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날에 비하면
참 짧았는데,
너를 알아가고 마음에 담았던 날들은.
그런 너를 흘려보낼 날들은
꽤나 길 것만 같아
다가온 우리의 끝 앞에서
나는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
너만큼이나 한참을 서성였다.
너를 곁에 두고
상처를 주고 받는 반복 속에서
그럼에도 붙들고 있던 것은 미련이 아닌
사랑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으므로.
잦은 마찰, 늘 같은 원인으로 시작되는
감정소모의 반복이 없으리라는
너의 다짐과 나의 확신이 없던
우리의 마지막을 알기에,
서로를 향하는 더한 상처를 두고 볼 수가 없어
각자 담아두기로 했음을,
그리고 그마저도 사랑임을 우리는 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