하나님! 저 그동안 진짜 야매로 살았는데요. 떨어지면 진짜 속상해할 거 같은데 어떻게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