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학기 가정 수업에는 뜨개질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첫 수업은 대바늘로 뜨개질을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어렸을 적 고모가 뜨개질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 때문에 뜨개질을 하는 방법이 아주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시간이 흘러 목도리를 완성했다.
다음 뜨개질 수업은 벙어리장갑을 뜨는 것이었다. 목도리는 단 두 개의 바늘로 만들어졌지만 장갑은 여러 개의 바늘이 필요했다. 그날은 엄지손가락을 만드는 날이었다. 선생님의 방법을 지켜보고 있는데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선생님은 방법을 설명하고 나서 우리 반 학생들을 향해 질문했다.
“이해가 안 가는 사람?”
나는 소심하고 조용한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나와.”
나는 조용히 교탁 앞으로 나갔고, 선생님은 내게 뜨는 방법을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바깥 뜨기를 시작했다.
“어어, 잠시만.”
“너 왼손잡이니?”
“아닌데요.”
“아니, 왼손으로 뜨고 있잖아.”
나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엄마를 포함하여 그 어느 누구도 내게 왼손잡이라고 말해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 오른손으로 글씨를 써요.”라고 나는 최대한 또박또박 얘기를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아니, 너는 왼손잡이야.”라고 이야기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나는 왼손잡이 뜨개질 방법을 알려줄 수 없어. 그러니 네가 손을 오른손으로 변경하든가, 아니면 내 방법을 보고 반대로 하든가 해.”
쉽사리 대답할 수 없었다. 우선 내가 왼손잡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고, 두 번째는 선생님의 말로 인해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너는 왼손잡이야’라는 문장은 중립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들렸다.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그러고 나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그날의 뜨개질 수업은 엉망이 되었다. 유튜브가 있던 시절이 아니었기에 친구가 열심히 오른손잡이 뜨개질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내 마음은 벌써 배울 마음을 포기한 것 같았다. 아무리 시도를 해보려 해도, 반대 방향으로의 뜨개질은 잘 되지 않았다. 결국 친구가 나의 장갑을 완성시켜줬다.
그날 이후 나의 적성 점수 중 가장 높았던 가정은 관심에서 멀어졌다.
핀란드 여행 중 우연히 산 벙어리장갑은 너무도 따뜻했다. 장갑이 낡아서 새 장갑이 필요해지자, 내가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과 나는 왼손잡이라서 안 될 거야라는 생각이 함께 떠올랐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뜨개질 블로거에게 왼손잡이도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남기게 되었다. 그 블로거는 왼손잡이도 뜨개질을 배울 수 있으며, 유튜브에서 왼손잡이 뜨개질 방법을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며 어렵지 않게 뜨개질을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줬다.
아마도 엄마는 내가 왼손잡이로써 겪어야 할 이런 편견과 상처를 받지 않게 하려고 글씨 쓰기나 젓가락 사용법과 같은 방법을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부터 오른손으로 가르치셨던 것 같다.
그날 이후 나는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다르게 보는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타인의 말 한마디가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여전히 지금 나는 왼손잡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왼손잡이임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양손이 꼭 필요한 일들에는 운동신경이 발달한 왼손이 많이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왼손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