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합시다, 생각을 현실로.

행동학교 1기 수료식

by 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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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7일, 새해를 맞이하고 피플액트랩 첫 모임이자 행동학교 1기의 수료식을 진행했다. 피플액트랩의 첫 도전이었던 강의+실행 형태의 학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만큼 배운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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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학교 1기 수료자는 단 2명!

두 사람 모두 프로젝트 '자존감 수업'을 진행했고 30여 일간 자존감을 돌아보고 지키려는 연습을 정말 기똥차며 웃기게 잘 해냈다. (내가 PM이었는데, 진짜 진짜 진짜 웃겼음.)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참가 멤버들이 '비공개 모임'으로 설정했기에 말할 순 없지만 방법론은 기회가 되면 살짝쿵 공개해보기로 한다. 오늘 수료식에선


하나. 개인 프로필 사진 촬영

둘. 단체 사진 촬영

셋. 수료 선물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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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장소부터 평범치 않은 @선릉역사진관, 신나가 선뜻 제안해주었다. (행동학교 열심히 못 도와줘서라며... 자주 못 도와줘도 될 듯) 이 날도 우린 또 미칠 듯이 신나게 웃었고 마지막이 마지막이 아닌 듯 즐겁고 또 깊은 대화로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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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마자 행동하는 사람, 그것이 가치 있는 사람이다. -엔니우스

행동학교는 지난 3년간의 프로젝트 경험과 함께 행동하고 싶어서 시작한 [강의+실천] 형태로 가칭은 '프로젝트-학교'였다. 처음 시작할 땐 분명 나름 대가족이었는데.....(.. 그러게 말이야..) 처음 도전하는 형태다 보니 부족한 부분도 많아 아쉬운 점도 많다.


>과거로<

2016년 초, 우린 꽤나 아픈 진통을 겪고 있었다. 몰아치는 프로젝트들로 인해 하나 둘 지쳐갔고 우리가 무엇을 하기 위해 모였는지 의문이 해결되지 않았던 시점. 그렇게 우린 초기 멤버였던 영감쟁이를 떠나보냄과 동시에 두 멤버와 더 헤어졌다. 그렇게 나는 멤버 수가 반타작이 되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달았다.


'왜 떠나지?'

'무엇이 사람들을 떠나게 하지?'

'힘들어서? 지쳐서? 아니면 더 이상 얻을 것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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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유를 직접 물어보았을 때, 그들은 솔직히 대답해줬던 것 같다. 지금의 좋은 관계가 달라질까 떠나고, 비전이 없어서 떠나고, 더 이상 즐겁지 않아서 떠나고. 어느 것 하나 옳지 않은 말들이 없었는데, 그때엔 난 몰랐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나조차 지쳤을 때, 나도 떠나고 싶어 졌을 때, 그 소리들이 다시 내 귀를 타고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린 2016년 5월, 세월호 추모 프로젝트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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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학교 1기에선 두 개의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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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존감 수업'을 토대로 FAM이 제안한! 우리들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을 실천해보자는 [자존감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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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셔가 제안한 아이디어였으나 체셔는 빠지고, 행동학교 참가자 다수의 지지를 얻어 실행된 [다크 투어]

[다크 투어]는 역사의 어두운 이면을 둘러보며 기억하기 위한 여행 투어리즘으로 첫 번째 지역은 제주도로 선정! 다가오는 2월에 첫 여행이 시작된다고 한다.


두 개의 플젝이 시작되기 전, 20여 개 정도의 기획 아이디어가 태어났었다.

[자존감 수업, 나를 사랑하는 방법 발견하기, 매거진 B]

[다문화가정, 보육원, 놀이]

[다크투어, 하시마 섬, 1박 2일]

[뱅쇼, 판매, 겨울]

[포스트잇, 질문, 거리]

[자유로움, 스트레스, 야생성]

[탱탱볼, 넓은 광장, RED]

[방과 후 학교, 재능기부, 죽은 시인의 사회]

[아동 자원봉사, 사진, 한자]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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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아이디어들 중 행동학교에선 한 팀에 세 사람이 모이면 시작할 수 있도록 '생각경매'라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 과정에서 꼭 담고 싶었던 생각들이 있었는데,


하나. 나의 생각뿐 아니라 타인의 생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참여하고

둘. 아이디어 주체가 누구든, 관심 있는 누구나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셋. 함께 하게 된 타인의 다양한 의견들로 인해 더 나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도록


실제로 [자존감 수업]은 FAM의 아이디어로 시작했으나 참여한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매거진 형태의 결과물 제작이 아닌 방법론 실천으로 수정되었고 '비공개 모임'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정말. 미치게. 재미있게. 웃으며 실천할 수 있었다는 후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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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투어]는 체셔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지만 정작 실행에 체셔는 제외되었고, 더 애착을 가지게 된 프론프터, 딱이, 자유탐험가- 세 멤버가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 기획의도인 역사의 흔적을 기억하는 여행이라는 취지만 살고 장소, 여행루트 등 모든 것이 변했다.


>과거로<

휴식기가 끝나고 우리가 다시 모였을 때, 나아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나는 비전과 미션 동의에 문제가 있으며 우리가 다시 이것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야 하고 기존의 형태를 고집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부분은 자유탐험가와 깊이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경고했었다.

'지속가능성은 수익도 포함해서야-'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없는 이상(꿈)은, 지금부터 차근히 준비해나가면 돼-'
'뻔한 비지니스 모델들이 반복되는 건 그게 지금은 효용가치가 있기 때문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그녀와 감자탕을 먹으면서 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 밥도 거의 안 먹고 울었다. 현실과 이상의 벽은 높았고, 현재의 그 차이를 인정하기 싫었던 나는 날카로운 조언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울었다.


그렇게 우린 다음 형태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준비하게 된 것이 [행동학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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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만약 힘들어서, 지금 내 생각이 맞아,라고 고집부렸다면 우린 지금일 수 있었을까. 행동학교를 준비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우린 삐그덕거렸다. 행동학교를 시작하기로 선택했던 우리가 옳은 결정을 했다고 보기엔 우리가 거친 고민과 과정들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 멤버들과 다시 열정을 불태울 계기가 되었다. (왜냐하면... 상처가 곪기 시작했고, 결국엔 터진....허허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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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학교에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선택보단 생각의 중요성이다. 선택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선택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결정하는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행동학교를 시작하기로 선택했던 순간에 언제든 이 일을 그만둘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린, 시작했기에 끝까지 하기로 했고, 틈이 날 때마다- 아니 틈을 만들어서 곪아 터진 상처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다음 단계를 고민했다.


우리는 행동학교를 시작하면서 멋진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의 아직은 어설픈 설계가, 그들의 개인적인 삶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헤어지게 되었다면 너무 아쉬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아이디어에서 멈추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린 더 다져지고 싶다. 조금 더 성장하고 싶다.


다음 행동학교는 조금 더 조화롭게 짜일 것이다. 행동학교란 이름은 변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씩이라도 더 성장해서 이어질 것이다. 생각을 현실로. 그 틀의 변화는 무한대이다.


인간은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갈대지만
생각하는 갈대이다.
파스칼의 '팡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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