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너의 문제

그놈의 미션과 비전, 그리고 목표

by 체셔

-1-

당신은 70세에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어떻게 살고 있을 것 같나요?


> 과거로 <

미션은 생각보다 쉽게, 즐겁게 모두의 동의를 얻었다. 원래 서로서로 알고 있었던 것을 문장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그랬지, 서로 다르던 것은 아니었기에. 근데 이 다음이 진짜 관건이었다.

그래서 우린, 도대체 뭐가 되고 싶은 건데?

그건 서로가 달랐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하던 중, 내 머릿속을 스치는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아,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 어떤 한 가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고비들이 두, 세 번으로 끝날까.

[두려움]

그것이 몰려왔다. 아, 못할 수도 있겠구나. 그렇구나. 이게 꿈이구나.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이거구나. 처음에 알고 시작했는데 2, 3년 지나는 동안 잊었던 꿈이 나를 다시 두드렸다.

[불가능]

그러나 꿈꾸는 것, 하고 싶은 것, 나의 심장을 두드리는 것, 매 순간이 즐거운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게 되는 것, 그 사이에서 행복이 오는 것.


-2-

우리 나이 70세에도 (무엇이든) 시작을 하자.

우리의 첫 번째 비전이다.


[우리]

과거 위안부 바로 알리기 프로젝트를 하던 중, 어느 전시장에서 피플액트랩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우리 멤버 중에 캡틴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그녀는 너와 내가 만나서 우리가 되고, 우리가 또 우리를 만나면, 우리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지 않겠냐고 했어요. 캡틴은 세상 누구나, 그들도 '우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2015년 우리의 목표는 '무관심을 거둬들이자.'입니다. 그렇게 우리를 넓혀 가려해요."

[70세]

새로운 것을 꿈꾸거나 무언가를 배우기엔 너무 늦고, 경험해 온 것들이 축적되어 고정된 관념을 만들고, 여행을 떠나기엔 육체적, 금전적으로 힘들다고 생각될 수 있는 - 70세란, 우리가 삶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맞닥뜨릴 수도 있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뜻다. 우린, 그때에도, 그럴 때에도, 그 누군가의 '시작'이 쉽고, 즐거웠으면 좋겠고 자신이 아닌 외부의 조건들 때문에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작을 하자]

당신이 할 수 있는 것,
혹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라.
대담하게 도전하다 보면
타고난 재능과 힘, 그리고
마법 같은 놀라운 에너지가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과거로 <

16년도 끝자락에서 나에겐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고, 우리를 떠나기로 했던 멤버가 한 명 있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에서 그녀는 떠나지 않겠다-했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결정을 바꿨는지는 아직 물어보지 못했다. (곧 물어봐야지-)


그녀가 떠나기로 했었을 때, 우리가 했던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리더, 너의 문제는 리더가 리더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거야."


-3-

미션과 비전이 설정되고 이제 우린 2017년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 (와, 힘들다-)

하나. 2017년 우리는 공간이 하나 생겼다. 작고, 지하이며, 교통편이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들만의 아지트가 생겼다는 것이 무척 들뜨고 좋다. 처음엔 지하라서 하지 말까, 했는데 멤버 신나가 이렇게 말했다. "원래 모든 시작은 지하 또는 창고가 제격이지-."


둘. 2017년에 우리는 총 15개의 프로젝트를 실천할 것이다. (그런데 벌써 4개가 진행 중인 건 안 비밀*-*) 레드 도네이션 파티가 다가오는 21일에 시작되고, 2월엔 다크투어의 제주 여행이, 3월엔 공간과 스토리 툴킷 준비에 바쁠 듯하고, 4월에 오픈식과 다크투어 팽목항이 진행된다. (엥, 4개 넘었네) 플젝 수에 따른 각각의 정량적 목표도 정했다.(요건 비밀!!)



무제-1.jpg

셋. 마지막으로 우린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날 계획이다. 우리는 낙타들의 안부가 궁금하고, 사자들의 시작을 응원하고, 어린아이들과 놀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각자의 역할 분담도 재 수립했고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일할 수 있게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몇 가지 규칙이 적용되었고 아직까진 잘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안착이 되려면 시간이 조금은 걸리겠지만, 이 정도쯤이야!


> 과거로 <

[리더, 너의 문제]

멤버들이 말한 나의 문제란, 팀을 이끌고 방향을 제시하기보단 직접 일하고 싶어 하고 자꾸 의견을 낸다는 것이다. 너는 수평적인 구조를 원하다지만, 그건 리더를 제외한 멤버들 사이에서 가능한 것이라 했다. 리더는 언제든 수평적 구조로 내려와 의견을 들어도 되지만 결국 넌 앞서 있어야 한다-했다.


그리고 난 그게 싫다-했다. 너무 힘들고 고되고 외로운 곳인 것 같아서.


우리 멤버들이 정의한 너의 문제 - 즉, 우리의 문제는 '리더의 부재'였다.


나에게 선택지는 별로 없었다.

- 리더를 교체하던가

- 비전을 재구상하던가

- 이 모든 것을 그만두던가


사실 나는 리더 교체를 요구했었고 멤버들은 이를 거절했다. 그래서 나는 그만둘까 했는데(진짜임-) 어차피 인생 뭐 있어-라는 마음 반, 우리가 만들어 온 가치들이 그렇게 하루 만에 끝날 가치인가-라는 마음 반으로 완전히 망할 때까지 해보지-라는 마음으로 두 번째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가 제일 힘든 점은 리더이고 싶지 않았던 나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일이었다.

멤버들과 함께 나아갈 이 방향을 제시하려면 나는 내 생각부터 바꿔야 했다.

그녀와 나 사이에 놓여있던 티라미수, 요거 앞에서 사과문 읽음..

그래서 그 시작점으로 '너의 문제'를 제기했던 그녀에게 사과를 했다. 결별 선언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자존심과 우리의 신뢰를 의심했던 나의 실수들에 대해. 이 이야기의 끝에서 지금 그녀는 우리와 함께이다. (아마도 사과 때문은 아닌 거 같긴 한데-)


-4-

PAL을 하는 지난 3년간 나는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근데 2017년에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 다만, 콜린 파월의 말처럼 '이론상으로 가능한 것 이상을 끌어내는 기술, 리더십'이 나에게 있기를 바라는 것이고 내가 내 역할을 잘 해내길 기도하는 바이다. 나는 나만 걱정하면 되다. 우리 멤버들은 다들 각자의 영역에서 나보다 크기에.


서로 다른 똑똑함이 있어서 참 좋다.


목적과 방향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하고 용기를
가져도 부족하다.
존. F.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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