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_위즈덤 2.0

by 꼬드kim

이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을 했다.

계속해서 읽어왔던 비소설류의 책들.

이 정도쯤에서는 소설 한 권을 읽어주면 기분 전환이 될 것 같은 느낌.

그러나 소설을 안 읽은 지 너무도 오래되어서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방향 상실감 탓에 책꽂이에 꽂아둔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어지간해서는 책 읽기를 중도에 포기 못 하는 습성탓에 귀한 이야기를 건졌다.




아주 오래된 옛날 한 일본 청년이 최고의 무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청년은 이 목표를 이루려면 최고의 고수에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머나먼 곳에 살고 있는 고수를 찾아 고향을 떠났다. 길을 나선 지 며칠이 지나 청년은 드디어 고수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 나에게 뭘 배우고 싶어서 찾아왔나?"

"무예를 가르쳐주십시오. 이 땅에서 최고의 무사가 되고 싶습니다. 얼마나 수련해야 할까요?"

"못해도 10년은 해야겠지."

'10년은 너무 긴데. 난 그보다 빨리 마치고 싶어. 그래. 더 열심히 하면 가능할지도 몰라' 청년은 속으로 생각하다가 다시 고수에게 또 물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로 수련을 하면요? 그럼 몇 년이 걸릴까요?"

"그럼 20년이 걸리겠지?"

'뭐야. 더 오래 걸리잖아! 20년씩이나 어떻게 배워. 내 인생에는 다른 할 일들도 많다고. 고수께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수련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 못 느끼신 게 틀림없어.' 청년은 생각을 하다가 다시 물었다.

"밤낮으로 온 힘을 다해 수련하면요? 그러면 얼마나 걸릴까요?"

"30년이네."

청년은 어리둥절했다. 왜 자꾸 기간이 늘어나는지, 고수의 대답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서 필사적인 심정으로 다시 고수에게 물었다.

“제가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할 때마다 왜 자꾸 더 오래 걸린다고 하시는 겁니까?”

“답은 간단하네. 한쪽 눈이 목적지에 가 있으면 남은 하나의 눈으로만 길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네.”




지하철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한참을 키득거렸다. 순간적으로, 대부분이 한쪽 눈으로만 길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를 포함하여.

또한 몇 달 동안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조금은 줄어든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래, 이래서 우리 일이 자꾸 늦어지고 있는 거잖아!!'라는 기분.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얼마나 배우면 잘할 수 있습니까'를 난 물어보지 않는다. 개인차라는 것이 존재할뿐더러, 조바심 낸다고 더 앞으로 가지도 않고, 나의 느릿한 습성 탓에 지독한 연습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가끔은 목표를 향해 무작정 질주하는 그들이 부러웠고, 나 또한 그런 속도를 내보려고 할 때마다 탈이 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고 싶어 졌다.

제대로 바라보고 즐겨가면서 목표를 달성하자는 마음이 조금 더 생겼다고나 할까.

책 덕분에 조금은 더 느긋해지고, 성장한 기분.

2020.11.7



저자_소렌 고드해머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