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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wy Apr 21. 2021

극복기

남의 떡이커보이는 건가?

요즘 해외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해외영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왜 이럴까? 외국어를 유창히 하면서 외화를 벌어오는 산업의 역군! 첫 출장지인 독일로 가는 루프탄자 비행기에서 '국제시장'을 보면서 괜스레 눈시울이 붉어지며 내 업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던? 나였는데!


올해는 가정사도 있고, 생각해보니 아홉수이고, 지금까지는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사람이 임원으로 와서 물을 흐리고 있어서 '그만둬야 하나?' '육아휴직을 써야 하나?' '아이스크림 가게? 무인가게?'나 해볼까 하면서 본업보다는 다른 쪽으로 마음이 가고 있다. 


해외영업을 하면서 미생과 같은 일은 나한테 안 일어나겠지? 했는데 돈이 오고 가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어두운 부분이 어디에나 있다는 거를 점점 알게 되면서 이 일에 대한 회의감이 좀 들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은 성과를 내려면 Guanxi를 활용해야 하는데 이 Guanxi라는 거를 맺고, 유지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돈과 건강을 바쳐야 하는데 아무리 Guanxi가 좋아도 Business적으로 이해타산이 안 맞으면 한 순간에 돌아서는 게 이 바닥이다(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


대학교 중국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동대에서 석사와 박사를 하고, 중국 외교부를 거쳐 현재 복단대 미중 전략관계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친구가 갑자기 부러워졌다. 누구한테 딱히 사바사바 할 일도 없고, 어두운 경로를 통해 일을 성사시켜야 할 일도 없으니 항상 당당할 것이다.


나도 공부나 할까? 연구소나 들어가서 글이나 쓸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침 이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POSRI(포스코경영연구소) 북경소장이 자기한테 밥 산다고 했다는 것이다.


내가 그랬다.


"넌 좋겠다." 하니까 뭐가 좋냐. 난 너처럼 돈 많이 못 버는데. 연구하는 건 재미없다.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았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건가?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국제시장이나 봐야겠다...


#국제시장

#해외영업

#직장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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