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효과
도로를 건너려고 멈춰섰다.
신호등은 빨간불.
이어폰을 꽂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리는 경적 울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차들은 해당 신호에 채 못 건너가서 사거리에 엉거주춤 걸쳐져 있다.
그 차들은 노란불에 속도를 내다가 걸렸던 것인가, 이렇게 혼잡한 차들속에 느릿느릿, 슬금슬금 건너다가 맞은편 신호등에 걸린것인가...
결국 그런 차들 덕분에 본래 자기 신호에 건너가야 하는 차들은 다음 신호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운전을 잘 한다는 사람들이 속칭 말하던 차의 흐름을 망친건 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길을 잘 모르는 나.
속도를 무서워하는 나.
끼어들기는 더 무섭던 시절.
쭉 타고 오던 길이 아닌 한칸을 더 우측으로 끼어들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 뒤에는 안 껴들고 뭐하고 있냐는 경적 소리와 절대 안 껴주려는 우측 운전자들간의 암묵적 실랑이 속의 주인공은 나였다.
다행히도 양보해주는 차 덕분에 그 길을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그 이후론 한참전부터 준비를 시작하여 저어 멀리부터 우측 도로를 타고 주행을 한다.
그러나, 이것도 만만찮다. 나의 어설픔을 간파라도 한 듯이 저멀리서부터 날아온 운전자들이 시도때도 없이 내 차 앞에서 껴들기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성격 좋은 친구는 내게 그냥 다 양보하란다. 정답일까? 내가 그 끼어들기 운전자들에게 양보해준 시간만큼, 내 뒤에 오는 차들의 시간은 나로 하여금 잃어버렸는데도?
다른 친구는 최대한 바짝바짝 붙여 보란다. 1Km도 안 되는 거리에 브레이크를 몇 번이나 밟아야 하는지 그런 틈조차도 주지 않으려 애를 써보건만 무용지물이 될 때면 참으로 뒷분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끼어들기 운전자들에게 세상이 두쪽 날만큼 바쁜일이라도 발생한 걸까?
아님 나처럼 이 길이 난생 처음으로 들어오고 헤매다 보니 그런걸까?
시간 아끼면 세상에 훌륭한 결과물이라도 내놓을 수 있는 것인지
집에 가스라도 켜두고 나온 것인지.
그들은 타인의 시간을 훔쳐가며 날아가고 있다는 것은 아는지....
느닷없이 나비효과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