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벼리작가 - 이벤트 선물 받았어요
2주 안에 반드시 마무리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생겼다. 다른 것은 잠시 미뤄둘 수밖에 없는, 온전히 몰입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게다가 부활절을 앞둔 고난주간의 특별새벽기도회 시작과 맞물리며, 마음까지 한층 더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
그 와중에 온벼리 작가님의 책이 4월 1일에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약판매도 없이 온·오프라인 동시 판매가 시작된다는 말에, 그날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알람을 설정해두었다. 잠시 작가님의 글방에 들렀고, 이벤트 소식도 마주했다. 우리의 인연을 생각하면 리뷰 하나쯤은 기꺼이 쓸 수 있는 일이었지만,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브런치가 아닌 교보문고 리뷰로 대신하겠다는 나름의 약속을 세웠고, 그 다짐으로 이벤트에 응모했다.
뜻밖에도 당첨되었고, 며칠 뒤 도착한 선물은 생각보다 더 깊이 마음을 건드렸다.
평소 선물을 고를 때 스스로에게 지켜온 기준이 하나 있다. ‘내가 받고 싶은 방식으로 건넨다’는 것. 어떤 보상을 바란다는 의미가 아니라, 상대의 마음에 기쁨으로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님의 선물은 묘하게도 내 마음과 맞닿아 있었다.
그럼에도 당장 해결해야 할 일들이 먼저였다. 겨우 숨을 고를 수 있었던 어느 날, 하루를 비워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감사의 마음만 남긴 채, 리뷰에 대한 약속은 다시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주.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멈춰 섰다. 미뤄둔 약속이 떠올라 교보문고 페이지를 열었다가, 이내 조용히 닫았다. 대신 브런치 창을 열었다. 결국 나를 움직인 것은 온벼리 작가님과 함께 쌓아온 시간과 마음이었다. 여전히 나는 정에 약한 사람이었다.
이 글은 정제된 리뷰는 아니다. 다만 적어도 스스로에게 거리낌 없는 마음으로, 지금의 감정과 진심을 담아 조용히 풀어내려 한다.
정신없이 흘러가던 날들 속에서도, 이 책의 출간일을 기다리며 알람을 맞춰두었던 순간이 선명히 떠오른다. 어쩌면 그때 이미, 이 이야기를 마주할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정한 어른’이라는 말 앞에서 긴장감이 스쳤다. 책이 건네는 기준 앞에 나를 세우게 될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프롤로그를 넘기며 만난 삶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조용히 빛나는 이야기였다. 그 진솔함 덕분에 마음은 오히려 풀어졌고, 봄바람 같은 온기가 천천히 스며들었다.
새봄이 엄마인 저자에게도 열한 살 섬 소녀 시절이 있었고, 가슴이 뜨겁게 뛰던 20대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깊이 품어야 했던 이름은 ‘엄마’였을 것이다. 그 사실이 이 이야기를 더욱 묵직하면서도 따뜻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생후 3주 된 아기가 경기를 일으키며 응급실로 실려 가는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출산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몸으로, 양말도 신지 못한 채 한겨울 어둠 속에 남겨진 엄마. 멀어지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만 남은 그 장면은 오래 마음에 머문다.
정확한 원인조차 알지 못한 채 시작된 긴 시간. 그리고 아기는 뇌의 절반 가까이가 녹아내리는 뇌수막염을 겪는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마음이 하염없이 내려앉았다.
이 책은 결국 한 아기의 이야기이자, 한 엄마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낸 시간의 기록이다. 읽는 내내 여러 번 멈춰 서게 되었고,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단순한 몰입이 아니라, 그 시간을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이모 같은 거리는 사라지고, 어느새 ‘엄마’의 자리에서 함께 앉아 있고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긴 시련 속에서도 말없이 곁을 지키는 어떤 따뜻한 기운이 느껴졌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연히 전해졌다.
행간 사이에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눈물과 시련과 한숨이 얼마나 깊고 넓게 엮여 있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는 마음. 그것은 선택이라기보다, 엄마라는 이름이 가진 몫이었을 것이다.
모든 면에서 또래보다 더디었던 아이. 그러나 그 아이는 자신의 속도로 자라났고, 자신의 방식으로 배워갔다. 그리고 마침내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그 시간은 기적에 가까웠다. 그 모든 순간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손길이 함께했고, 결국 그 이름 하나님을 찬미하며 감사로 나아가는 마음이 잔잔하게 전해졌다.
어둠 사이로 빛이 스며들기 시작할 때, 나 역시 함께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단단해진 마음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부모라는 자리는 완벽할 수 없고, 늘 다정하기만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끝까지 곁을 지켜내는 마음이 한 생명을 지켜내고, 한 사람을 성장시킨다.
이제 청년이 된 새봄이의 앞날을 조용히 축복하게 된다. 그 길 위에 따뜻한 햇살이 오래 머물고, 좋은 인연들이 자연스럽게 함께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그들의 가정에 ‘새봄’이라는 이름처럼 포근하고 환한 시간이 오래 머물러,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따뜻한 자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 책을 덮으며 남는 생각 하나.
다정한 어른이란, 완벽하게 부드러운 사람이 아니라, 끝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나 역시, 그런 다정함을 잃지 않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안녕하세요? 독자님, 작가님.
한동안 바빴습니다. 그래서 글방에 찾아뵙지도, 글을 발행하지도 못했습니다.
그 사이 벚꽃이 지고 수수꽃다리가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봄잔치봄 입니다.
사드락사드락 걸어보겠습니다.
조만간 글방으로 찾아 뵐게요.
제가 찾아뵙지 못했으니 양심상 댓글창을 닫아두고 싶었으나 ㅎㅎ
책소개인데 온벼리 작가님께 결례가 될 듯하여 댓글창을 열어둡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