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조금 이기적인 시작을
-1-
지난주 수요일, 멤버 캡틴과 경미라는 친구를 만났다. 캡틴과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자리가 너무 오랜만이라,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를 이야기하다가 고작 2년 전인데-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러갔구나를 실감했다.
> 과거로 <
3년 전, 피플액트랩의 완전 시작점, 그때 나는 팀을 꾸려 Dream Artist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했다. 퇴사 직후였고, '나를 찾기 위한 여행'으로 네팔을 다녀왔었다.
성근, 유진, 태환 그리고 나. 그림 그리는 친구, 디자인하는 친구, 사진 찍는 친구, 영상 찍는 친구- 참 다양하게 모여서 2달이라는 시간 동안 네팔의 곳곳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정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했다. 우린 서로 싸우기도 했고 다독이기도 했고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함께이기도 했다. 가끔 모여서 만나면 우린 이야기한다.
우리 여행은 참 특별했어.
-2-
캡틴과 함께 만난 경미는 이제 막 꿈을 찾아서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그녀와는 페북 친구였다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났는데 어색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린 금방 이야기를 신나게 할 수 있었고, 그 안에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하나. 돌연변이
둘. 떠남
셋.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삶,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일들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특이해 보였던 일들. 그 과정에서 '꿈을 좇는 사람들'이 얼마나 허무맹랭하고 비현실적인지- 그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집에서 조차 우린 '돌연변이'라며 웃어댔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조금은 이기적으로 내 꿈을 좇을 수 있는 것은 돌연변이라도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기에-라는 훈훈한 마무리.
> 과거로 <
각자의 인생 한 모퉁이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여행이 끝나고 나는 성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매정했다. 퇴사 후 다녀온 여행으로 통장에는 딱 70만 원이 남아있었고, 직업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이전의 나로 돌아가는 듯했다. 사회인으로, 취준생으로, 어쩌면 백수로. 그런데 내겐 다른 힘이 생겼었다. 함께 해주는 사람과 벽을 넘을 용기와 다시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네팔에서의 여행을 마친 우리는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전시회를 열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첫 전시회를 열 수 있는 자금을 모았고, 첫 전시회에서 엽서를 판 금액으로 두 번째, 세 번째 전시회까지 열 수 있었다.
[나를 찾는 질문]
우리 전시회의 주제였다. 그리고 첫 전시를 통해 네팔에서 마주 할 수밖에 없었던 인생 질문들을 공유했다.
오늘이 당신의 마지막 날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나님이 “애야, 내가 왜 널 계속 살려둬야 하니?”라고 물으면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까. “그래. 네가 이 세상에 살아있어야 세상도 조금은 내가 기뻐할 모습으로 돌아오겠구나”하시려나?
정겹다, 보기엔. 한 5미터 떨어져서 보는 건. 한발 한발 다가설수록 불편하고 보기 싫은 부분이 보인다. 우리 모두의 삶이 그런 것이 아닐까? 겉으로 보기엔 모두가 행복해 보여도 속사정을 알고 보면 한 명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3-
꿈쟁이 경미는 곧 제주도로 이사를 간다-했다. 현재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진짜 자신의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서라 했다. 다양하게 실험해보고 도전해보고 그 안에 성취할 수 있는 것을 얻고자 한다 했다. 꿈꾸는 그녀의 눈에선 빛이 났고, 그 모습을 보며 3년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저렇게 빛났으려나.
누군가 그러하길,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딱 3가지라 했다.
- 시간을 달리 쓰는 것
- 사는 곳을 바꾸는 것
-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이 방법이 아니면 절대 바뀌지 않는다고.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이 가장 무의미한 행위라 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 방법을 알고 있었다. 3년 전, 내가 '나를 찾기 위해' 네팔로 떠났듯이-.
> 과거로 <
‘언제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나요?’ 나는 대답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의 기준을 모르겠어요.’ 아이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어린아이들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왜 우리는 커가면서 그걸 잊는 걸까?
두 번째 전시에선 '아이'를 통해 마주한 질문들을 나눴다.
아이들로부터 배운 무조건적 환대, 즐거움, 호기심, 부끄러움, 그리움, 미움, 분노. 잊고 있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다시 담아왔다. 그리고 아마도, 이 시점에서 나는 피플액트랩을 꿈꾸게 된 것 같다. 이렇게 한 번의 여행, 한 번의 전시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란 생각에 운영진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운명처럼 난 캡틴과 영감쟁이를 만났다. 캡틴은 나에게 말했다.
나도 이거 하고 싶어!
-4-
경미와 웃으며 이야기한 것 중에 기억에 남는 한 마디는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신호를 알아차리고 있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타이밍이라는 것을. 3년 전 나도 그랬다.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서, 더 이상은 아니라는 신호 덕분에, 살기 위해 떠났다.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에 또 다른 누군가가 반응했다. 그렇게 우린 한 팀이 되었다. 그때의 우리가, 각자가 내려놓은 짐은 무엇이었을까?
차라투스트라는 묻는다.
그대 영웅들이여, 가장 무거운 짐은 무엇인가?
차라투스트라는 인내심 많은 당신이 감수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묻는다. 무엇을 그리 짊어지고 사막을 달려가냐고 묻는다. 사막 같은 현실에서 타인으로부터 출발한 시선은 곧 나에게 꽂히고 다시 타인을 향해 쏘아진다.
우린 우리가 만나고자 하는 사람, 삶에서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을 '낙타'라 칭한다.
우리는 낙타의 안부가 궁금하다. 어떤 짐을 짊어지고 있는지, 잠시 내려놓을 순 없는지, 정말 당신이 원하는 것이 그것이 맞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혹시 아직 늦지 않았는지도 묻고 싶다. 아직 늦지 않았다면, 꿈꾸고 있다면 이제는 조금 '이기적인 시작'을 할 시간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단지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하루하루 그 꿈을 실천하며
산다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적의 비전 워크숍 14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