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같은 느낌의 그곳 Dublin (2014)
아일랜드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맞이하는 첫날 아침이다. 두툼한 옷을 준비해 오라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3월인데도 춥다. 상쾌하면서 차가운 공기로 코끝이 시려온다. 더블린 시내를 찬찬히 둘러보는 것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친구가 살고 있기에 아일랜드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오지 않았다. 느낌이 제주도와 비슷하다는 정도밖에는.
느긋한 아침을 먹고 10시 30분 버스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정류장으로 간다. 그녀가 사는 이곳(Howht Ssutton)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버스 2층의 통 유리창으로 더블린과 마주한다.
느리게 걷기를 시작하며 광장의 동상을 눈부시게 바라본다. 잠시 구경하러 들른 백화점은 오전이라 한산하다.
Trinity College. 파리에서는 대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수위 아저씨에게 저지당했는데, 이곳은 아무렇지 않게 쓰윽 들어와 졌다. 중세 느낌 한 가득이다. 어디가 됐든 자리 잡고 앉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산책하러 들른 공원에선 Oscar Wild 조각상을 만났다. 아일랜드는 작가들이 많다고 한다. 갑자기 떠오르는 작가가 없어 서점에 가서 책을 사자고 조르기가 궁색해진다.
박제를 무서워하는 편이라 나무 바닥에서 전해오는 그 세월의 삐걱 소리를 못 견디고 얼마 안 있어 자연사 박물관 밖으로 나온다.
박물관 마당 한쪽에는 토피어리 모양의 사슴(?)이 뛰어다니는 듯하다. 공원에서 만난 조각상과도 혼잣말로 인사를 나눈다. 안녕하세요~~
우리와 다르지 않은 공원이겠지만 타지라 그런지 또 다른 느낌을 주는 공원이다. 인공적으로 조성되었다 느낌보다는 야생화가 툭~! 하고 피어 있어 여긴 원래부터 이런 곳이야~라는 편안함?
저녁으로는 연어와 오징어를 사러 시장 구경 간다. 우리의 시장과는 조금 다른 느낌. 유럽은 그런 듯하다. 집에서도 눈으로만 봤던 오징어를 손질하러 시도해본다. 여행은 이렇듯 처음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오늘은 내일 Giant Causeway 관람을 하러 갈 거기에 더 일찍 자려고 했으나 그러기엔 너무도 아까운 밤이다~
Giant Causeway
5시. 기상시간이다. 그러나 몸이 먼저 반응을 보이는지 2시부터 계속 눈이 떠진다. 마음보다는 몸이 늘 먼저 설레준다. 두꺼운 옷을 준비해 오라는 당부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져온 코트만으로는 추워서 친구의 옷까지 빌려 입었으나 그래도 3월의 더블린은 춥다.
오늘의 Giant Cuaseway를 가기 위한 여행은 1 day 투어를 미리 신청해 준 친구 덕분이다.
오늘 여행 중 하나는 Belfast(벨파스트)의 black taxi를 타고 가이드 투어를 하는 거였는데 버스 아저씨의 말씀도 그렇고 택시 아저씨의 말씀도 그렇고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영어 듣기 평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눈치로 때려 맞추려 해도 쉽지 않다 ㅠ.ㅠ
1교시 가이드 아저씨의 영어 듣기 평가가 끝나고 2교시 택시 아저씨의 긴 아일랜드 정치 이야기, 벽화, 교회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끝나자 벽에 사인하라고 펜을 건네준다. 종이에도 뭔가 잘 끄적이지 않는 나의 성격이라 벽을 마주하니 참으로 벽처럼 머리도 꽉 막혀온다.
타이타닉호 박물관은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올려가며 그냥 건물만 바라봤다. 흩뿌리며 내리는 비는 겨울비 같아서 맞기도 그렇다고 우산을 쓰기도 애매하다~ 한참의 구경이 끝나고 Causeway로 출발하는 시간이다.
코즈웨이는 개인적으로 아일랜드에서 기대하는 곳 중의 하나이다. 제주도의 주상절리가 관광지로 개발이 시작할 무렵 갔던 그곳. 지금은 못 들어가게 막혀 있어서 내려갈 수 없던 그곳과는 달리 코즈웨이는 직접 걸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의 내 성격과는 다르게 여행을 떠나면 나오는 행동들이 드디어 나오기 시작한다. 흥분하고 좋다고 뛰어다니고, 두 팔 벌려 햇빛 흠뻑 섭취.
비가 오다 말다 하던 이곳에는 정말 오랜만에 무지개까지 선사한다. 얼마 만에 보는 무지개인가??
무시무시한 줄로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야 할 때 울뻔했다. 애써 괜찮은 척하면서 지나가야 하는데 다리는 자꾸만 후들후들~ 절벽은 알 수 없는 매력으로 자꾸만 발을 멈추게 한다.
Wicklow tour
오늘은 왠지 어제보다 더 추운 기분이 든다. 왜일까? 어제 맞은 비가 아직도 내 어깨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오늘은 남쪽으로 내려가는 관광코스란다. 호텔 앞에서 9시 20분쯤에 출발하는 버스를 탄다. 오늘 아저씨는 운전 겸 가이드까지 하신다. 엄청 말씀이 많으시네~ 많이 하시니까 알아듣는 단어도 좀 늘어날까나~ㅎ
Four season hotel과 bewley’s hotel을 거쳐 avoca에서 차 한잔과 커피 케이크를 먹는다.
가이드 아저씨는 시내 곳곳의 핫 플레이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기초 지식이 없다 보니 더 알아들을 수가 없어 눈치만 굴리고 있다. 이곳에 살았던 사람인데 유명한 사람인 건가??
Powerscourt라는 주택의 화려함은 아일랜드의 다른 묘미를 준다. Howth와 Dublin 시내와는 다른 느낌. D4는 부유한 동네라고 한다.
아저씨가 Upper lake에 내려줘서 사진을 찍는데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부는지 날아갈 듯하다. P.S I LOVE 촬영지도 있단다. 그러나 그런 표시는 보이지 않는다. 영화의 한 장면만을 난 떠올리며 이곳이구나 혼잣말할 뿐.
아저씨는 차 안에 타자 Jameson의 위스키를 한잔씩 돌린다. 시음하라고. 한잔만으로도 마음은 콩닥. 온몸은 축 늘어진다. 역시 술은 나와 맞지 않다 @@
어제보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정말 매일매일 비와 함께 하는 삶이다.
긴 관광을 끝내고 관광객답게 백화점에 들러 네스프레소를 10세트나 구입했다.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 같지 않은 향수도 하나 덜컥~ ㅋㅋㅋㅋ 가방이 미어터진다고 소리칠 거 같다.
Cliffs of Moher
오늘은 더 다른 이 세계- 모헤어 절벽(cliffs of Moher)-를 구경하러 아침부터 서둘렀다. 아마도 더블린을 생각하면서 광고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면 바로 그곳이 모헤어 절벽일 것이다. 가는 길은 고속도로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쌩쌩 달려주는 차 속에서의 대화는 바퀴가 달려가는 길이 아스팔트가 아니라서 나는 소리와 맞물려 잘 전달되지 않는다. 목소리는 더 커지고 높아져만 간다. 늘 그렇듯 날씨는 화창한 듯하다가도 흐려지고, 다시 맑음을 반복한다. 차창에 톡톡하고 떨어지는 것은?
빗방울이 아닌 우박이다.. 얼음 알갱이 같은 것이 톡 하고 떨어진 뒤 또르르~ 내게 질문한다. 어디 가니???
도착해서 마주한 절벽은 바람이 세차게 깎아 놓아서인지 위엄이 서려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보니 오래 머무른 거 같지 않은데 벌써 두시다. 다음 장소인 galway로 이동~
1차선밖에 안 되는 고속도로지만 구불구불 이어지는 이 도로가 맘에 든다. 5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galway에 도착하고 둘러보다가 식당에 갔으나 5시 10분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해서 잠시 길거리를 구경한다. 길옆으로 있는 강가에는 강물이 흘러가고 있으나 물살이 세서 사람도 휘말려 휩쓸려 사라질 것 같다.
5시 10분이 되어 Martin 식당이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대구구이와 립 아이, 홍합요리를 시키고 기대해 기대해 본다. 와우~~ 기대한 만큼 맛있다. 돌아오는 길이 멀긴 했지만 친구가 있어 더 편했던 여행이었던 듯.
내일은 서울로 돌아가는데 돌아가는 길인 거니까 아무 일도 없겠지??
Present for U
새벽시간 비행이라 친구가 공항까지 배웅 나왔다.
이것저것 챙기고 체크인하고 작별인사를 했는데 카드가 없으면 텍스 리펀을 받을 수 없단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려면 2 청사로 넘어가야 한대서 모르는 길을 물어 물어 갔는데 역시나 거기서도 카드가 있어야 한다 하네. 덴마크에서 분실한 지갑으로 인해 카드는 없고.. 친구는 전화를 안 받고.. 하는 수 없이 서울 친구들과 걱정할지도 모르는 언니에게까지 카드번호를 요청한다. 그러느라고 정신이 팔려 챙겨야 하는 친구의 물건까지 어디다 놓아버리고서는 비행기를 타러 가기 바로 직전에서야 물건을 분실했다는 것이 기억났다. 텍스 리펀 자동화 기기에 두었는지, 아니면 청사로 넘어간 그곳에 두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고 비행기 시간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리가 후덜거려온다. 내 물건만 있는 게 아니라서 더 걱정이고 속상해진다. 이러지 않았는데 이번 여행은 왜 이렇게 깜빡 불이 자주 들어오는지..
더 멀리 있는 청사 데스크로 돌아갔더니 다행히도 있다. 아주머니가 present라고 보관하고 계셨단다.. 휴~ 감사인사를 간단히 한 후 비행기를 향해 전속 질주. 이곳은 빨리 오라고 안내 방송도 안 해주고 가는 듯하다.(못 들었을 수도 있지만) 내가 타고나니 비행기가 문을 닫는다.. 허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