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내 마음의 정량은
이제 너의 탓을 넘어선, 나의 몫인 걸까.
함께 걷다 잠시 네가 앞서 걸을 때 보이는
너의 뒷모습에도
참 많은 감정들이 스치는 것을 보며
나는 깨닫는다.
상처의 시작을 굳이 되짚지 않아도
불통과 부재의 시기를 일일이 따지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너나할 것 없이
어느샌가 한계 앞에 다다른 것일지 모른다.
그 한계선에서
지친 마음에 겨우 의지한 채,
끝일지, 다른 시작일지 모를
우리의 앞날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지도.
더한 것을 바라는 욕심으로,
진정과 진심을 가리는 일이 없으면 하는 마음에
많은 감정을 삼키고 마음을 애써 비우려하니,
반복되어 탈이 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