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
최근 타 도서의 서평을 위해 AI 영상 제작 프롬프트를 쓴 적이 있었다. 내가 만들고 싶었던 건 찻잔을 들어 올려 입가에 갖다 대는 장면이었는데, 생각보다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분명 ‘이거 만들어 줘!’하면 AI가 뚝딱뚝딱 만들어준다고 들었건만,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뭐가 문제일까? GPT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그러게, 왜 안될까? 미안해! 지금으로썬 이렇게 만드는 게 한계라고 봐야 할 것 같아!’라는 가슴 답답한 대답 뿐. 분명 사람들은 잘만 만들던데,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이냐.
그때 만난 책이 바로 『천재 로봇공학자 다니엘라 루스의 MIT 로봇 수업』이었다. 처음엔 AI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자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책은 그보다 훨씬 더 깊고 넓은 세계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단순히 인공지능이라는 한 분야를 넘어, 로봇공학이라는 복합적인 학문이 어떻게 작동하고 발전해왔는지를 실제 사례와 함께 친절히 안내한다. AI, 센서, 제어 시스템, 경로 계획,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 등ー로봇이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중심으로 풀어낸 이 구조는, 내 막연한 프롬프트 작성에 기술적 맥락을 덧씌워주며 한층 입체적인 이해로의 길을 열어주었다.
또한 특히 흥미로웠던 내용은, 저자가 강조하는 로봇공학의 윤리적 책임과 미래에 대한 통찰이었다. 로봇은 단지 사람을 대신하는 기계가 아닌,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갈 존재’로 점점 자리잡고 있다. 그렇기에 기술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데에는 단순한 효율만이 아닌 가치, 그러니까 ‘마음’의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천재 로봇공학자 다니엘라 루스의 MIT 로봇 수업』은 로봇의 구조나 역사처럼 딱딱한 정보를 나열하는 책이 아니다. 하나의 질문, 하나의 일상에서 출발해 점점 더 넓은 과학적 시야를 열어주는 책이다. 기술을 만드는 사람의 눈으로, 기술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으로 쓰인 이 책은 기술을 ‘이해하고 싶다’고 느끼는 모든 독자에게 훌륭한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본 글은 제공받은 도서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