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몰웨딩이 가능한 조건
신나 서, 결혼하던 날
https://brunch.co.kr/@cheshire/29
조회수 10000을 찍고 나서야 멤버 신나를 닦달해서 '신랑이 알려주는 스몰웨딩'을 적게 되었다.(ㅎㅎㅎㅎㅎ 다 오빠를 위해서야~ 언니 허락은.. 받았겠지ㅋㅋ?)
+참고로,
이 글을 쓰는 본인은 이 글의 주인공 신랑 신부님 중 신랑님과의 친구이며, 친구들의 결혼식에서 결혼 영상을 찍어주다가 결혼이 예비부부를 위한 일이 아님을 깨닫고,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던 신랑 신부를 응원하며 피플액트랩 멤버들이 다 함께 시작하게 된 <신나 서 웨딩 프로젝트>였다.
본격 <신랑이 알려주는 스몰웨딩> 첫 번째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되는 스몰웨딩이 가능한 조건!!
스몰웨딩이 가능한 조건 01. 신랑 신부의 기존 결혼식에 대한 생각
체셔 Q: 결혼 이전부터 셀프 웨딩을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결정적인 계기는?
신나 A: 셀프 결혼식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나랑 와이프가 평범함을 거부하는 성격이 좀 있지. 그리고 경험적인 면도 있고. 내가 사진관을 운영하잖아, 그동안 많은 결혼식을 보고 사진도 찍고 했는데 기존의 결혼식은 뭐랄까, 거부감이 많이 생겼지. 홀에서 이것저것 사진 찍고 형식적인 틀만 강조된 결혼식에 대한 거부감 같은 거.
인생에서 특별하고 가장 중요한 행사인데, 30분 만에 앞뒤 다른 결혼식에 치여서 우리들의 이 중요한 순간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치러진다.'라는 생각이 좀 강했어. 그래서 옛날부터 셀프 결혼식을 고민하게 됐고, 지금의 아내, 당시 여자친구랑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치관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되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됐지-!(근데 사실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ㅋㅋㅋㅋ)
스몰웨딩이 가능한 조건 02. 결혼식이란 부부와 양가 어른들의 합일이라는 의식
체셔 Q: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신나 A: 알잖아, 나는 평소 재밌는, 새로운, 특이한 결혼식을 원했던 거. 결혼식이 스쳐 지나가던 수많은 인연들이 서로 알아가는 자리가 되거나 단체 소개팅을 하거나, 지인들 중에 좋은 사람들끼리 연결도 해주고 싶은 그런 서듀오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결혼식을 꿈꾼 거.(맞다, 나는 듀오에서 이 오빠를 데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ㅋㅋㅋ)
근데 이 과정을 이어가면서 깨닫게 됐지. 결혼식은 나만의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신부'와 '양가 어른들'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 막무가내로 우기면 결혼이 이뤄질 수가 없어. 나랑 아내는 만나온 사이지만 양가 어른들은 그게 아니잖아. 그분들의 의사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우리가 꿈꾸던 결혼식을 이뤄가는 건 진짜 어려워.
스몰웨딩이 가능한 조건 03. 아주아주 많은 부분에 대한 책임감과 배려와 시간
체셔 Q: 셀프 웨딩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뭐라고 생각해?
책임감
대화, 배려, 이해
충분한 시간과 계획
신나 A: 실제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블로그를 찾아보고 참고하게 되는데, 결국 자신들이 바라는 결혼식과 예산, 상황이 다르잖아. 그래서 여러 정보들을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변경하거나 맞출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해. 쉽게 말하면 이상과 현실 사이를 타협할 마음이 준비되어야 하는 거지.
셀프 결혼식은 A부터 Z 까지 모든 것을 직접 준비해야 돼. 그래서 그만큼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만 또 그만큼 많은 책임이 따르지. 필요에 따라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지만 전반적인 결혼식에 대한 관리를 직접 해야 한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해. 자유가 있는 만큼 책임이 따라오는 그런 거.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해야 할 것이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많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점은 신랑 신부의 대화, 그리고 양가 부모님의 배려 혹은 이해라고 생각해. 일반적인 결혼식은 많은 부분을 웨딩플래너랑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주지만 셀프 결혼식은 정말이지- 당사자인 신랑, 신부가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거든.
결혼식장은 어디로 할 것이며, 양가 친척, 친구들은 몇 분이나 초대 가능하며, 음식은 어떻게 할 것이며, 웨딩촬영은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이며 등등 결정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넘쳐 나거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날 수 있어. 예를 들면 구해 놓은 식장은 200명 제한인데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은 400명이 넘을 경우- 그냥 모시지 말자라고 할 순 없잖아?(우리들의 상황이 그랬지) 융통성 있게 어른들을 설득하고 또는 다른 대안을 찾는 것도 방법이지.
이렇게 이상과 현실을 타협하고, 신랑과 신부가 이야기하고, 어른들을 설득하고 혹은 배려받는 과정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과 계획을 갖고 준비해야 해. 양가 부모님도 허락을 해주셨기에 준비를 시작했지만 셀프 결혼식에 대한 경험이 없으신 부모님 입장에서도 전혀 다른,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에 정말 이야기를 많이 해야 했어~.
스몰웨딩이 가능한 조건 04. 신랑&신부의 자세
체셔 Q: 셀프 웨딩을 준비하는 신랑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신나 A: 결혼식은 신부를 위한, 신부에 의한, 신부의 결혼식입니다.(신랑분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빨리 인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셔 Q: 결혼식 준비 내내 그 이야기했던 것 같아ㅋㅋㅋㅋ
신나 A: 내 생각에 셀프 웨딩에서 신랑의 역할은 웨딩 플래너와 신부와의 결정을 신랑이 충분히 동의하고 공감하는 것, 그리고 응원하는 것이라 생각해. (이 과정을 통해 신나는 커뮤니케이션 레벨을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ㅋㅋㅋ)
셀프 웨딩을 하고 싶다면, 신랑이 웨딩플래너의 역할을 많은 부분 감당해야 해. 신부는 결혼식에 대해 생각해 온(아니, 거의 꿈꿔온-)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플래너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신부의 요구를 정해진 예산과 계획에 맞춰서 준비해야 하고, 때론 간곡한(?) 설득이 필요합니다.(정색 ㅋㅋㅋ)
거기에 신부는 이렇게 애쓰고 준비해 가는 신랑을 믿고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 것이 필요해. 셀프 웨딩은 신부가 생각했던 것보다 현실과 다를 수 있거든.
체셔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언니 이야기도 듣고 싶어 진다~ 마지막으로 셀프 웨딩에 대해 느낀 점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신나 A: 신랑은 빠릿빠릿, 신부는 릴렉스~ 부모님은 오픈 마인드!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고
그 시작이 결혼식입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행사를
직접 준비하는 것만큼
좋은 경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신나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