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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테 Jul 25. 2024

허니문이 끝나간다

요양차 휴가를 브런치마을로 떠납니다

제가 사는 남부지방은 장마가 완전히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왔어요. 어제 햇볕에 잠깐 나갔다가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랐어요.

 오늘부터 7일간의 휴가가 시작됩니다.


저는 야심 차게 서울행을 계획해서 아버지의, 서울 사는 살림밑천 큰 딸 집에 머물면서 아버지의 젤 이쁜 셋째 딸을 불러들여 시끌벅적하게 좀 보내려고 했었어요. 한 달 학생군사훈련 마치고 돌아올 아들도 불러들여 시간을 보내다 함께 내려오려 했건만..ㅠ


별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일이 불거져서 급히 휴가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꼼짝없이 방콕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유롭게 일처리가 완료되기까지는 열흘쯤 소요된다고 하니 휴가가 끝나고도 자유를 강탈당하게 되었네요.(생각하시는 그거 절대 아닙니다. 아무데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어요.)

뭐, 중차대하거나 위독한 일은 아니니 염려 안 하셔도 됩니다. 얼굴튜닝도 아니고요.(미의 기준에는 많이 거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혐오감을 주지는 않습니다. 여등 작가님 상상에는 제가 예쁘다고 하셨는데 나태주 시인 말씀처럼 자세히 보면 분명 그런 구석도 있을 거예요ㅎㅎ)

외출은 자유롭게 가능하나 식탁교제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교회학교 부서장으로 있는 부서수련회도 미리 지난 주 억센 빗속을 뚫어가며 장거리를 다녀왔습니다.


브런치마을 입성 석 달이 다가오고 제가 정한 허니문기간도 끝나갑니다. 아직도 어리벙벙하기만 한 제가 이 기간 동안 열심히 한 일은 구독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한 것입니다.

대부분 작가님들이 작가이면서 동시에 구독자인 이곳에서 초보인 제가 먼저 배워야 할 일이 이것이었다고 생각했어요. 요리를 배우려면 먼저 설거지와 재료 다듬기부터, 도구 다루기 하듯이.

아직도 기본을 다지려면 멀었지만 가끔은 수려한 문장이 탐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부사 한 가지로 일필휘지의 글을 쓰신 작가님 글을 읽고 초라한 저를 봐버렸답니다.


그럼에도 이 엉성한 초보를 양 옆에서 손잡아 주시고(류귀복 작가님 책 표지그림처럼요) 잘하고 있다, 씩씩하다, 응원한다, 사랑한다(영혼의 큰이모님 서무아작가님 고백)를 날려주시니 그 힘으로 가까스로 버텨나가고  있답니다.

작가명 이름을 세세히 안 올렸으나,

바로 작가님 맞아요. 제가 작가님과 구독자님께 얼마나 감사한 마음인지 아실 거예요.

구독만 하시고 이후로 글 한 번도 안 읽으신 아웃사이더 작가님, 구독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하여 독자로서 역할을 조금 더 충실히 하고자 출간하신 이웃작가님의 책을 지역서점에 주문해서 오프라인 구매하고(이래야 작가님들 출간도서가 지역서점에  이름 알리는데 도움이 될것 같고, 오전 10시쯤 전화주문하니 바로 내일 도착이라는데 저는 며칠 서점에 머물게 할 예정입니다ㅎㅎ) e-북도 구매하려 합니다.

제가 브런치 작가로 입성하기 전에 발행하신 작가님들 글을 읽어보는 시간으로 채우고자 합니다. 스테디셀러나 베스트셀러 아니라도 이에 못지않은, 혹은 이를 능가하는 작가님들이 많습니다.

천국 가면 길바닥이 황금이라서 여기서 천국으로 금 가져갈 수도 없지만 갖고 갈 필요가 없는 것처럼, 브런치마을 인도 보도블록은 훌륭한 글로 깔려있고 벽도 도배되어 있어 서점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고기는 쉴 틈 없이 지느러미를 흐느적대야 하고 새는 날갯짓을 해야 하고 쓰는 사람은 틈만 나면 써야 숨을 쉴 수가 있는데 어리석은 저는 읽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읽다가 심심하면 그때 쓰려고요.

한량 같은 한가한 이야기일 수 있어서 치열하게 근무하시는 작가님들에게는 송구합니다.

그래도 치료회복차 생긴 시간이니 너그럽게 봐주시길요.

말이 너무 길어졌어요.

하려고 했던 말이 이게 아니었는데 쓰다 보니.

저처럼 서두가 긴 글은 좋은 글이 아닙니다.ㅎㅎ


하여, 제가 작가님의 오래전 글에 라잇킷을 지속적으로 누르거나 간혹 댓글을 단다 하여도 놀라지 마시길요. 또 오래된 글에 라잇킷이 안 눌려졌으면 다음 겨울휴가도 있으니까~^^.


이 글은 내일까지만 게시하고 내릴 예정입니다.

혹시 댓글 달아주시면 제가 댓글만 따로 캡처이미지로 보관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댓글은 소중하니까요.

(이러려고 했다가 달린댓글이 주옥같아서

혼자보긴 아까워요. 어쩌죠? 그냥둬야겠져? ㅎㅎ)


저를 이웃작가로 곁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날씨가 덥지만 팔짱 꼭 끼고 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 작가님은 제게 소중한 분이니까요.

제 브런치카페에 작가님 자리는 항상 예약석으로 준비되어 있답니다.



덧)

글을 발행할수록 구독자가 빠져나가는데

소신껏 쓰고 싶은대로 쓰렵니다.

예약석은 준비되어 있으나 가실 분은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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