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erry Oct 25. 2020

매일, 한 걸음씩

믿음의 균형

[마가복음 12:13-17]

13 그들이 예수의 말씀을 책잡으려 하여 바리새인과 헤롯당 중에서 사람을 보내매
14 와서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아노니 당신은 참되시고 아무도 꺼리는 일이 없으시니 이는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고 오직 진리로써 하나님의 도를 가르치심이니이다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니이까 옳지 아니하니이까
15 우리가 바치리이까 말리이까 한대 예수께서 그 외식함을 아시고 이르시되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하나를 가져다가 내게 보이라 하시니
16 가져왔거늘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형상과 이 글이 누구의 것이냐 이르되 가이사의 것이니이다
17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시니 그들이 예수께 대하여 매우 놀랍게 여기더라


나와 같은 마음, 이 암담한 현실 속에서 무엇인가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날은

연대 속에서 심장이 뛰면서 한편으로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 심란하기도 하다.

우리의 노력이 결국 헛된 것일까봐.

결국 우리는 낙심하게 될까봐.


어제도 그런 날이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불안한 목소리로 기도한다.

“주님, 내가 맞게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 현실의 벽이 너무 높게 느껴져요. 내 앞에 있는 것들을 분별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신기하게도 진심이 담긴 기도는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야 금방 응답이 될 때가 종종 있는 것 같다.

오늘 예배에서 들은 말씀은 그래서인지 더 와닿았다.


예수님을 시험한 바리새인들과 헤롯당인들, 그들은 현실의 당연한 것을 마치 모르는 듯 순진하게 예수님께 되물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우리는 세상의 법과 질서의 체계 아래 오늘을 살아간다. 번 수익의 일부는 국가에 세금으로 내야 하는 것, 그리스도인 역시 지켜야 할 의무임이 당연하다

세금은 한 예시일 뿐, 우리는 세상의 수많은 것들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때로는 이 법칙을 그냥 따르는 것이 맞는지, 신앙인으로서 옳게 걸어가고 있는지 늘 갈등이 찾아온다.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고 할수록 내면에서든, 바깥에서든 예측할 수 없는 때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온갖 시험이 찾아온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과의 모든 연결을 끊고 혼자 산에 들어가 거룩함을 추구할 수는 없다.

제자들은 산 위에 머물기를 원했지만, 예수님은 오히려 온갖 유혹과 죄악이 가득한 산 아래로, 세상으로 나아가셨기 때문이다.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오늘 이 현실 속에 살아간다.

오늘 나는 내가 속한 사회에서, 의무를 다하지만, 동시에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치열하게 살아간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그리고 바로 뒤에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셨다.

현실이 다가 아니다. 그 속에만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믿음의 영역이 있다.

우리는 세상 속에 살지만 그 안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신앙은 바로 이 믿음 생활의 균형을 잘 잡는 것이라는 말씀이다.


목사님은 이 말씀을 묵상하며 우리의 삶이 마치 외줄 타는 것과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좁디좁은 길. 아래를 보면 두려움이 엄습하는 험난한 길.

그렇기에 아래가 아닌, 앞을 바라보며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매 순간 우리를 도우시는 성령님을 의지하며, 기도해야 한다.


왜 남들은 다 편하게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힘겹게, 투쟁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런 갈등이 몰려올 때가 분명 있다.

대체 이 끝은 언제인지,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땀 흘려야 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이 세상에 살아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갈라디아서 6장 9절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 나의 최선을 다하는 것. 마음, 그리고 믿음을 지키는 것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지금 신을 믿지 않아도, 당신은 분명 선함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동기가 무엇이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당신은 아름답다. 그리고 그 길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줄은 한꺼번에 다 걷는 것이 아니라

한 발짝씩 내딛는 것임을 기억하며


그렇게,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