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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Dec 20. 2021

2020년 6월 24일

비단이가 떠난 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다. 이제 여름 날씨가 되어 매우 덥고 곧 장마가 시작된다. 비단이 없이 보내는 계절이 하나씩 늘어간다. 쓸 일이 있어 옷장 구석에서 얇은 담요를 꺼냈다. 세탁해서 넣어놨는데도 은은한 꼬랑내가 배어 있는 걸 보니 아직은 집안에 비단이 냄새가 남아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청소기를 돌리면 청소기에서 비단이 꼬랑내가 났다. 필터를 그때그때 세척하지 않아서 그런 거였겠지만 나는 이 냄새도 좋았다. 물론 지금은 청소기를 돌릴 때 그런 그리운 냄새는 나지 않는다. 비단이의 냄새는 점점 구석으로 밀려나고 계속 작아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20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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