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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wover Feb 03. 2020

이런 습관이 쌓이면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을까?

LIST 덕후의 발목을 붙잡은 책

또라이 질량 보존 법칙에 따라 어느 회사에나 있지만 겪어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또라이 때문에 시들어가는 친구에게 보내줄 책을 찾으러 갔다가 내 책도 한 권 골랐다. '기획자'라는 단어를 보고 책을 집어 들어 휘리릭 책을 넘기다 몇 군데 눈이 멈췄다. 정리력, 공부습관에 꽂혀 결국 책을 사들고 나왔다. 


정리력
<귀를 기울이면> 시즈크 책상

책상 위 정리정돈이라면 자신 있는데. 내가 못하는 건 파일, 이메일, 기록물 들의 정리정돈이다. 그때그때 다른 방식으로 정리하다 보니 어제의 내가 무슨 생각이었는지를 기억해 내야 필요한 파일을 찾을 수 있다. 나만의 방식을 찾지 않고, 그때그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정리 방식에 따르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겼다.

기획 일을 하게 되고 개인 적인 프로젝트도 같이 진행하려다 보니 나의 기준을 세워야 될 것 같아서 참고할 만한 자료들을 찾던 중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파일 버전 정리, 이메일 정리 외에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건 Contact Breif와 Creative Breif 였다. 기획 쪽 분야에서 일을 해본 적이 없는 나에게는 생소한 서류들이었고, 제안하고 싶은 기획이 떠올랐을 때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라 노트필기하듯 끄적이던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 


Contact Brief 컨텍 브리프 

미팅으로 기획을 시작할 때. 컨텍 브리프는 기본적으로 기획을 전개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기획 외적인 장애요소가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단서를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작성하던 회의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기획자의 특성상 매번 같은 팀원 하고만 미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 임원, 변호사, 소상공인, 대학생, 재래시장 상인, 공무원, 비영리 단체 길거리 시민, 외국인 등등의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대화하고 기록해야 하는 만큼 위와 아래와 같이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회의록과 달리 컨텍 브리프는 모두가 작성한다. 전체 내용을 기록하는 사람이 한 명 있고 상황 파악이 용이한 선배들은 주요한 내용을 위주로 정확히 기록하여 미팅이 끝난 후 미팅 브리프를 모두 모아 정리한다. 

-Client고객 : **주식회사
-Date/Time/Location날짜/시간/장소
-Subject주제
-Attendant참석자
-Rec. 기록: 주요 논의 사항, 주요 의견 사항, 합의 사항, 추후 진행 사항 및 일정
Creative Brief 크리에이티브 브리프

여럿이 아이디어를 나눌 때 필요한 툴로 기획에 대한 업무의 순서를 적은 설명서이다. 기획에 대해 각 부서와 관련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한 내용과 기획의 책임 디렉터의 인사이트를 섞어 기록한다. 기획의 방향을 좌우하는 문서로 기획의 사전 단계에 사전 미팅, 스터디 등을 통해 작성해야 한다. 

-Project Details 프로젝트 상세
    -prepared for 
    -project name
    -project manager
    -subject 
-Situation 상황
    -프로젝트 진행의 배경이 되는 상황
-Campaign Objectives 캠페인 목적
-Project Scope 프로젝트 범위
    -ex 브랜드 개발
    -캐릭터
    -캠페인
    -프로그램 기획,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Audience 사용자
-Experiential Problem 경험상의 문제들(이제까지 파악된)
-Actual Solution 실제 해결책
-R&R 업무 역할 및 책임
    -ex 콘셉트 기획
    -디자인
    -업무 협조
-Due day 마감일



기획자의 공부습관

좋아하는 단어가 다 들어가 있다. 기획자, 공부, 습관 

'일을 하면서 궁금하고 더 공부하고 싶은 구석이 무궁무진 계속 나오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만큼 어떤 공부가 일을 할 때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돌고 돌아 '기획' 일을 늦게 시작했으니 마음이 조급했다. 

일러스트를 배우면 업무에 바로 써먹을 수 있을까? 심리학이나 인문학을 조금 체계적으로 공부해볼까? 예술영화랑 다큐멘터리를 닥치는 대로 봐야겠어! 네이밍, 브랜딩, 카피라이팅에 대한 책을 일단 한 10권은 읽어야지 이대로는 안 되겠어! 사람을 많이 만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는 게 먼저일까?

아주 난리가 났다. 그러다 조언을 구해보려고 꾸준히 퇴사를 미루더니 어느덧 6~7년 차에 들어가는 친구에게 물었다. 주말에 무슨 공부를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그의 답변은 '주말에 쉬지만 않으면 돼'였다. 나가서 많이 돌아다니라고, 처음 가보는 거리를 걷다가 마음에 쏙 드는 카페를 만나는 게 다 공부라고.


그렇게 내 공부 계획이 정해졌다. 주말에 하루는 풀타임으로 무언가 하기. 책에서 추천하는 것 중 두 가지는 바로 도전해 보려고 한다. 

1. 언어 공부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말을 할 줄 알게 되는 것과는 다르다. 직접 그 나라 사람들이 쓰는 사이트에 들어가고 그 사람들의 블로그, SNS를 보면 번역된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진짜 그 문화가 보이게 마련이다. 

2. 바이블 읽기

바이블은 특정 분야에서 지침이 될 만큼 권위를 획득한 책을 비유한 표현이다. 사회학, 언어학 , 기호학, 경제학, 역사학, 인류학 등 인문학 분야의 바이블 그리고 문과생인 나에게는 생소한 과학 분야의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


표현 학습법

책도 많이 읽고 관심 있는 강의나 강연, 프로그램도 열심히 찾아가는 편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이다. 더군다나 그 모든 것들을 끄적끄적 쉼 없이 적어둔다. 그. 런. 데. 남는 게 없다. 기록해둔 걸 시험공부하듯 외워야 하는 건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만큼 내 안에 남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나와 마찬가지로 작가도 했던 듯하다. 


작가는 열심히 공부했는데 남는 게 없어서 기록하기 시작했고, 기록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표현은 또 다른 의미에서 '지식을 공유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그는 무언가 공부하고 나면 그 내용을 문서를 만들 때나 회의 때 반드시 써먹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동료에서도 공부한 내용을 알려주고 반응을 듣고, 같이 적용사례를 만들어본다고 했다. 

'어 그거 알긴 아는데......'  이건 모르는 거다.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지식만이 진짜 나의 지식이다. 이 둘의 차이를 잘 구분하는 것이 메타인지의 역할이다. 메타인지가 부족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넘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서는 토론회나 스터디를 진행하고 발제문을 작성해 보는 것, 또는 같이 공부하며 실제 적용해(적용이 결국은 표현이다) 보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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