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뭔가 느낌적으로 비단이와 더 멀어진 느낌이 든다.
비단이가 떠나고 나는 계속 걸어야만 한다는 걸 느꼈다. 멈춰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걸었다. 그런데 시선은 비단이를 향한 채 뒷걸음으로 걸 수밖에 없었다. 비단이를 잊는 게 두려웠고 비단이가 없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싶었다. 비단이가 없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나는 그걸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내가 어떻게 시간들을 견디는지 똑바로 보고 싶었다.
비단이를 그리던 행위를 멈추고 이제는 글도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해까지 바뀌니 이 정도면 충분히 뒷걸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이는 등 뒤로 남겨두고 뒤돌아서 앞을 향해 똑바로 걷자는 마음이 세워진다.
20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