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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쓰는 말 'HAEBOM 해봄'

[컨셉진_인터뷰] 1월 7일 질문

by chewover

Q.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하라는 말이 있죠. 결과가 좋든, 나쁘든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시도는 무엇인가요?


A. 기본적으로 저는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어떤 형태로든 그 경험은 내 안에 어딘가에 기록되어있다고 믿죠. 제 인생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전혀 모르겠었기 때문에 일단 하나의 점을 찍었어요. 그 점을 시작으로 일단 땡기는 방향으로 걸었죠. 그러다 어라? 이거 아닌데? 싶으면 몸을 휙 돌려 걸었어요. 조금씩 해보는 거죠. 이 방향이 맞는지 틀린지 모르니까 뛰지 않고 천천히 걸었어요. 되돌아가기 힘들지 않게. 그렇게 꽤 다른 두방향을 걸어보고 일단 판단을 내렸죠. 응, 나는 왼쪽보다는 오른쪽으로 갔던 길이 마음에 들어. 그렇게 오른쪽 길을 걸으며 계속 조정했어요. 딱 적당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수도꼭지를 톡톡 치는 것처럼. 조금 더 왼쪽 길인가? 싶으면 그 쪽 일을 해봐요. 조금씩 조금씩 많은 일을 해보다보니 제 안에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쎃였죠. 해보고 비교해보고 또 다시 해보고 다시 비교하고. 그렇게 톡톡 왼쪽으로 틀었다가. 앗! 너무 갔다 이거 아닌데? 싶으면 다시 오른쪽으로 톡톡. 여전히 뛰지 않고 저벅저벅 걷고 있으니 남들보다 느리죠. 하지만 방향을 잘 잡아 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해요. 무엇보다, 일단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을 하다보니, 저 스스로에 대한 정보가 많이 쌓이는 것 같아요. 창피하지만 저는 타인의 시선에 엄청 의식하는 편이거든요. 그걸 전에는 숨겼지만 지금은 그런 제가 편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요. 한눈에 순서가 매겨지는 일은 잘 하지 않아요. 대신 취향을 문제인 분야에서 더 일을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유난히 제가 힘들어하는 경험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제가 잘 버틸 수 있는 일을 찾으면 기억해두죠. 요건 내가 남들보다는 좀 쉽게가는구나! 하는 길을 더 걸어가보기도하고요. 해봐야 알 수 있어요. 너어무 싫은 일이라도 그게 정말 나랑 안맞는 다는 걸 알고 나면 다음이 조금 쉬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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