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을 것이요
"아이고! 내가 저 인간 때문에... 못살아", "내가 줄만 잘 섰어도 지금 이렇게 되진 않았을 텐데", "고집 안 센 줄 알았더니, 고집 겁나 쎄구먼!". 이런 생각을 한 번 정도는 해보셨나요? 아니라면, 정말 대단하신 분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은 더불어 사는 삶입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죠. 우리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 관계 때문에 즐겁기도 괴롭기도 합니다.
<회사>
내가 무척이나 믿고 따르던 상사가 있다고 치죠. 이 상사는 일도 잘하고 인간관계도 좋아요. 나도 항상 그 사람을 따랐고, 그 사람 때문에 출근길도 항상 즐거웠습니다. 같이 있으면 항상 즐겁고 성장하는 느낌이 너무 좋았죠. 그런데, 갑자기 그 사람이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나고, 다른 상사가 왔습니다. 제 직업은 해외영업인데 새로운 상사는 공장에서 온 거죠. 사고방식 자체가 고객이 아닌 회사 생산 관점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해외영업은 업 특성상 업무시간의 유연성이 필요한데 그런 것 하나도 이해를 못했습니다. 그 좋았던 회사도 나가기 싫어지고, 하루하루가 점점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주식>
"형! xxxxxx주식 사. 다음 주에 중국 회사랑 합작하는 거 공시 나간데"라고 증권사에 있는 후배가 이야기해줬습니다. 들떠서 빵 중에서 제일 안 좋다는 몰빵! 을 했더랬죠. 그런데 합작이 지연이 된 겁니다. 그 주식은 2년 동안 빼지도 못하고 묵혀놨죠. 제가 과연 그 동생 원망을 안 했을까요? 투자는 본인 책임이라고 하지만, 사람인지라... 원망을 조금이라도 안 할 수가 없죠...
위 내용들을 읽다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위 내용의 공통점은 뭘까요? 너무 사람과 관계에만 의존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까요? 그 대답은 '사람만 믿지 말고 법을 믿어라'입니다.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사람을 믿되 법(기준)을 바탕으로 믿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법은 한 분야의 이론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종교에서는 교전, 성격이 될 것이고 해외영업은 국제경영학 이론, 여러 성공한 사업가들이 말하는 이론, 주식에서는 주식투자방법론 등이 되겠죠?
나 안에 23개의 자아가 있어!. 나 자신은 어떻게 믿지?
왜 사람을 100% 믿으면 안 될까요? '23 identity' 영화에서는 한 사람 내면에 24개 인격이 숨어 있어 시시각각 각기 다른 인격이 티어나오는 주제를 다뤘습니다. 비양심의 나, 거짓의 나, 착한 나, 효심 가득한 나, 공익심이 많은 나 등... 즉 나 자신도 내가 모르는 자아가 많아 신뢰하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100% 믿냐는 거죠. 드라마나 노래 가사에서 '내 안에 내가 있어'.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아~' 등도 나 안에 다른 자아에 대해서 인식하는 문장 들이죠...
<23 identity 예고편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lHQii-6FA7g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새로운 상사의 인격적인 부분에 맞추기보다는 그분이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맞추려고 하면서, 자체적으로 해외영업 관련 지식과 이론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블로그를 통해 대중과 나눕니다. 그러면 상사가 공감을 안 하더라 다른 분야의 선배들이 공감해주고 조언해 줍니다. 그러면 굳이 내 상사가 내 의견을 반대하더라도 상처를 덜 받고, 지식도 더 풍푸해 질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일하는 방식과 통찰력을 이 상사가 인정해줄 수도 있고, 인정 안 한다 하더라도 이 상사가 다른 팀으로 갈지도 모르고, 제 높아진 전문성을 다른 업종 분야의 선배들이 저를 스카우트 해갈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식 같은 경우에는 회사와 사랑에 빠지면 안 됩니다. 일전에도 제가 퀀트 관련 이야기를 하면서 '확정 편향의 오류'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100% 확률이란 건 없습니다.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퀀트란 정해진 매매원칙에 따라 주식을 사고팔고 하는 방식입니다. 확실한 기준에 의해 매매를 하기 때문에 내 감정을 넣을 여유란 없습니다. 예전에는 정보를 듣고 주식을 사고 안 오르면 불안에 떨면서 기다리고, 올라도 언제 팔아야 할지 노심초사해서 본업에 소홀해졌습니다. 당연히 가정생활에도 집중하기가 어려웠겠죠? 하지만 퀀트를 하고 나서는 수익률도 좋아지고, 이런 부정적 요인들이 80% 사라졌습니다.
자립심을 키우시고 법에 바탕해서 사람 관계를 다져나가면, 슬픔 및 원망심이 많이 줄어들 거예요.
참고자료 : 제3수행편 솔성요론 1장. 사람만 믿지 말고 그 법을 믿을 것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